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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한하늘 Jul 26. 2024

지인 피드백과 자체 퇴고

<일 잘하는 팀장> 출간 후기

원고를 다 작성했으면 퇴고를 해야 한다. 총 4번 정도의 퇴고를 진행했는데, 어떤 경우에는 10번도 한다고 한다. 그중 첫 번째 퇴고는 내가 스스로 진행했고, 나머지 세 번은 출판사의 피드백을 반영하여 퇴고했다.


첫 번째 퇴고를 시작하기 전에, 게임을 만드는 과정이 생각났다. 게임을 만들 때는 제작자의 생각보다 플레이어(고객)의 생각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가능할 때마다 사람을 섭외하여 플레이를 요청하고 피드백을 받는다. 이 과정의 양과 질에 따라, 최종적으로 만들어지는 게임의 품질이 크게 달라진다. 그래서, 이번 원고도 그런 피드백 과정을 한 번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많은 지인들 중에서 7명을 섭외했다. 남자 4명, 여자 3명이었다. 30대, 40대, 50대가 섞여 있었고, 기획, 개발, 사업, 아트 등으로 하는 일도 다양했다. 주로 IT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컨설팅 회사를 경영하는 사람도 있었고, 대기업 경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좋은 피드백을 줄 수 있을 만큼 식견이 있는 사람들을 선택했다.


다행히 7명 모두 흔쾌히 요청을 수락해 주었다. 책 하나 분량의 원고를 읽고 피드백을 주는 것은 시간과 노력이 꽤 들어가는 일이다. 그런데, 고맙게도 모두 기꺼이 도와주었고, 실제로 좋은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출간이 이루어진 이후에, 가장 먼저 이들에게 줄 책에 사인을 하고 약속을 잡았다.


원고를 읽고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피드백은 2, 3주 정도의 시간을 두고 요청했다. 그리고, 원고와 함께 몇 가지 질문 예시를 함께 보냈다. 그 질문에 대한 답으로 피드백을 해도 되고, 그냥 자유롭게 피드백을 해도 상관없었다.


질문 예시에는 전체적인 느낌, 빼도 될 것 같은 내용, 추가해야 할 내용, 표현이나 문장에 대한 의견, 글의 내용과 본인의 생각이 다른 것, 글의 내용이 사실과 다른 것이 포함되었다. 특히, 책에는 사실과 다른 내용이나 문제가 될 만한 내용이 들어가면 안 되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도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의견을 받고자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사정상 원고를 다 읽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다 읽지 못했으면 읽은 부분에 대해서만 의견을 주어도 좋다고 했다.



피드백에는 전체적으로 표현과 구성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의미가 모호한 문장, 어색한 표현들에 대한 피드백을 받고 문장을 많이 수정할 수 있었다. 책이 초보 팀장을 타깃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초보 팀장에게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내용에 대한 의견도 많이 있었다. 그리고, 내가 게임 업계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게임 업계의 상황이 반영된 글이 많았는데, 그런 것들이 다른 업계 사람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의견도 여럿 있었다. 그래서 몇 개 챕터는 아예 배제했고, 게임과 밀접하게 연관된 내용은 다른 예시로 바꾸거나 다른 비유를 사용했다.


피드백 중에는 좋다고 생각한 것에 대한 피드백도 있었다. 특정 개념의 설명이 이해하기 쉬웠다거나, 어떤 내용에 공감이 간다는 피드백들이 있었는데, 이런 피드백들도 원고의 방향을 잡아나가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지인들의 피드백을 받아 원고를 수정하고 나니, 확실히 더 정돈되고 유익한 원고가 되었다. 처음에는 그냥 혼자 퇴고를 할까 생각했는데, 역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피드백을 요청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쓴 책이 누군가에게는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 그런 것 때문에 내용에 대해 고민과 걱정이 많았는데,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원고를 수정한 후에는 그런 걱정도 조금 덜 수 있었다.


이 첫 번째 퇴고는 총 5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수정한 내용을 따로 정리하여 수정된 원고와 함께 출판사에 보냈다. 이제는 출판사의 날카로운 통찰에 의지하여 원고를 다듬을 차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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