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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한하늘 Aug 30. 2024

출간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일 잘하는 팀장> 출간 후기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혹은 책을 출간하고 난 이후에 새롭게 생각한 것들이 있다. 전에는 출간 과정에 대해서도 잘 몰랐고, ‘작가’라는 타이틀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책을 쓰고 ‘작가’가 되고 보니 새롭게 보이는 것들이 있다. 


일단, 하나의 책을 완성하기까지 무척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글을 써서 끝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물론, 집중해서 글을 쓰는 시간이 있어야 하지만, 전체적으로 짧은 기간에 모든 것을 마무리할 수는 없다. <일 잘하는 팀장>은 브런치에 이미 기반이 되는 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첫 원고를 쓰기 시작한 지 1년이 지나서야 출간할 수 있었다.


이렇게 긴 기간의 과정을 거칠 때는, 지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에는 의욕이 충만해서 몰입도 잘하고, 글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온갖 수고를 마다하지 않겠지만, 6개월 이상 작업이 진행되면 의욕을 똑같이 유지하기가 어려워진다. 그러다 보면, 마무리가 부실해서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물이 나올 수도 있다. 나는 1년 이상 걸리는 프로젝트를 많이 해봤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 익숙한 편이다. 그런데도, 마지막에는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통찰의 폭과 깊이도 중요하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일 잘하는 팀장>을 집필하면서 내 통찰의 폭과 깊이에 부족함을 느꼈다. 그래서 출간 이후에 책을 더 많이 읽고,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나고 있다. 인터넷에 글을 쓸 때는 내가 알고 있는 ‘하나’를 ‘하나의 글’로 작성하면 된다. 글에 작성된 것이 전부여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책은 다르다. 내가 책에 담는 것이 ‘열’이라면, 내가 이해하고 있는 것은 ‘백’이어야 한다. 말하자면, 책에 다 담지 못할 정도의 통찰과 식견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책이 ‘본질’을 담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피상적인 내용만 담는다면, 인터넷에 있는 글을 읽는 것과 다름이 없다. 그래서는 굳이 돈을 들여 책을 살 필요도 없을 것이다. 책은 주제를 더 깊이 파고들어야 하고, 동시에 깊이 있는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야 한다. 이것은 그 주제에 관한 지식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주제 주변에 있는 다른 주제들에도 관심을 가져야 주제를 깊게 이해할 수 있고 쉽게 이야기할 수 있다.


나만의 이야기를 가지는 것도 필요하다. 세상에는 글이 넘쳐난다. 책도 무수히 많다. 단지 ‘책을 만드는 것’만이 목적이라면 무엇을 써도 상관없지만, 사람들이 내 책을 봐주기를 원한다면 이미 나와있는 책과는 다른 ‘내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


‘내 이야기’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왜냐하면 그것이 ‘공감을 얻어내는 내 이야기’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확실한 것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흉내 내는 것으로는 이러한 이야기를 만들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나 자신을 들여다보아야 한다. 밖에서 이야기를 찾는 것이 아니라, 이미 내 안에 존재하는 이야기를 발굴하려고 해야 한다. 그런 과정을 통해 ‘공감을 얻어내는 내 이야기’를 찾을 수 있다. 이것은 사람들이 다 다르면서 동시에 모두 비슷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책임감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인터넷에 올리는 글에도 책임감이 필요하지만, 책에 대해서는 더 큰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책은 누군가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책은 매체 자체가 신뢰감을 가지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책의 내용을 별다른 비판 없이 받아들이기도 한다. 따라서, 잘못된 내용으로 잘못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야 한다. 자신의 생각을 가감 없이 옮기는 것에 머물지 말고, 그것이 독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하면서 글을 작성해야 한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지만, 사실 책도 종류가 다양하다. 책의 종류에 따라서는 맞지 않는 이야기도 있을 것이다. 여기서의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일 잘하는 팀장>과 같은 책을 상정하면서 풀어낸 것이다. 다만 어떤 종류의 책을 만들든, 좀 더 좋은 책을 만들려고 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물론, 완벽할 필요는 없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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