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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까마귀와 비둘기들

직장인을 위한 이솝우화

by 취한하늘

한 갈까마귀가 먹이가 풍부한 비둘기장의 비둘기들을 보았다. 그는 풍부한 먹이를 함께 먹기 위해 자신을 하얗게 칠한 뒤에 비둘기장에 합류했다. 그가 조용히 있는 동안, 비둘기들은 그가 비둘기인 줄 알고 비둘기장에 합류하는 것을 허락했다. 하지만 어느 날 갈까마귀는 자신의 처지를 깜빡 잊고 소리를 냈으며, 비둘기들은 그의 정체를 알아채고 그를 부리로 쪼아 쫓아냈다. 비둘기들 사이에서 먹이를 얻지 못하게 된 갈까마귀는 다른 갈까마귀들에게로 돌아갔다. 그러나 그들은 색이 변한 그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역시 그를 쫓아냈다. 그래서 갈까마귀는 이것도 저것도 얻지 못하는 처지가 되었다.




1.

비둘기들의 먹이를 먹기 위해 갈까마귀는 자신의 털을 하얗게 칠했다. 타인을 속이려고 한 행동으로 보이지만, 어쩌면 진짜로 비둘기가 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그의 정체성과 어울리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진짜 정체성마저 흔들려서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누군가를 모방하는 것이 꼭 잘못된 것은 아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를 때는 다른 사람을 따라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노력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삶은 오래 지속되기가 어렵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그에 맞는 방식으로 먹이를 찾아야 오래도록 자연스러운 삶을 살 수 있다.


2.

비둘기 집단과 갈까마귀 집단은 모두 자신들과 다른 모습의 새를 쫓아냈다. 이것이 두 집단에 발전이 없는 이유다. 자신들과 같은 부류만 환영하는 집단에는 혁신이 일어나지 않는다. 다른 모습, 다른 생각, 다른 말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고,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다. 혁신은 포용력을 먹고 자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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