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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한하늘 Jul 19. 2024

계약, 그리고 초고 작성

'일 잘하는 팀장' 출간 후기

글과 관련하여 계약서를 작성한 경험은 이미 있었지만, 출간과 관련한 계약은 처음이었다. 그래서, 문장 하나하나를 모두 꼼꼼하게 읽었다. 궁금한 것은 담당자에게 문의하기도 하면서 계약서 내용을 잘 이해하고자 했다. 계약서라고 하면 아무래도 딱딱하고 무미 건조한 글이 될 수밖에 없는데, 출간에 호기심이 많다 보니 딱딱한 계약서도 재미있게 읽혔다.


계약서에 사인하기 전에 잠시 고민했던 기억이 난다. 제안을 받고 기쁜 마음으로 출간 과정을 따라왔지만, 막상 계약서를 앞에 두고 보니 겁이 났다. 내가 쓴 글이 돈을 주고 구매할 정도가 될까라는 걱정이 컸던 것 같다. 그때 많이 힘이 됐던 게 출판 담당자의 말이었다. 글을 잘 쓴다는 출판 담당자의 말과 응원이 이때뿐 아니라 원고 작업을 하는 내내 큰 도움이 됐다. 그리고, 마침내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사인을 하고 난 이후의 글쓰기는 그 전의 글쓰기와 느낌이 달랐다. 기한이 정해져 있는 프로젝트로 생각했고,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를 내야 하는 일로 느껴졌다. 그래서 스트레스도 있었지만, 역시 새로운 경험을 한다는 즐거움이 더 컸던 것 같다.


본격적인 원고작업이 시작되었다. 사실, 이때만 해도 원고 작업을 만만하게 보고 있었다. 원래 써 둔 글이 많이 있었고, 샘플 원고처럼만 작성하면 된다는 생각에, 2023년 안에는 출간이 되겠다는 예상도 했다. 물론, 이 예상은 크게 어긋나게 되었다.


원고는 총 3회에 걸쳐 출판사에 넘겼다. 목차를 기준으로 전체 원고를 세 부분으로 나누고, 각 부분마다 제출 날짜를 정했다. 날짜는 출판사가 먼저 제안을 했는데, 내가 2주 정도 더 요청을 했고 그 일정으로 최종 결정이 됐다. 출판사에서 제안한 날짜에 원고를 넘길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쫓기듯 작업하지는 않아야겠다는 생각에 2주 정도의 여유 일정을 만들었던 것이다. 실제로 마지막 세 번째 원고를 넘길 때는 이 2주의 여유가 큰 도움이 됐다.


처음 목차 작업을 할 때, 분량이 너무 많을 것 같다는 출판 담당자의 의견이 있었다. 그래서, 목차를 줄이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이 있었는데, 책의 품질을 생각하면 글을 많이 써 놓고 편집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그래서, 일단 목차를 유지하고 그 목차의 글을 모두 채워 넣기 시작했다. 나중에 책이 250페이지 정도의 분량으로 출간되었는데, 내가 작성한 원고는 어림 잡아 350페이지 정도 되었을 것 같다. 초고도 초고지만, 나중에 퇴고 과정에서 새로 쓴 챕터들도 여럿 있었다.


평일에도 조금씩 작업을 했지만, 주로 주말에 집중해서 작업을 많이 했다. 초고는 45개의 챕터를 가지고 있었고, 챕터 하나하나가 출간된 책의 챕터보다 다소 길었다. 그리고, 처음에는 삽화를 넣을 계획도 있어서, 챕터마다 삽화 기획도 했다. 삽화는 4인 가족의 이야기로 다소 재밌게 구성하려고 노력했는데, 그래서 어떤 면에서는 글을 작성하는 것보다 더 어려웠다.


4월에 시작한 초고 작업이 9월에 끝났다. 세 번째 원고를 넘기고 나서는 ‘이제 정말 책이 만들어지는 것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일단 원고를 다 썼으니 힘든 일은 다 한 줄 알았다. 그런데, 생각보다 더 힘든 것이 바로 ‘퇴고’였다. 한번 작성한 원고를 수정하고, 수정하고, 또 수정하는 것이 상당히 힘든 일이라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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