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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한하늘 Sep 02. 2024

취업을 위해 준비할 만한 것들

얼마 전, 최근 IT 업계에서 신입 채용보다 경력 채용을 더 선호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예전에 비해 경력이 없는 취준생들의 취업이 더 어려워졌다는 이야기이다. 사실, 게임업계는 예전부터 신입보다 경력을 더 선호했다. 신입 공채를 실시하는 회사가 몇 개 없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게임 회사에 채용되는 신입들이 없지는 않았다. 


면접관으로서, 신입 지원자들에게 큰 기대를 하지는 않는다.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과 회사에서 일하는 것은 많이 다르다. 그래서, 좋은 학교, 좋은 학점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인성과 태도를 확인하려고 노력했다.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과 좋은 인성이 느껴지는 신입 지원자를 선택했다. 그런 면에서, 경력이 없는 신입 지원자가 가지고 있으면 좋은 것들을 몇 가지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포트폴리오를 준비하자


대부분의 면접관들은 애매한 지원자를 합격시키지 않는다. 좋은 인재를 놓치는 것보다, 조직을 해치는 인력을 채용하는 것이 더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채용 결과가 면접관의 평판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더욱 위험을 피하려고 한다. 따라서, 채용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경력자는 자신을 보여주기 쉽다. 자신이 했던 일을 이야기하면 된다. 면접관도 지원자가 실제로 수행한 일을 중심으로 질문을 던지고, 그것을 바탕으로 지원자를 파악한다. 하지만, 신입 지원자에게는 경력이 없다. 따라서, 다른 것으로 자신을 보여주어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포트폴리오다.


포트폴리오는 자기소개서가 아니다. 무엇을 했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적는 것이 아니다. 포트폴리오는 자신이 수행한 작업의 ‘결과물’이다. 결과물로 자신의 역량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포트폴리오다. 기획자라면 기획서, 프로그래머라면 프로그램, 아티스트라면 그림이나 모델이 포트폴리오가 된다. 기획서가 쓰기 어렵다면, 시장이나 트렌드를 분석한 보고서나 다른 제품의 리뷰 같은 것도 포트폴리오가 될 수 있다.


면접관들은 결과물로 작업자의 역량을 평가하는 것에 익숙하다. 많은 직장에서 그런 식으로 평가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좋은 포트폴리오를 보면 지원자의 역량을 신뢰하게 된다. 명문대 졸업장이나 좋은 학점, 전공 같은 것들이 전혀 중요하지 않게 된다. 심지어 포트폴리오의 품질이 좋지 않더라도 지원자를 좋게 평가하는 경우까지 있다. 포트폴리오를 준비하지 않은 지원자에 비해, 포트폴리오를 준비한 지원자는 그것 만으로도 좋은 자세와 태도를 가지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학습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자


면접관들이 신입 지원자에게 궁금해하는 것 중 하나가 ‘성장 가능성’이다. 신입을 채용할 때는 당장의 역량보다 미래의 가능성에 더 높은 비중을 둔다. 그리고, 이러한 성장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 지원자가 어떻게 학습하고 있는지 궁금해한다. 그래서, ‘최근에 읽은 책 중 인상적이었던 책이 무엇인가요?’ 같은 질문을 던진다.


이럴 때, 지원자는 보통 책의 제목과 그 책이 인상적이었던 이유를 말한다. 그것만으로도 그렇게 나쁜 답변은 아니다. 하지만, 채용이 되기 위해서는 면접관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만약 자신이 읽은 책들의 서평을 작성하고 모아 놓은 사이트(블로그 등)를 보여줄 수 있다면, 다른 지원자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인상을 면접관에게 줄 수 있을 것이다.


책뿐만이 아니다. 영화를 보거나, 여행을 하거나, 혹은 다양한 사람과 대화를 나눈 후에도 기록을 남겨두면 좋다. 그 기록을 한 군데에 모아두면 그것이 바로 ‘학습의 포트폴리오’가 된다. 공부하고 있다고 말만 하는 것과, 공부의 기록을 보여주는 것은 답변의 ‘수준’이 다르다. 게다가, 경험만 하는 것과 경험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은 실제로 성장에 기여하는 정도에 있어 크게 차이가 난다.


채용 공고를 분석하자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면 채용 공고를 주의 깊게 볼 것이다. 그런데, 신입 지원자라면 신입을 채용하는 공고만 들여다보는 것이 대부분이다. 당연한 일이지만,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보자. 경력 채용 공고도 들여다보는 것이다. 특히, 연차별로 채용 공고의 내용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보자.


