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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한하늘 Apr 26. 2024

[Book] 이익이 세상을 움직인다,
'게임이론'

김영세

"게임이론은 우선 전략적 상호작용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개인의 전략 또는 행동이 초래하게 될 결과에 대한 모형을 세운다. 그렇게 모형화된 게임에서 경제인이 상대편의 대응전략을 고려하면서 자기의 이익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어떠한 전략을 선택할 것인가를 분석한다."
- 김영세, '게임이론'


게임이론에 대해 들어본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는 러셀 크로우 주연의 영화 '뷰티풀 마인드'를 통해 게임이론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 내용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게임이론'이라는 책을 알게 되어 읽어 보았다.


책 '게임이론'은 1998년에 초판이 나온 책이다. 가장 최근에는 2020년에 9판이 발행되었다. 처음에도 좋은 책이었겠지만,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수정하고 보완되어서 그런지 완성도가 높다. 게다가 저자가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 중인데, 책 내용을 보면 강의 교재로 쓰기 위해 집필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그만큼 체계적인 구성을 가지고 있고, 이해하기 쉬운 문장으로 작성되어 있다.


최대한 쉽게 설명하고 있지만, 그래도 이론 자체가 쉬운 이론은 아니다. 특히, 수식을 전개하면서 설명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수식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접근하기 어려울 지도 모르겠다. 다만, 수식을 건너뛰면서 읽어도 충분히 재미있고 의미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게임 이론은 여러 군데에 사용되지만, 특히 경제와 관련되어 많이 사용되는 것 같다. 시장 경제 자체가 '전략적 상호작용'이 대표적으로 많이 적용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벨 경제학상도 게임 이론과 관련된  연구에 많이 주어지고, 이 책에도 경제 활동과 관련된 예제가 대부분이다.


물론, 게임 이론이 모든 것을 설명하지는 않는다. 때로는 현실과 괴리가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 그런데, 애초에 세상의 모든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단일한 이론은 없는 것 같다. 이론과 이론을 결합하고, 상황과 조건에 따라 적절한 프레임을 활용하면서 현상을 해석하고 예측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리고, 게임 이론은 그런 과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 중 하나임에 틀림이 없다.


게임 이론에 나오는 내용 중에서 사람들에게 그래도 익숙할만한 것이 '죄수의 딜레마'인 것 같다. 간략히 설명하면, 두 명의 공범이 서로 다른 방에서 취조를 받고 있다. 두 명 모두 범죄를 부인하면 둘 다 징역 1년을 선고받는다. 그런데, 한 명은 범죄를 부인하고 한 명은 자백하면, 자백한 사람은 풀려나고 자백하지 않은 사람은 징역 5년을 살아야 한다. 그리고, 두 사람 모두 자백하면 둘 다 징역 3년을 살게 된다.


전체적인 상황을 보면, 둘 다 범행을 부인하고 1년씩 선고받는 것이 좋아 보인다. 하지만, 서로 다른 방에 있기 때문에 동료가 범행을 부인할지, 아니면 자백할지 알 수가 없다. 그런데, 동료가 부인하면 나는 자백하는 것이 나에게 좋다.(같이 부인하면 1년, 나만 자백하면 0년) 그리고, 동료가 자백을 했을 때도 나 역시 자백하는 것이 좋다.(나만 부인하면 5년, 같이 자백하면 3년) 그래서 범인은 범행을 자백하게 된다. 그런데, 다른 방에 있는 범인도 마찬가지 입장이므로 결국 둘 다 자백하고 둘 다 3년의 형을 살게 되는 것이다.


결국, 두 명의 공범이 함께 부인하면 1년씩만 살고 나오면 되는데, 각자 자신에게 최선인 행동을 하다 보니 오히려 둘 모두 3년의 형을 살게 되는 결과가 된다. 이것을 '죄수의 딜레마'라고 한다. 이것은 런닝맨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종종 사용되며, 현실에서는 경쟁적으로 마케팅 비용을 늘리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두 기업이 함께 마케팅을 안 하면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비용을, 각자 자신에게 이로운 것을 생각하다 보니 오히려 엄청난 금액의 마케팅 비용을 사용해야 하는 상황에 빠지는 것이다.


책에는 이것 말고도 여러 가지 상황과 전략에 대한 설명이 있다. 그리고, 그것을 이용해 경제 주체들 간에 벌어지는 일들을 설명한다. 그런 일들 중에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관찰하는 것들도 있다. 예를 들어, 브랜드의 가치에 관한 게임이론적 설명 같은 것들이 포함되어 있다.


세상이 꼭 합리적인 방향으로만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합리성에 기반해서 돌아가는 영역도 분명히 있다. 게다가, 현대 시대를 움직이는 가장 큰 동력은 '이익'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게임이론이 제시하는 설명은 현대 시대를 이해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된다. 게임이론의 내용을 속속들이 다 알 필요는 없다. 단순히 한번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각종 뉴스를 더 잘 이해하게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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