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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한하늘 Dec 13. 2024

[책] 누구나 컨셉을 활용할 수 있다, '컨셉 수업'

호소다 다카히로

“물건이냐 서비스냐, 하드웨어냐 소프트웨어냐, 민간 기업이냐 행정이냐. 상품이나 주체의 차이에 따라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과정은 천차만별로 달라집니다. 그러나 뛰어난 창작자에게는 컨셉을 잘 활용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무에서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 동료나 고객에게 제시하고, 논의하고, 망설임 없이 부순 다음 다시 만들고. 컨셉은 돈 한 푼 들지 않는 시제품, 즉 프로토타입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 호소다 다카히로, <컨셉 수업>


게임을 만들고자 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바로 컨셉 작업이다. 게임이 고객에게 주고자 하는 경험을 하나의 문장으로 정리한다. 하나의 게임을 만드는 데 1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되는데, 명확한 컨셉이 없으면 프로젝트에 각종 비효율이 발생한다. 서로 다른 비전을 가지고 있다가 불필요한 의견 충돌이 일어나기도 하고, 프로젝트의 목적에 맞지 않는 결과물을 만들어 시간을 낭비하게 되기도 한다. 그래서, 명확하고 매력적인 컨셉을 잡는 것이 언제나 게임 제작 프로젝트의 시작이 된다.


하지만, 명확하고 매력적인 컨셉을 잡는 것이 쉽지 않다. 특별한 감각이나 통찰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쉬울 수 있어도,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접근이 어려운 영역이다. 매력은 둘째 치고, 컨셉을 명확하게 정리하는 것조차 힘든 일이다. 그럴 때, 이 책 <컨셉 수업>은 큰 도움이 된다. 누구나 컨셉을 만들 수 있도록, 저자가 좋은 가이드라인과 도구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책이 아주 새로운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컨셉 작업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다만, 교과서적인 내용을 알기 쉽게 잘 정리해 놓았기 때문에, 컨셉 작업의 초심자들에게는 이보다 좋은 교과서는 없을 듯하다.


물론, 이 책의 내용을 따라 하는 것만으로 ‘좋은’ 컨셉이 쉽게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컨셉을 만들어 낼 수는 있겠지만, 양질의 컨셉을 만들기 위해서는 또 다른 무언가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게임의 특정 구성 요소를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 바꿔보는 시도를 할 수 있지만, 완전히 새로우면서 동시에 매력적인 것을 떠올릴 수 없다면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이 책에 나온 기법을 활용하되, 생각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연습을 같이 하는 것이 좋다. 말하자면, ‘창의적인 사고’를 키우는 공부를 같이 하면 좋다는 이야기다.


책은 주로 제품과 서비스의 컨셉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일상의 다양한 곳에서 컨셉을 만들고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도 컨셉을 만들 수 있다. 집의 인테리어에도 컨셉을 활용할 수 있고, 친구들과 함께 가는 여행에도 컨셉을 반영할 수 있다. 컨셉을 만드는 것에 익숙해지면 삶의 여러 부분이 달라질 것이다.


바야흐로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다. 이런 시대일수록 ‘이야기’가 중요해진다. 넘쳐 나는 콘텐츠 속에서는 매력적인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콘텐츠가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당기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바로 컨셉이 필요하다. 컨셉 개발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일단 이 책으로 시작해 보자. 컨셉 잡는 것이 한결 수월해질 것이고, 아마 자신감도 상당히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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