채용 공고에는 대체로 기업이 지원자에게 원하는 것을 적어 놓는다. 그중에는 구체적으로 기술되어 있는 것들도 많다. 따라서 채용 공고를 살펴보면, 연차에 따라 어떤 역량을 쌓아야 하는지, 커리어의 목표를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이것은 당연히 성장에도 도움이 되지만, 면접 과정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면접관이 ‘5년 뒤에는 어떤 프로그래머가 되어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던졌다고 생각해 보자. ‘스스로 학습하면서 조직의 요구사항에 혼자서도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프로그래머가 되어 있을 것 같습니다.’라는 답변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니면 다음과 같이 답변할 수도 있다. ‘지금 알고 있는 C#과 unity3D 뿐만 아니라, C++, javascript, unreal 등으로 지식과 경험의 폭을 넓혔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기획, 디자인, 사업 등 협업하는 영역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지금보다 더 좋은 커뮤니케이터가 되어 있을 것도 같네요. 나아가서, 국내 게임 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게임 시장에 대해서도 식견을 쌓고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무엇이든, 구체적으로 답변할수록 면접관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다. 추상적인 답변보다는 구체적인 답변이 ‘제대로 알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그리고, 구체적인 답변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실질적으로 좋은 역량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어떤 질문에 대해서든, 구체적인 답변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


AI를 잘 활용하자


여전히 AI에 대한 회의론이나 무용론이 있지만, 기업 현장에서는 AI를 점점 더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AI가 완전히 사람을 대체할 수 있는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그보다 ‘AI를 이용하면 제품의 품질을 올리거나 비용을 줄일 수 있는가’가 중요한 문제다. 따라서, 가성비가 충분하다면 AI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 하나를 그리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이미 존재하는 캐릭터를 따라 그리는 것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하는 것은 며칠이 걸리기도 하고 몇 주가 걸리기도 한다.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것도 쉽지 않고, 여러 번의 수정을 반복해야 최종적인 결과물이 완성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AI를 활용하면 그 기간이 절반으로 줄어들 수도 있다.


그러면 모두가 AI를 쓰면 될 것 같은데, 그것이 쉽지만은 않다. 모든 도구가 그렇듯, AI도 활용하는 사람에 따라 활용도가 크게 달라진다. 잘 활용하면 큰 도움이 되고, 잘못 활용하면 거의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러한 새로운 도구를 습득하는 데는 경력자보다 신입이 유리한 점이 있다.


경력자들에게는 이미 익숙한 작업 방식이 있다. 새로운 도구를 도입하면 익숙한 작업 방식을 포기해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기술을 다시 학습해야 한다. 그런 변화에 많은 경력자들이 심리적인 저항을 한다. 그래서 새로운 도구나 새로운 제도를 도입할 때, 주니어보다 시니어들이 더 많이 반대한다. 시니어가 많을수록 도입의 성공 가능성이 낮아지기도 한다. 하지만, AI의 도입은 거스를 수 없는 큰 흐름이다.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면 어떠한 저항도 물리쳐 내는 것이 기업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도입과 저항의 혼란이야말로 신입이 자리를 잡기 좋은 환경이다. AI에 익숙하고 잘 활용한다는 것을 보여주면, 기업의 입장에서 경력자보다 신입을 더 선호하게 될 수도 있다.


면접관이 보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고객들이 제품과 서비스를 많이 이용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간단하다. 고객들이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면 된다. 마케팅이 어려운 것은 고객의 마음을 이해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일단 고객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면, 그다음의 일들은 한결 수월하다.


취업은 면접관들에게 나를 판매하는 영업 활동이다. 면접관들이 보고 싶어 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면접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면접관들이 무엇을 보고 싶어 하고 무엇을 알고 싶어 하는지 이해하는 것이 취업 준비의 시작이다. 그리고, 그러한 면접관의 욕구에 잘 부응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면 된다. 그러면, 취업의 성공 가능성이 많이 올라갈 것이다.


1. 포트폴리오를 준비하자

포트폴리오는 자기소개서가 아니라, 지원자가 작업한 '결과물'이다.

경력이 없다면 자신의 역량을 분명하게 보여줄 수 있는 '결과물'이 있어야 한다.

포트폴리오를 준비한 지원자는 그렇지 않은 지원자보다 훨씬 좋은 인상을 남긴다.

2. 학습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자

면접관들은 신입 지원자의 '성장 가능성'을 알고 싶어 한다.

'학습의 포트폴리오'가 있다면 답변의 수준이 달라진다.

학습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은 실제로도 학습자의 성장에 크게 기여한다.

3. 채용 공고를 분석하자

기업이 연차에 따라 요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커리어를 구체적으로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된다.

미래나 성장에 대한 면접관의 질문에 구체적으로 답변할 수 있게 된다.

4. AI를 잘 활용하자

경력자들은 새로운 기술의 도입을 불편해하는 편이다.

AI는 기업들에게 좋은 도구로 인식되고 있다.

AI를 잘 활용한다는 것이 신입 채용의 장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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