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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한하늘 Aug 02. 2024

출판사 피드백과 수정

<일 잘하는 팀장> 출간 후기

지인의 피드백을 받아 수정한 원고를 출판사에 보냈다. 이때부터는 출판사가 피드백을 주고, 나는 글을 고쳐서 다시 보내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총 세 번의 피드백과 수정 작업이 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세 번은 많은 편이 아니었다.


첫 번째 피드백 때는 글의 전체적인 구성에 대한 피드백도 많았다. 글의 순서를 바꾸기도 하고, 기존에 있던 일부 글을 삭제하기도 했다. 반대로, 출판사의 의견을 받아 새로 작성한 글도 있었다. 그래서, 챕터의 구조가 바뀌었고 비중도 달라졌다. 처음에는 각 챕터의 분량이 크게 차이 나지 않게 하려고 노력했는데, 피드백 과정에서 중요한 챕터는 글이 더 많아지고, 덜 중요한 챕터는 글이 더 적어졌다.


하나의 글 안에서도 많은 수정이 이루어졌다. 문법에 맞지 않거나 원래 우리말의 표현이 아닌 것들에 관한 교정 작업이 있었고, 필요 없는 내용을 제거하는 일도 많았다. 특히, 문장을 더 간결하게 표현하거나, 일부 문장 혹은 단락을 삭제하여 분량을 줄이는 일이 많았는데, 전체적으로 250페이지의 분량에 맞추기 위함이었다. 출판사에서 해준 얘기에 의하면, 책이 두껍고 무거우면 독자들이 불편해한다는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읽는 재미를 더하기 위해 글마다 삽화를 하나씩 기획해 두었는데, 분량을 줄이는 과정에서 삽화가 우선적으로 제거되었다. 그러다 나중에는 삽화 전체를 배제하는 결정을 했다. 삽화보다는 글이 더 들어가는 것이 필요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지만, 나름 재미있게 하려고 심혈을 기울였던 부분이라 아쉽기는 했다.


‘책’과 ‘독자’에 대해서는 나보다 출판사가 훨씬 깊은 전문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지간하면 출판사의 의견을 따랐다. 그래서, 출판사에서 내용을 줄여서 보내준 수정본을 가급적 그대로 사용하려고 했다. 다만, 일부 문장이 빠지면서 앞 뒤 호응이 어색해졌거나, 너무 중요한 문장이 삭제되었거나 하는 경우들에 대해서는 내가 문장을 일부 조정하거나, 가끔은 단락 전체를 다시 작성했다.


분량을 줄이고자 할 때 특히 이 점을 유의해야 한다. 너무 분량에 집중하다 보면, 양은 줄어들었는데 내용은 어색한 상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한 단어가 삭제되었으면 문장 전체를 다시 보아야 하고, 한 문장이 줄어들었으면 단락 전체를 다시 보아야 한다. 만약, 단락이 줄어들었다면 글 전체를 다시 확인해야 할 것이다. 간결해질수록 표현에 더 신경 써야 한다.


간혹, 출판사의 피드백에 의문이 있거나,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이 있으면 담당자에게 문의하여 내용을 명확하게 확인하면서 수정을 진행했다. 첫 번째 피드백 때는 수정할 것이 많았지만, 두 번째, 세 번째로 갈수록 수정할 양이 적어졌다. 하지만, 책 전체의 흐름도 중요하기 때문에, 매번 처음부터 꼼꼼하게 읽으면서 수정작업을 진행했다. 그래서, 피드백과 수정 과정에서 원고를 여러 번 다시 읽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나중에는 내가 쓴 글임에도 불구하고 읽는 것 자체가 노동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세 번의 수정 작업을 거치면서 원고는 점차 책의 형식을 찾아가고 있었다. 게다가, ‘책’에 대해서 나보다 깊게 이해하고 있는 출판사의 피드백 덕분에, 원고의 내용도 점차 책에 어울리는 것이 되어가고 있었다. 이제 내 원고는 ‘글 모음’이 아니라 ‘책’이 되었고, 마지막 마무리 작업들을 남겨 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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