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회사가 좋은 회사일까?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이나 이직을 시도하는 사람에게, 이것은 상당히 중요한 질문이다. 사람은 환경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애초에 자신의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 환경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여기서 바로 다음 질문이 도출된다. 좋은 커리어를 만들기 위해 지금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사람에 따라 당장 필요한 것이 다르겠지만, 커리어를 시작하는 사람에게 대체로 중요한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성장’이다. 커리어를 오래 지속하기 위해서도, 높은 연봉을 기대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것이 성장이다. 저연차 때는 가능성 만으로도 채용이 되지만, 고연차가 되면 자신의 능력을 입증해야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 저연차 때는 연봉 차이가 많이 나야 1, 2천만 원 수준이지만, 고연차가 되면 억 단위로 연봉이 달라진다. 따라서, 당장의 보상보다는 미래의 내 가치를 높여주는 선택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렇다면 어떤 회사가 성장에 도움 되는 회사인가? 모든 회사들이 말은 그럴듯하게 한다. 하지만, 말과 실제가 다른 회사도 많다. 따라서, 여러 가지 간접 정보를 동원하여 회사에 대해 판단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구성원을 성장시키는 데는 비용이 든다. 이 비용 때문에 구성원의 성장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회사들이 있다. 반면, 구성원의 성장을 위해 적극적으로 비용을 집행하는 회사들도 있다. 물론, 기업이 집행하는 비용의 크기를 정확히 알아낼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간접적으로 가늠해 볼 여지는 있다.
예를 들어, 별도의 교육 시설이나 교육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는 회사들이 있다. 회사가 내세우는 복지 제도 중에 교육과 관련된 것이 있을 수 있다. 만약 어떤 회사가 큰 비용이 필요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면, 그 회사는 구성원의 성장을 중요하게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자체적으로 콘퍼런스를 운영하거나, 다른 콘퍼런스에서 적극적으로 발표를 하는 회사도 구성원의 성장에 투자하는 회사일 수 있다. 콘퍼런스 발표는 꽤 많은 시간을 투입해야 하는 일이다. 따라서, 콘퍼런스에 적극적인 회사는 구성원의 성장에 많은 시간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게다가, 콘퍼런스 참여 자체도 구성원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
문화는 성장에 절대적으로 중요한 요소다. 회사가 좋은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그 회사에 좋은 사람, 좋은 의지, 좋은 제도가 있다는 것이다. 앞서 사람은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고 했는데, 조직에 있어서는 조직 문화가 환경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심지어 리더들의 리더십도 조직 문화의 범위를 벗어나기 어렵다.
문화는 조심해서 살펴야 한다. 거짓이 많은 부분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사람을 소모품으로 취급하는 회사도 있고, 수평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하면서 대표이사의 말에 절대복종해야 하는 회사도 있다. 따라서, 회사가 하는 이야기를 그대로 믿어서는 곤란하다.
소문을 많이 수집해야 한다. 좋은 문화를 가지고 있는 회사는 동종 업계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 알려지게 된다. 해당 업계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많이 수집하고, 그런 이야기를 통해 좋은 문화를 가지고 있는 회사와 그 반대인 회사를 구분해봐야 한다. 물론, 소문에는 왜곡이 존재한다. 그런데, 기업이 스스로 하는 이야기나 보도자료에 나타나는 이야기에 이미 커다란 왜곡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있어서는 소문을 참조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이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면 충분한 간접 정보가 된다.
하는 일이 일정한 범위를 벗어나지 않을 때는, 개인의 역량이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반면,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는 상황이라면 개인의 역량이 중요해진다. 따라서, 도전에 소극적인 회사보다 도전에 적극적인 회사가 구성원의 성장에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과감한 도전에 참여한다는 것 자체가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 과감한 도전 속에는 다른 곳에서 얻기 어려운 경험들이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도전의 결과가 좋으면 좋은 대로 나쁘면 나쁜 대로, 구성원으로서는 배울 것이 많게 된다.
물론, 과감한 도전을 한다고 해서 반드시 성장에 도움 되는 회사인 것은 아니다. 간혹, 몇몇 리더의 역량에 크게 의존하고, 나머지 구성원은 소모품처럼 사용하는 경우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구성원이 도전의 주체로서 참여할 수 있는 기업인지도 같이 살펴보는 것이 좋다.
여기서 ‘탁월함’이란, 적당히 좋은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경쟁자들에 비해 눈에 띄게 높은 역량을 말한다. 예를 들어, 게임을 만드는 회사들 중에는 유난히 좋은 게임을 만드는 회사들이 있다. 과거에 ‘블리자드’가 그랬고, 한때 ‘슈퍼셀’도 그런 명성을 얻었다. 그런 회사들에는 당연히 배울 것이 많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특히 IT 분야에서는 이것이 중요하다. 과거에 탁월함을 보여주다가, 어느 순간부터 그렇지 못한 회사들이 있다. 그런 회사들을 들여다보면, 일 잘하는 능력자들이 회사를 떠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어떤 회사가 현재 탁월함을 보여주고 있다면, 그 회사에 능력자들이 모여있을 가능성이 높다. 능력자가 많은 곳이 성장에 도움 되는 곳임은 당연하다.
주의해야 할 것은, 자신이 하는 일과 회사가 보여주는 탁월함이 일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회사는 게임 제작에 탁월함이 있을 수 있고, 어떤 회사는 게임 마케팅에 탁월함이 있을 수 있다. 만약, 게임 제작을 하는 사람이 마케팅에 탁월함이 존재하는 회사에 들어가면, 오히려 배울 것이 없을 수도 있다. 마케팅에 탁월함이 있는 회사에서, 제작 조직은 ‘적당히 괜찮은 것’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시작 금액이 높다고 해서 10년 후에도 남들보다 높은 금액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매년 일정 비율로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가치 재평가 속에서 금액이 다시 산정되는 시스템이다. 따라서, 잘 나가다가 어느 순간 0원이 될 수도 있고, 한 순간에 2배, 3배로 뛸 수도 있다. 그것을 결정하는 것은 바로 매 순간의 가치다.
천만 원은 큰돈이다. 사회 초년생에게는 더 그럴 것이다. 하지만, 눈앞의 보상에 매몰되면 미래의 몇 억 원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따라서, 당장 돈이 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연봉의 크기보다 성장의 가능성으로 회사를 선택하기를 권한다. 물론, 성장을 미끼로 ‘열정페이’를 강요하는 회사 말고, 진짜로 성장에 도움 되는 회사를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1. 구성원의 성장에 투자하는 회사
구성원의 성장에 적극적으로 비용을 사용하는 회사들이 있다.
교육 프로그램이나 콘퍼런스 활동 등으로 가늠해 볼 수 있다.
2. 좋은 문화를 가지고 있는 회사
문화는 성장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회사의 언급보다는 업계의 소문이 더 믿을만할 수 있다.
3. 과감한 도전을 하는 회사
과감한 도전에는 구성원의 역량이 중요하다.
과감한 도전 속에서는 결과와 상관없이 배울 것이 많다.
4. 탁월함이 있는 회사
탁월함을 보여주는 회사에는 인재들이 모여있을 가능성이 높다.
자신이 성장하고자 하는 분야와 회사가 탁월함을 보여주는 분야가 일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