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취한하늘 Aug 12. 2024

여우와 가시덤불

직장인을 위한 이솝우화

어느 날, 배고픈 여우가 작은 개를 쫓고 있었다. 개는 빠르게 달려서 가시 울타리를 뛰어넘었다. 여우도 높은 울타리 위로 뛰었지만 균형을 잃고 말았다. 여우는 급하게 덤불을 잡았는데, 그 덤불에는 긴 가시들이 있었다.

여우는 가시덤불에 심하게 긁혔다. 고통 때문에 여우는 덤불을 놓았고, 바로 떨어졌다. 여우의 발에는 상처가 났고 피도 많이 났다. 상처가 꽤 깊었고, 여우는 걷기가 힘들었다.

여우는 가시덤불에게 무척 화가 났다. 그는 가시덤불을 꾸짖으며 말했다.

“나는 떨어지지 않으려고 너를 붙잡았어. 그런데 네가 한 짓을 봐!”

가시덤불이 웃으며 대답했다.

“여우야, 네 문제를 내 탓으로 돌리지 마. 도움이 필요해서 나를 붙잡는 건 어리석은 일이야. 나는 가시가 있는 덤불이야. 내 가시는 다른 이를 찌르지. 이렇게 가시가 많은데, 어떻게 다치지 않고 나를 붙잡으려고 했니?”




1.

여우도 덤불도 잘못한 것이 없다. 여우는 순간적인 판단으로 덤불을 잡으려는 판단을 했다. 다만, 너무 짧은 순간이었기 때문에 덤불에 가시가 있는지 돌아볼 여유가 없었을 뿐이다. 덤불 역시 여우를 도와주고 싶어도 도와줄 능력이 없었다.

때로는 정말 운이 없었을 뿐일 때가 있다. 모두가 열심히 일했고 최선의 선택을 했음에도,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가 있다. 따라서, 일이 잘못되었다고 해서 꼭 책임질 사람을 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모두가 열심히 노력했다면, 이번에는 운이 없었다고 생각하고 다음을 준비하면 된다. 운이 없는 상황까지도 대비해 보고자 하면 된다.


2.

온몸을 가시로 두르고 있으면 타인에게 도움이 되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도움이 필요할 때 타인으로부터 도움을 받기도 어렵다.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가시를 두르는 것이지만, 혼자 힘으로 지키는 것보다 서로에게 의지가 되어주는 것이 오히려 자신을 더 잘 지킬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 나를 도와줄 수 있는 여지,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여지가 필요하다. 그 여지는 가시를 걷고 손을 내밀 때 만들어진다.

매거진의 이전글 농부와 아들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