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넙데데한 내 얼굴, 다시 다이어트를 결심하려다가

보정 사진에 속아 오늘도 다이어트를 미뤘다

by Dr Vector

"찰칵!"

오랜만에 카메라 앞에 선 날.

누군가가 커다란 카메라를 들고 앞에 서 계시니, 괜히 미안하기도 하여 어색하나마 포즈를 취했다.


그렇게 찍힌 사진.

별 기대 없이 원본을 확인하고, 최종 작업할 사진을 고르려는데

육성으로 "허걱" 해버리고 말았다.


넙데데한 얼굴선, 턱살, 짝짝이 눈...

그 사진 속의 나는 내가 거울로 보던 그 모습이 아니었다.

(아니어야 했다.)

'아니 이게 정말 나야?' 싶은 마음이 마구 올라온다.

사진작가님은 "아직 이것은 사진이 아니에요. 이건 이렇게, 저건 저렇게 수정할 거예요." 라며 위로 아닌 위로를 건네셨다.


한때는 살을 빼보겠다며 다이어트도 해봤다.

하지만 이제는

'그래 살찐 나도 나야.'하고 체념 섞인 수긍 속에서 살아가는 중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체중을 줄이는 것은 점점 더 어렵고 (이건 그냥 핑계고)

더위 탓에 움직이고 싶은 의욕마저 녹아버렸으니

'찌지 말고 유지나 하자.'는 현실적 목표로 나 혼자 타협을 본 지 오래다.

ChatGPT Image 2025년 7월 25일 오후 04_29_13.png 거울 속 내가 괜찮아 보이는 날도 있다

그런데...

이렇게 힘들게 살찐 나를 받아들였는데

사진 한 장에 다시금 마음이 휘청이다니.


'다시 다이어트 시도할까?'

'좀 덜 넙데데하면 좋겠는데...'


며칠 후, 사진작가님이 보정된 결과물을 보내주셨다.

어머, 이건 생각보다 괜찮네?

턱선도 살아났고, 피부도 매끈하다.

뭐야, 나쁘지 않잖아?

그래 이게 그나마 나야!

?!?


그렇게 또 마음이 풀린다.

그래, 그냥 이대로 살지 뭐.

다이어트는 내일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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