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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한하늘 Jul 15. 2024

점성술사

직장인을 위한 이솝우화

옛날에 별을 보고 미래를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자신을 점성술사라고 했고, 밤이면 하늘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냈다.

어느 날 저녁, 그는 마을 외곽에 있는 길을 따라 걷고 있었다. 그의 눈은 별들을 향하고 있었다. 그는 세상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했다. 바로 그때, 그는 물과 진흙이 가득한 구덩이에 떨어지고 말았다.

흙탕물 속에서 그는 구덩이의 미끄러운 면을 기어오르려고 애썼다.

도움을 요청하는 그의 목소리를 듣고, 곧 마을 사람들이 달려 왔다. 그를 진흙 밖으로 끄집어 내면서 한 사람이 말했다.

“별을 보고 미래를 읽을 수 있다고 하더니, 발 밑에 있는 것도 보지 못했네요! 미래는 놔두고 바로 앞에 있는 것에 신경 쓰는 게 어떻습니까?”

그리고 또 한 사람이 말했다.

“땅에 있는 것도 못 보는데 별을 읽는 것이 무슨 소용입니까?”




1.

많은 사람들이 미래를 예측한다. 기술과 문화에 의한 변화를 이야기한다. 그런데, 세상이 어떻게 달라질 것이고 어떤 일들이 일어날 것이라고 상상하는 것만으로는, 그저 유희에 지나지 않게 된다. 반면, 그런 변화가 지금의 나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관찰하고, 내가 원하는 미래를 위해 나의 현재를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지 생각한다면, 그것은 유희가 아니라 계획이 되고 기획이 된다. 

하늘에 있는 별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내가 발을 딛고 있는 땅이 어디로 이어지고 있는지를 봐야 하는 것이다.


2.

점성술사가 되는 일은 어려울 것이다. 별을 보고 미래를 점치는 일이 쉬울 리가 없다. 편하게 땅을 보며 살라는 주변의 만류도 있을 것이고, 허황된 꿈을 꾼다며 좋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혹여 뜻하지 않은 고난이라도 만나면, 그럴 줄 알았다는 사람이 여기저기서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수많은 고난과 곱지 않은 시선에도 불구하고 자기 갈 길을 간 사람들이 결국 위대한 업적을 이루었다. 

넘어지면 일어서면 되고, 구덩이에 빠지면 빠져 나오면 된다. 잘못된 줄 알면서 포기하지 못하는 것도 좋지 않지만, 당연히 겪어야 하는 고난에 쉽게 굴복하여 포기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좋지 않다. 쉬운 길에는 보물이 없다. 높은 파도를 이겨내야 멀리 항해할 수 있다. 이겨낼 수 있는 고난이라면, 기꺼이 이겨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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