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딸의 유럽 여행 - 6일 차, 런던

버킹엄 궁전, 세인트 제임스 파크, 빅벤

by 취한하늘

인원 : 41세 남자, 10세 여자

기간 : 2015. 5. 20. ~ 6. 6. (17박 18일)

일정 : 파리(5박) - 런던(4박) - 암스테르담(2박) - 인터라켄(3박) - 파리(3박)


두 번째 도시인 런던으로 이동하는 날이 되었다. 파리는 이미 와본 곳이어서 아이를 데리고 다니기 편했고, 이것저것 설명해 주기도 좋았는데, 런던은 처음 가보는 곳이어서 약간 긴장이 되었다.

런던으로의 이동수단인 유로스타를 이용하기 위해 파리 북역으로 이동했다. 북역 부근도 우범 지대에 속한다고 하여 조심스럽게 이동했는데, 막상 가보니 그다지 위험한 느낌은 없었다. 북역 내에서는 표지판이 잘 되어 있어서, 'Grandes lignes'나 'Hall Londres'만 따라가면 유로스타를 타는 곳으로 갈 수 있었다.


쉥겐 조약에 가입한 유럽 대륙 내 나라들은 국경을 넘어갈 때 특별히 심사가 필요 없지만, 영국은 쉥겐 가입국이 아니어서 입국 심사를 따로 받아야 했다. 입국 심사는 생각보다 까다롭지 않았는데, 체류 기간과 되돌아오는 장소 정도를 물어보고 끝났다. 벨기에로 돌아오는 기차 티켓을 준비했다가 보여주니 쉽게 마무리됐다. 말이 안 통하기 때문에 아이 혼자 심사받는 것이 괜찮을까 걱정했는데, 기억에는 나와 아이가 같이 심사를 받도록 허용해 주었던 것 같다.

264FB23655B0F18219
220BF63D55B0F29024
<유로스타를 타는 북역의 모습. 기차만큼 설레임을 느끼게 하는 이동 수단도 없는 것 같다.>


파리에서 런던까지는 2시간 20분 정도 걸린다. 그런데 런던 시간이 파리 시간보다 1시간 느리기 때문에 시계로는 1시간 20분이 지난 시점에 런던에 도착하게 된다. 유로스타는 해저 터널을 이용해 도버 해협을 건너는데, 해저 터널을 지나는 시간은 20분도 채 안 걸린다. 그만큼 영국과 프랑스가 가깝다는 얘기다. 나머지 시간은 영국의 들판과 프랑스의 들판을 지난다. 해저 터널이라고 하면, 바깥으로 바닷속이 보이는 것을 상상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아무것도 안 보이고 그냥 깜깜한 터널을 지나는 것이니 특별한 풍경을 기대하지는 말자.


드디어, 런던에 도착했다. 한국과 일본이 가까우면서도 많이 다른 것처럼, 영국과 프랑스도 거리는 가깝지만 풍경이 많이 달랐다. 파리에 비해 런던은 좀 더 오밀조밀한 느낌이 있고, 도시적인 느낌도 더 강했던 것 같다. 횡단보도 표시, 택시들, 이층 버스, 빅토리아 역 안의 풍경들도 모두 낯선 것이라 재밌었다.


2714E63E55B0F38B1C
251F633E55B0F39115
<런던의 거리 풍경에는 런던만의 느낌이 있다.>


런던의 숙소는 빅토리아 역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있었다. 일단 숙소로 이동해 짐을 풀고, 주변을 가볍게 구경하기로 했다.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곳을 둘러보았는데, 제일 먼저 버킹엄 궁전으로 이동했다.

버킹엄 궁전은 생각보다 감흥이 크지 않았는데, 내가 건축물에 조예가 있는 것도 아니고, 비슷한 건물들을 이미 많이 보기도 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도 아이에게는 '가본 적 있는 유명한 장소'가 하나 추가되었을 것이었다. 여름에는 내부를 개방하는 기간도 있다고 했는데, 베르사유 궁전이랑 비슷한 모습일지, 아니면 영국 왕실만의 개성이 따로 느껴질지 궁금하기는 했다.

버킹엄 궁전 앞에는 관광객도 많고, 런던 시민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이 날따라 첼시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그해, 런던을 연고지로 하는 첼시가 프리미어 리그 우승을 했는데, 우승 기념행사가 있었던 것으로 생각되었다.


2712294A55B0F49530
224AD44A55B0F49D08
<런던에 오면 다들 한 번은 들리는 버킹엄 궁전. 왕족으로 살면 어떤 기분일까?>


버킹엄 궁전을 본 후에, 아이가 가장 기대하고 있었던 빅벤으로 이동했다. 가는 도중에, 런던에서 가장 오래된 공원이라는 세인트 제임스 파크를 가로질러서 갔는데, 한적하게 시간 보내기 좋은 곳으로 보였다. 아이들을 데리고 나와 있는 가족들도 많이 있었다. 공원 내 작은 호수 주변으로는 새들이 무척 많았다. 외국의 도시들을 방문하면서, 새들이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 장면을 많이 봤는데, 런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자신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아는 것 같았다.


214B844A55B0F4A808
2213524955B0F5701E
<세인트 제임스 파크>


아이가 그토록 보고 싶어 하던 빅벤에 도착했다. 빅벤 앞 쪽 작은 공원에서 빅벤을 바라보았다. 어떤 기분일지 궁금했지만, 물어봐도 '좋아' 정도밖에 대답해 주지 않는 아이라서, 어떤 기분이었는지 알기는 어려웠다. 그래도 한참을 바라본 것을 보면 좋기는 했던 것 같다. 빅벤을 보고 나서, 주변의 웨스트민스터 사원, 국회의사당, 런던아이 등을 본 후 다시 숙소로 돌아갔다.


27083E4355B0F74B20 <어떤 기분인지 좀 길게 설명해 주면 안 되겠니? '좋아'말고>


잠깐 돌아본 것이지만, 전반적으로 도시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는 느낌이었다. 다만, 길이 좁고 복잡해서 길 찾는데 애를 약간 먹었다. 그리고, 파리보다 치안이 좋은 것으로 여겨졌는데, 아무래도 입국 심사를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는 까다롭게 하니, 입국할 때는 불편해도 입국해서는 오히려 더 좋은 것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그래도 늘 조심하는 게 상책이겠지만.


keyword
이전 06화아빠와 딸의 유럽 여행 - 5일 차, 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