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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한하늘 Aug 23. 2024

출간 후 만나게 된 모험들

<일 잘하는 팀장> 출간 후기

책을 쓸 때는 책만 쓰면 되는 줄 알았다. 출간 후에 출판사에서 마련하는 세미나는 미리 언질을 받았기 때문에 준비하고 있었지만, 딱 거기까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오산이었다. 책을 출간하고 나자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나에게 일어나기 시작했다.


일단, 출판사에서 준비한 온라인 세미나를 진행했다. 세미나가 처음이었기 때문에 굉장히 떨렸다. 이후의 다른 경험들과 비교해도 이때가 가장 떨렸던 것 같다. 그런데 사고가 났다. 줌으로 진행하는 세미나였는데, 줌의 유료 결제가 제대로 되지 않아 시작하기 직전에 방이 폭파됐다. 결국 40분 정도 늦게 시작하게 되었는데, 그 덕분에 세미나를 진행할 때는 떨지 않고 할 수 있었다. 강남의 한 장소를 대여해서 진행했는데, 노트북과 모니터를 연결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여러 가지 시행착오가 있었다. 그래도 그 모두가 값진 경험이 됐다.


다음으로 오프라인 북토크를 진행했다. 책의 추천사를 써준 친구가 ‘출판 기념회’를 하자고 해서 그러자고 했는데, 너무 가볍게 생각했던 것 같다. ‘출판 기념회’라고 해서 오손도손 모여 앉아 이야기하는 건가 보다 했는데, 발표와 분임토의, 질의응답 시간으로 구성된 오프라인 세미나가 되었다. 진행자가 나를 소개한 후에 사람들 앞에 나섰는데, 손이 너무 떨려서 뒤로 감추고 발표를 진행했다. 그래도, 정신은 똑바로 붙잡고 있어서 발표를 잘 마쳤던 것 같다.


라디오 방송에도 출연하게 되었다. 방송 작가가 출판사에 문의했고, 출판사가 나와 작가를 연결해 주었다. 아마 책을 보고 섭외를 한 것 같은데, 출판사의 의도나 나의 인간관계와 상관없이, 온전히 책으로부터 발생한 이벤트로는 처음이어서 무척 신기했다. 라디오 방송국도 굉장히 신기했는데, 텔레비전으로만 보던 방송 부스에 직접 들어가서 녹음을 진행하니 상당히 재밌었다. 다만, 미리 질문을 받고 답을 준비해 갔는데, 준비한 답을 잊지 않으려 하다 보니 여유 있게 임하지는 못했다.



영상 녹화도 진행했다. 유료로 강연 영상을 보는 사이트가 있는데, 거기에 내 영상을 올리는 것이었다. 여러 영상으로 나누어 제작하는데, 다 합치면 1시간 남짓 되는 분량이다. 실제로는 다시 진행한 것도 있어서 1시간 20분 정도를 녹화하게 되었다. 대본은 미리 다 작성했고, 녹화할 때는 대본을 잘 읽으면 되는데, 그때 프롬프터라는 것을 처음 봤다. 나는 프롬프터가 카메라와 별개로 존재하는 줄 알았는데, 카메라와 일체화되어 있어서 프롬프터를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카메라를 응시하는 것이 되었다. 녹화를 1시간 20분 진행하는 것은 강연 1시간 20분보다 힘들었다. 거의 쉴 새 없이 이야기를 계속하기 때문에 나중에는 목이 자꾸 갈라졌다. 강연을 계속하려면 목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는 것을 이때 실감했다.


커피챗도 많이 하게 되었다. 링크드인 활동 때문에 발생하는 커피챗도 많지만, 최근에는 책으로 인해 발생하는 커피챗도 많이 생겼다. 사람을 만나 대화하는 것을 은근히 좋아하는 편이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들이 무척 재밌었다.


이 외에 소모임도 준비하고 있고, 기업체 강연도 예정되어 있다. 강연을 몇 번 하고 말 줄 알았는데, 자꾸 여러 가지 기회가 생긴다. 그래서, 책도 더 많이 보려고 하고, 다른 사람의 강연도 적극적으로 듣고 있다. 내 강연의 품질을 높여야 한다는 ‘책임감’ 같은 것도 있고, 의외로 강연이 재밌게 느껴져서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마음도 생겼다.


생각해 보면 출판사로부터 제안을 받기 전에는 전혀 생각할 수도 없던 일들을 경험하고 있다. 단 하나의 우연한 사건이 내 삶을 크게 흔들고 있다. 처음에는 해프닝으로 생각했는데, 이제는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앞으로 내 인생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내가 그 키를 쥐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제 더 큰 모험에 나서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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