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새벽에 출근하는 이유 (2)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업무 역량과 실력, 영향력을 빠르게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누구에게도 방해 받지 않는 덩어리 시간이 확보되어 있어야 합니다. 일과 시간에는 방해받지 않고 몰입하기 어려우니, 남은 후보군은 저녁 늦게 야근하거나 새벽에 일찍 출근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저는 자신 있게, 고도의 몰입을 수행하기 위한 최적의 시간대는 저녁이 아닌 이른 아침이라고 확신합니다. 새벽 시간은 환경적, 신체적, 정신적으로 집중적인 두뇌 활동을 하기에 가장 최적화된 시간이기 때문이지요. 이 장에서는, 새벽 시간이 가지는 독보적인 장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새벽 시간이 가지는 첫 번째 장점은, 체력적으로 가장 충전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저녁 시간과 비교할 수 없는 독보적인 장점입니다.
저녁 시간이 되면 어깨와 뒷목이 뭉치고 등과 허리에 통증이 나타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서 모니터를 들여다보고 있으니, 몸을 지탱해 주는 근육에 피로가 쌓이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여기에, 하루 종일 각종 회의에 보고 등으로 인해 두뇌를 무리하게 사용하고 나면, 정신집중도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체력적으로 방전에 가까운 상태가 되는 것이지요. 이 상태에서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편으로 야근을 한다면, 두뇌가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을까요?
컴퓨터를 오랜 시간 끄지 않고 작업하다 보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느려지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작업하는 동안 메모리에 쓰레기 정보가 쌓이면서 최적화된 상태가 깨지는 것이지요. 컴퓨터를 재부팅해 주면, 불필요한 정보들이 제거되고 초기 상태로 복구되면서 속도가 회복되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우리 몸도 이와 같습니다. 수면을 통해 두뇌와 근육에 쌓여 있는 피로 물질이 제거된 직후가 가장 컨디션이 좋은 상태입니다. 역량 계발을 위한 가장 활력 있는 시간대를 찾는다면 새벽 시간을 포기하지 말아야 하는 첫 번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사람의 의지력은 체력과 비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새벽 시간은, 하루 중 의지력이 가장 높은 시간대입니다.
과거 의지력은 오로지 정신력의 문제라고들 많이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많은 연구 결과들을 통해, 의지력은 신체의 피로도가 증가함에 따라 고갈되는 자원이라는 것이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오랜 시간 달리기를 하면 체력이 바닥나듯, 오랜 시간 두뇌를 사용하면 의지력은 자연히 고갈됩니다.
피곤한 상태에서는 짜증이 쉽게 나는 것을 경험해 보신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체력적으로 방전된 상태에서는 의지력이 고갈되기 때문이지요. 신경이 거슬리는 상황에서 짜증을 내고자 하는 본능적인 욕구를 의지력으로 통제하기 어려워서 생기는 현상입니다.
일과 시간 동안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고도의 에너지를 소비한 상태에서는, 저녁까지 의지를 발휘해 의욕적으로 일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오전 시간에 “오늘은 저녁에 남아서 자료를 좀 살펴보고 가야겠다.”라고 생각했다가도, 막상 퇴근 시간이 가까워 오면 결심이 흔들리는 경험을 많이 해 보셨을 것입니다. 의지력이 시간이 가면서 고갈되었기 때문이지요.
심신이 방전된 저녁 시간에 업무 역량 강화를 위한 시간을 배정하는 것은, 실패를 예약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저녁에는 남아서 역량계발을 할 거야!” 라는 당찬 의욕을 믿는 대신, 신체적 정신적 컨디션에 따라 신중하게 시간대별 활동을 설계해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체력적으로 가장 충전된 새벽 시간에 자기계발과 업무역량 강화 활동을 배치한다면, 성공 확률이 훨씬 높아질 것입니다. 가장 의지력이 강한 시간이기 때문에 포기의 유혹을 느낄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지요.
업무 역량 계발이라는 목표는 다른 어떤 업무보다도 중요합니다. 지금 당장 뿐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이지요. 중요한 일이라면 가장 중요한 시간대에 배정해서 의욕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합니다.
새벽 시간은,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오로지 나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이런 점에서 이른 아침 한두 시간의 가치는, 오후나 저녁 서너 시간의 가치보다 훨씬 우월합니다.
누구나 야근을 합니다. 흔한 패턴이지요. 일이 남아서, 눈치를 보느라, 회의를 하느라.. 다양한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야근을 합니다. 역량 계발과 업무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기는 매우 힘듭니다.
저녁 시간은, 사실상 일과 시간의 연장입니다. 정규 일과 시간만큼 분주하지는 않겠지만, 아마도 팀장님은 밤 아홉 시까지 자리를 지키면서 보고서를 쓰실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종종 자리로 부르셔서 이것저것 질문하시거나 업무지시를 하시겠지요. 팀장님은 낮 시간 동안 온갖 회의에 불려 다니시느라, 일과가 끝난 다음에야 팀 업무를 챙기실 수 있으셨을 테니 말이지요.
선배나 동료들이 수시로 오가면서 이것저것 물어볼 수도 있습니다. 모니터를 빤히 보고 지나갈 수도 있지요. 만약 여러분의 직장이 이와 같이, 저녁에도 분주하고 상호간에 활발한 협업이 일어나는 (!!) 문화라면, 저녁 시간은 차분히 업무 자료를 보거나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생각에 몰입할 수 있는 시간대로서는 적합하지 않을 겁니다. 업무상 숙제를 하는 시간이라면 모르겠지만요.
그런 점에서, 조용히 하루 일과를 계획하고, 평시에 보지 못했던 자료나 데이터도 살펴 보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야근보다는 아침 시간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새벽 시간에 출근하는 사람들은 드물기 때문에, 저녁보다는 훨씬 방해받지 않는 상태에서 조용히 일에 몰두할 수 있습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같이 만족스러운 삶을 사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누구라도 업무상 실수하기도 하고, 또는 의지력이 약해져서 하루 생활 패턴을 망치기도 합니다. 직장에서 화를 낼 때도 있고, 상사나 선배에게 혼이 나서 위축될 대도 있습니다.
크든 작든 부정적인 경험을 하고 나면, 자신감이 떨어지고 부정적인 감정에 빠지기 쉽습니다. 마음에 상처를 입고, 순간적으로 열등감에 빠지기도 하지요.
그래도 다행인 것은, 우리에게는 “리셋”버튼을 누르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매일 아침 부여된다는 점입니다. 이런 점에서 아침 시간은, 이전까지 망쳤어도 “새롭게 시작해 보자”라는 결의를 다지기 좋은 때입니다.
밤에 잠을 충분히 자고 나면, 신체적, 정신적으로 회복될 뿐 아니라 감정적으로 회복됩니다. 세계적인 신경과학자인 매슈 워커 박사의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에 따르면, 잠은 감정에 관여하는 뇌 회로를 조정한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전날 나쁜 일이 있었더라도, 다음날 다시 이겨낼 힘을 얻게 됩니다. 저자의 말일 인용하면, 수면은 우리 두뇌를 편안하게 하는 신경화학물질에 푹 담가서, 감정을 재조정하고 나쁜 기억을 누그러뜨리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전날 하루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았어도, 걱정하지 말고 리셋 버튼 누르면 됩니다. 그리고 신체적, 감정적으로 가장 최적화된 상태에서 미래를 위한 지식 자본을 준비하면, 가장 빠른 성장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