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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박사 Dec 08. 2017

[서평] 성공은 상대적인 개념이다

국내 경영, 자기계발 서적들을 보다보면 자극적인 내용과 제목으로 우리 시선을 끄는 책들이 많다.  이러면 성공한다, 이런 이들이 성공했다 라는 식이다. 세상사 쉽게 직관적으로 보이는 한면만 파서 성공이 툭툭 튀어나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쉽게 성공에 도달할 수 있다면 우리는 성공 하이퍼인플레이션에 처해 있을 것이다. 성공은 상대적인 개념이다. 대개 타인보다 나은 결과로 측정되기 때문이다. 자신이 다니는 회사의 연간 성장률이 40%면 평균적인 기업으로 볼 때 매우 탁월한 성적이지만, 경쟁사의 성장률이 100%에 육박한다면 이건 크나큰 문제다. 혹여 성공했다 하더라도 삶은 그 자체로 끝나는게 아니다. 성공만을 바라보는 삶은 언제나 팍팍하다. 운으로 성공이 굴러들어올 수는 있어도, 운으로 자신이 성장하진 못한다.  

이 책은 철저히 그런 관점이다. 순간의 화려함에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일과 성장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일에 대한 접근과 그에 따른 성장에 대해 8개의 대항목으로 이야기를 한다.  전작인 완전한 공부와 마찬가지로 이러면 일을 잘할 수 있다거나 성공할 수 있다고 쉽게 단정 짓지 않는다. 거시적이고 다양한 관점에서 깊이 있게 내용을 풀어 나간다. 서평이라기 보다 책을 읽으며 떠오른 생각들을 두서없이 나열해 볼까 한다. 


1. 운 

운에 대해서는 강조하고 또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우리는 운이 끼치는 영향력을 너무도 과소평가하거나 쉽게 망각하기 때문이다. 경영 현장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간혹 경영 회의 등에서 각 부서의 실적이나 전망 등을 발표할 때, 이 실적이 정말 오롯이 해당 부서만의 성과일까 싶을 때가 많다. 얼핏 머릿 속을 스치는 변수와 영향값만 해도 수십개인데 단순히 이런 액션으로 이런 결과값이 나왔다라고 단정하기는 무척이나 어렵다.  그러나, 많은 경영자는 이 사실을 망각하거나 혹은 알더라도 그것을 운이라고 소리내어 말하기 어렵다. 이것이 부서와 직원들의 사기에 영향을 주어서다.  그렇기에 합리적인 경영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액션과 결과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조사가 필수적이다. 뒷발로 쥐를 잡은 것을 가지고 목표한 것이 맞아들어갔다는 주장이 반복되서는 정상적인 자원 배분과 경영활동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경영 현장에서는 운이 발생함을 인지하고, 운이 끼치는 영향을 줄여나가기 위해 노력해야한다. 언제 어떻게 터졌는지도 모르는 허니버터칩이나 유튜브로 히트친 불닭볶음면과 같은 우연한 사례를 성과 판단해서는 오히려 독이 된다. 

2. 사고 


1) 앞서 운에서 언급한대로 해태제과는 허니버터칩의 폭발적인 인기에 설비 증설을 감행했다가 설비 완공 시점 수요 급감으로 재고 묶음 상품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었다. 소프트웨어나 서비스 부분은 수요가 폭증할 경우 이에 대응이 빠르거나, 대응하는데 드는 비용이 상대적이 낮다. 제조업에게 예측에 없던 수요의 폭발은 기업에게 호재이면서 악재로 작용한다. 수요가 는다고 무턱대고 생산라인을 증설했다가 제품이 스테디셀러가 되지 못하고 단순 유행으로 수요 급감이 일어나면 설비에 투자된 비용을 고스란히 떠안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이는 과거 꼬꼬면, 허니버터칩 등이 대표적이며, 설비 증설의 저주라 불린다. 따라 수요와 공급에 시차가 큰 산업은 수요 증가의 본질에 대해 추적 조사를 해야하며, 이 결과에 따라 설비 증설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단순한 수요 증가 추이 그래프만 그려두고 추종하려하면 설비 증설의 저주를 벗어날 수 없다. 


