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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한하늘 Jun 10. 2024

업무 일지를 작성하자

솔직히 말해서 지금은 업무 일지를 쓰고 있지 않다. 하지만, 프로그래머로서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했을 때는 업무 일지를 작성했다. 그리고, 보관을 잘한 덕에 지금도 그 일지를(txt파일) 가지고 있다. 몇 년 전에 다시 그 일지를 읽어본 적이 있는데, ‘주니어 시절에 내가 좋은 습관 하나를 가지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다시 그 생각이 떠올라서, 사회 초년생 때 쓰면 좋은 업무 일지에 관해 간단히 언급해 보고자 한다.


출근 직후


업무 일지는 하루에 세 번 작성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바로 출근 직후, 오후 근무 시작할 때, 퇴근하기 직전이다. 일단, 출근 직후에 오늘 할 일을 한 번 정리해 보는 것이 좋다. 이전의 근무 시간과 단절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 할 일의 목록을 작성하면서 중요한 사항들을 머릿속에 다시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 그리고, 머리가 비교적 맑은 상태인 아침에 작업 목록을 정리해 두면, 그날 내내 무슨 일을 해야 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목록에 있는 것을 차례대로 하나씩 처리해 나가면 되는데, 여러 가지 업무를 처리하는 사람에게는 상당한 도움이 된다.


내용을 아주 자세하게 작성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 좋다. 기본적으로 일의 목적과 행동 내용이 있어야 할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면 누구와 해야 하는지 적어 놓으면 좋고, 사용하는 도구도 기입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과제 진행을 위한 데이터 확보. 데이터베이스팀 이순신 님과 협의. 메신저로 진행’ 정도로 적어 놓을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주의해야 할 것이 있으면 추가해도 좋다. ‘협의 내용을 정리하여 반드시 재확인’ 같은 내용이 추가될 수 있다.


우선순위도 정리해 두면 좋다. 다만, 아주 세밀하게 정리할 필요는 없다. 오전, 오후에 처리할 것을 나누어 놓아도 되고, 아니면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으로만 나누어도 그냥 진행하는 것보다는 작업 결과가 훨씬 좋아질 것이다.


점심시간 직후


점심시간도 일종의 단절이기 때문에, 오후에 진행할 업무를 다시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게다가, 오전에 새로 발생한 일이 있을 수 있고, 그 일의 우선순위가 기존 일보다 높을 수도 있다. 따라서, 작업 목록과 우선순위를 살펴보고 수정할 것은 수정해 놓고 오후 업무를 시작하자. 작성 내용은 출근 직후에 작성하는 것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 다만, 오전 작업 중에 새로 밝혀진 사항(예를 들어, ‘이순신 님이 휴가여서 강감찬 님과 협의 진행 필요’ 등)이 있으면 추가로 기입할 수 있다.


점심식사를 하고 업무에 복귀하면 바로 일에 몰입하기 어려울 수 있다. 몸도 마음도 나른해지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때 업무 일지 정리를 루틴으로 활용하면, 업무에 다시 몰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수도 있다.


퇴근 직전


출근 직후와 오후 근무 시작 직후에 작성하는 일지가 ‘계획’에 해당한다면, 퇴근 직전에 작성하는 일지는 ‘회고’에 해당한다. 이때는 할 일이 아니라 한 일을 정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오늘 진행한 일이 무엇이고, 계획대로 진행되었는지, 계획과 다른 것은 무엇이었는지 작성한다. 예를 들어, ‘데이터 확보를 위해 데이터베이스팀의 이순신 님께 메신저로 연락함. 회신이 없고, 계속 자리 비움 상태로 보여서 다른 분께 문의해 보니 이순신 님은 휴가였음. 그래서, 오후에 강감찬 님과 협의함. 다음에는 이메일로 데이터베이스팀 전체에 문의하는 것이 좋을 듯.’ 정도로 남길 수 있을 것이다.


회고이기 때문에, 새로 학습한 내용들도 적어두면 좋다. 엑셀에서 새로운 함수나 기능을 사용해 보았으면 그런 것을 적어보는 것이다. 적으면서 한번 더 학습하게 되고, 차후 일지를 보면서 다시 학습하게 되어 자연스럽게 기억에 남게 된다.


작업을 진행하면서 만났던 이슈에 대해 적는 것도 중요하다. 어떤 문제가 있었으며 어떻게 해결했는지 기록하는 것이다. 직장인들이 하는 업무에는 반복되는 것이 많다. 따라서, 문제도 반복적으로 만나는 것들이 많은데, 해결책을 확실하게 익혀두면 같은 문제로 어려움을 겪지 않을 수 있다.


기록이 기억을 돕고, 습관이 역량을 만든다


직장 생활의 경력이 쌓이면 굳이 일지를 쓰지 않아도 될 수 있다. 경력이 많은 사람들은 나름대로 하루를 계획하고 정리한다. 하지만, 커리어를 이제 막 시작한 사람에게는 그것이 익숙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일지 작성처럼 명확한 행동을 반복적으로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것이 반복되다 보면 습관이 되고, 습관이 되고 나면 자신에게 적합한 방식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일지라고 해서 대단한 도구나 양식이 필요하지는 않다. 메모장에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중요한 것은 하루를 계획하고 회고하는 행동을 반복하는 것이다. 일지의 내용이 좋으면 더 좋겠지만, 그것을 꾸준히 작성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1. 출근 직후

오늘의 할 일 목록을 작성하면서 중요한 사항들을 상기하자.

어느 정도는 구체적인 내용까지 적어두자.

가능하면 간단한 우선순위라도 정해 놓자.

2. 점심시간 직후

전반적인 사항은 출근 직후 적는 일지와 동일하다.

오전 근무에서 발생한 이슈나 변화를 적용하여 재정리하자.

식사시간 이후 다시 업무에 몰입하기 위한 좋은 루틴이 될 수 있다.

3. 퇴근 직전

오늘 진행한 일을 간단히 회고하자.

새로 학습한 내용, 겪었던 문제와 해결 방식 등을 기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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