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삶에 대한 소회, '어떻게 살 것인가'

유시민

by 취한하늘
내 인생을 관통한 목표와 원칙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무엇이었는지, 내 삶을 지배한 감정과 욕망은 어떤 것이었는지, 과연 나는 내게 맞는 삶을 살았는지 살펴보는 일이 앞으로도 짧지 않은 시간을 더 살게 될 나 자신에게만큼은 의미가 있을 것 같았다. 누군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면 혹시 참고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 유시민, <어떻게 살 것인가>


내 서고에는 20년 넘게 가지고 있는 책들이 몇 권 있다. 일정 기간마다 더 이상 보지 않을 것 같은 책을 정리하였기 때문에, 20년 넘게 가지고 있는 책들은 나에게는 꽤 특별한 책들이다. 그중에는 청소년기에 읽었던 역사학자의 책도 있고, 한참 시를 쓰고자 했을 때 읽었던 시집들도 있다. 그리고, 유시민의 <내 머리로 생각하는 역사 이야기>도 있다. 무려 초판 1쇄 본이다.


나는 유시민 작가를 좋아하며 존경한다. 처음에는 그의 글을 좋아했지만, 나중에는 그의 삶을 존경하게 되었다. 그가 삶을 통해 보여주는 메시지들에 공감했고, 말과 행동이 일치되는 모습이 특별히 더 좋았던 것 같다. 하지만, 막상 유시민 작가의 책을 많이 본 것은 아니다. 세상에 워낙 훌륭한 작가가 많다 보니, 한 작가의 책을 세 권 이상 읽는 경우가 거의 없다.


<어떻게 살 것인가>는 유시민 작가가 55살에 쓴 책이다. 출판사의 제안을 받고 쓴 책인데, 처음에는 망설였다고 한다. 삶에 대한 이야기를 책으로 내자고 하니, 뻔하고 재미없는 이야기만 늘어놓게 될 것 같아서였다고 한다. 하지만,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이야기하는 것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실제로 책의 내용은 유시민 작가의 삶과 그 삶에 대한 소회로 채워져 있다.


뻔한 이야기인 것은 맞다. 하지만, 중년 혹은 장년의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 내가 올바른 삶을 살았는지,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야 좋을지 궁금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 사람들에게 유시민 작가의 이야기는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방향을 제시해 준다. 사람들이 마음속에 가지고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그려내지 못했던 이야기를 선명하게 만들어준다.


내가 이 책을 읽은 것은 40대 초반이었다. 당시 삶에 대해 고민이 많던 나는 책에서 조언을 얻고 싶어서 서점에 갔다. 그때 책 옆면에 찍혀 있는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제목과 ‘유시민’이라는 작가의 이름이 나에게 크게 다가왔다. 그래서, 바로 사서 하루 만에 다 읽었던 것 같다. 그리고 유시민 작가가 이 책을 쓸 당시와 비슷한 나이가 된 지금, 책장에서 책을 꺼내어 한번 더 읽어봤다. 당시 이 책이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되었는지 구체적으로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 이후 내가 걸어온 십여 년의 삶이 책의 내용과 많이 일치하는 것을 보면, 내 방황의 좋은 길잡이가 되었던 것 같다.


대한민국에는 ‘자기 삶’을 살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남들이 정해 놓은 ‘좋은 삶’의 길을 그대로 따라가는 사람들이 많다. 어렸을 때부터 그 길을 걷는 것에 익숙해져서 커서도 자신의 길을 찾는 것에 어려움을 느낀다. 정신없이 달려왔지만, 되돌아보니 자신이 인생을 잘 살아온 것인지 확신이 없다. 그렇다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좋을지를 아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번아웃에 빠지고, 삶에 회의를 느끼고, 심하게는 무기력함에 휩싸이기도 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유시민 작가의 <어떻게 살 것인가>는 다정한 이야기가 된다. 친절한 조언이 된다. 그런 고민이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려줌으로써 사막에 혼자 있는 것 같은 외로움으로부터 빠져나올 수 있게 도와준다. 만약 당신이 지금 삶의 방향과 방식 때문에 고민이라면, 이 책 <어떻게 살 것인가>를 읽어 보기를 권한다.


나는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고 어떻게 죽는 것이 좋은가? 의미 있는 삶, 성공하는 인생의 비결은 무엇인가? 품격 있는 인생, 행복한 삶에는 어떤 것이 필요한가? 이것은 독립한 인격체로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뿐만 아니라 인생의 마지막 페이지를 이미 예감한 중년들도 피해 갈 수 없는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여기에 내가 나름대로 찾은 대답을 이야기했다. 삶의 기쁨, 존재의 의미, 인생의 품격을 찾으려고 고민하는 모든 분들의 건투를 빈다. 그 무엇도 의미 있는 삶을 찾으려고 분투하는 그대들을 막아서지 못할 것이다.
- 유시민, <어떻게 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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