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딸의 유럽 여행 - 7일 차, 런던

영국 박물관, 코벤트 가든, 내셔널 갤러리, 트라팔가 광장

by 취한하늘

인원 : 41세 남자, 10세 여자

기간 : 2015. 5. 20. ~ 6. 6. (17박 18일)

일정 : 파리(5박) - 런던(4박) - 암스테르담(2박) - 인터라켄(3박) - 파리(3박)


여행을 길게 할 때는 중간에 세탁을 한 번씩 해야 한다. 보통은 숙소에서 하거나 코인 세탁소를 이용하는 데, 이때는 아이를 위해서 세탁소에 한번 맡기기로 하였다. 구글로 열심히 세탁소를 찾아 두었는데, 막상 밖에 나가니 근처에 세탁소가 많이 있었다. 그중에서 비교적 가까운 곳에 있는, 아랍계 아저씨가 하는 세탁소에 세탁물을 맡겼다. 조금 비싸기는 했지만, 세탁은 숙소 세탁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뽀송뽀송하게 잘 되었다. 덕분에 스위스까지는 세탁 걱정이 없었다.


2356063655E0F3D734
2734783655E0F3EB01
<숙소 근처 거리와 대영 박물관 근처의 비빔밥 카페>


이날의 첫 일정은 영국 박물관이었다. 유명한 박물관인 데다 무료여서 사람이 많을 줄 알았는데, 꽤 한산했다. 회화를 내셔널 갤러리로 분리한 것도 이유인 것 같았고, 런던에 중국 단체 관광객이 많지 않은 것도 한 이유가 되는 것 같았다. 덕분에 쾌적하게 관람할 수 있었다.

박물관 관람을 바로 시작하지는 않았고, 한 편에서 아이를 30분 정도 재웠다. 아침부터 감기 기운이 있는 것 같아 약을 먹였는데, 그래서 그런지 많이 졸려했다. 박물관 지도를 2파운드에 팔고 있었는데, 홈페이지에서 미리 다운로드하여 인쇄한 것이 있어서 구매할 필요가 없었다. 오디오 가이드도 대여하지 않았는데, 루브르에서의 경험상 무겁기만 하고 아이에게 큰 도움은 될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어도 지원된다고 하니, 필요한 사람은 대여하여 쓰는 것도 괜찮겠다.


2253353B55E0F35433
25311E4B55E0F56F2A
<영국 박물관. 런던은 성인에게도 무료로 개방된 전시관이 많아 좋았다>


영국 박물관도 워낙 볼 게 많았기 때문에, 꼼꼼히 보기보다는 주요한 곳 위주로 둘러보았다. 홈페이지에서 1시간 코스, 2시간 코스 같은 것을 소개하고 있어서 그 코스를 참고했던 것 같다. 로제타 스톤과 이집트 유물들도 재미있었고, 여러 가지 공예품들도 볼만한 것이 많았다. 특이하게 한국관, 중국관, 일본관이 따로 마련되어 있기도 했는데, 영국의 박물관에 한옥이 전시되어 있는 것이 무척 색다른 느낌이었다. 그 외 고대의 체스 도구나 중세의 시계들도 있었는데, 전체적으로 모든 시대와 지역을 아우르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나중에 서로 기억에 남는 전시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는데, 나는 전쟁에 쓰이던 물건들이 기억에 많이 남았고, 아이는 미라 전시관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하였다. 역시 어디서든 취향의 차이가 드러난다. 아들인 둘째 아이와 왔으면 전쟁 도구들을 한참 둘러봤을지도 모르겠다.


25176E3455E1132D29
24190A3C55E113B511
<한국 전시관과 미이라 전시관>


영국 박물관은 무료로 운영되는 대신 기부를 받는다. 처음에는 기부를 할까 생각했지만, 다른 나라에서 훔쳐온 것으로 이루어진 박물관이라고 생각하니 기부할 마음이 곧 사라졌다. 훔쳐온 물건이라는 지적을 받을 때마다, '훔쳐온 것은 맞지만 잘 보존하고 있고,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라고 자신을 변호하기도 하고 있으니, 무료로 관람하는 걸 전 세계 사람들의 당연한 권리로 보아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영국박물관을 나와 코벤트 가든으로 이동했다. 코벤트 가든 주변에서는 거리 공연이 많이 열리고 있었다. 분장을 하고 조각상처럼 멈춰있는 사람들도 있었고, 줄타기 공연을 보여주는 사람도 있었다. 마술을 보여주는 아저씨도 있어 잠시 구경했는데, 풍선을 삼키는 마술을 아주 익살스럽게 표현해서 재미있었다.

코벤트 가든을 방문한 이유는 쉑쉑 버거 때문이었다. 지금은 한국에서도 먹을 수 있는 버거지만, 이때만 해도 미국, 영국, 그리고 어떤 한 나라(기억에는 인도였던 것 같다)에서만 먹을 수 있다는 버거였다. 그런데 막상 쉑쉑 버거를 먹어보니, 유명세에 비해 그렇게 맛있는 느낌은 아니었다. 아이도 맥도널드 햄버거가 더 맛있다고 했다. 역시 음식은 입맛에 맞는 것이 최고인가 보다. 그래도 아이가 감자튀김은 무척 마음에 들어했다.


235BB14B55E117991E
22686F4B55E1178D13
<줄타기 공연과 쉑쉑 버거>


식사 후에 내셔널 갤러리로 이동했다. 처음에는 입구를 찾느라 약간 헤맸지만 금방 찾아 들어갔다. 내셔널 갤러리 역시 꼼꼼하게 보기보다는 지도 없이 대충 둘러보고 나왔다. 아무래도 아이에게 박물관이나 전시관 관람은, 서있어야 하는 시간이 길어 힘들었다.

내셔널 갤러리에서 가장 보고 싶었던 작품은 고흐의 해바라기였다. 사진으로 봐도 멋지고, 실제로 보면 더 멋진 그림이다. 이 작품만 봐도 내셔널 갤러리를 방문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느껴졌다. 그 외 여러 가지 그림을 감상한 후 기념품 샵을 마지막으로 들리고 금방 나왔다.


파리의 미술관이나 박물관들이 미성년자에게 무료로 개방되어 있어 좋다고 생각했는데, 런던에는 모든 관람객에게 무료로 개방되어 있는 곳이 많았다. 게다가, 한국어 가이드가 마련되어 있는 곳들도 많아서 박물관 투어를 하기에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관람할 예정이면, 미리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는 것이 좋다. 현장에서 구매해야 하는 지도를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도 있고, 관람하기 편한 동선을 안내해 주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특별 전시 같은 유용한 정보를 얻는 경우도 있으니, 무작정 찾아가기 보다는 홈페이지를 먼저 한번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2516233A55E1190E02
24501F4F55E116790F
<이때까지만 해도 고흐의 그림에서 따뜻함이 느껴지는데>


내셔널 갤러리 앞 트라팔가 광장에서도 거리 공연을 많이 하고 있었다. 한동안 이런저런 거리 공연을 구경한 후에, 트라팔가 광장 한가운데에 있는 기념비 단에 올라가 잠시 쉬었다. 이때가 아직 4시 정도밖에 되지 않았는데, 아이가 감기 기운도 있고 했기 때문에, 이날은 이 정도로 일정을 마무리하고 숙소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keyword
이전 07화아빠와 딸의 유럽 여행 - 6일 차, 런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