2) 흔히 퍼스트 무버가 각광 받고 패스트 팔로워는 카피캣이란 오명(?)을 뒤집어 쓰기 십상이다.  그러나 퍼스트 무버는 많은 약점을 내포하고 있다. 최초로 시장에 나오는 상품이다보니 성공적으로 런칭하더라도 차후 어떤 오류, 무슨 문제가 발생할지 쉽게 알 수 없다. 퍼스트 무버의 시장 개척은 패스트 팔로워에게 기회가 된다. 퍼스트 무버의 초기 개척 비용에 올라타 퍼스트 무버의 약점을 노린 개선 상품으로 시장을 차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퍼스트 무버로 애플을 떠올리며, 퍼스트 무버가 되라고 하지만 애플은 퍼스트 무버로 성공한 특이사례일 수도 있다. 수요가 폭발하는 시장에서 패스트 팔로워에게 점유율이나 시장을 빼앗기는 퍼스트 무버도 많기 때문이다. 다음은 네이버가 태동하기 전부터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퍼스트 무버였다. 지금은 어떤가 카카오에 인수되었다.옥션은 어떤가? 뒤늦게 따라온 지마켓에 1등 자리를 내어주고 지금은 두 회사 모두 이베이 산하에 들어갔다. 


3) 개인적으로 국내 전파된 스타트업 문화에 대해 우려가 크다. 가파른 성장 곡선인 J커브를 만들기 위해 투자를 유치하고 투자금을 레버리지로 빠른 성장을 이끌어내고 시장을 장악한다는 발상은 좋다. 그러나 제대로 된 BM을 짜지 못한 체 단순히 매출 또는 사용자 증가, 다운로드 수에만 전념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회사의 크고 작음 문제도 아니다. 과거에도 있었다. 이제는 추억의 이름이 된 새롬기술, 골드뱅크 같은. 모 대형 스타트업이 유행시킨? '계획된 손실'이란 말은 종종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플랫폼만 믿는 무분별한 확장은 사업이 아니라 사업 놀이가 되기 십상이다. 



3. 선택 

1) 시장 환경은 시시각각 변하기에 결정의 옳고 그르고를 떠나 느린 의사 결정은 빠른 결정보다 항상 나쁘다. 결정이 중대한 문제를 일으킬 사안이 아니라면, 시행 후 문제 발생 시 빠른 수정으로 개선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경영 현장에서는 직관이 흔히 통용된다. 하지만 문제는 직관에만 근거한 사고다. 직관은 항상 그럴싸하다. 약간의 정보와 과거의 경험이 혼합되어 논리적으로 합당하다는 결정의 산물이기 때문이다.우연이던 실력이던 반복된 성공을 경험한 경영자일수록 더욱 강화된다. 흔히 모 전 대통령의 말버릇처럼 '내가 해봐서 아는데'라는 말로 포장되기 일쑤다. 그러나 항상 미래는 과거의 반영일 수 없다. 복잡계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모든 것을 알수 없다. 과거의 결과에만 기대 모든 것을 아는 체 하다간 큰 코 다치기 십상이다. 복잡계가 지배하는 세상에선 강한 확신을 가진 사람이 가장 위험하다. 하지만 확신을 가진 사람은 항상 대중의 주목과 사랑을 받는다. 강한 확신이 사람들을 추종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거시에서 미시의 영역으로 들어갈수록 변수는 크고 많아진다. 변수가 하나씩 추가될수록 정확도가 멱법칙으로 감소할 수 밖에 없다. 해봐야 아는 일이라면 빠른 실행 전략을 가지고 샘플을 얻을 수 있는 한정된 범위에 시행해 결과를 측정해야할 것이다. 해봐야 알 수 있더라도 투입하는 리소스가 크고 결과가 치명적일 수 있다면 제한 시간 내 최대한의 데이터를 가지고 분석한 후 실천해야한다. 또한 실패했을 상황에 따른 컨티전시 플랜 또한 있어야 한다. 빠른 의사 결정은 옳지만, 근거가 부족하거나 실패했을 때를 대비하지 못한 의사 결정은 옳지 않다. 


2) 자유로운 환경에서 반대 의견을 쉽게 피력할 수 있는 조직이 성공한다는 이야기는 흔하게 거론된다.  그러나 막상 그 사실을 알고 적용하려고 해도, 부하직원이 자신의 의견에 정면으로 반대하고 나서면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 자칫 감정 대결로 이어지기 쉽고, 직위를 이용한 찍어누름으로 연결될 수 있다. 흔히 자기 머릿 속으로 답을 내어놓고 반대 의견을 자유롭게 내라고 하는 상사도 많다. 자신은 사고가 열려있다는 식으로 말하지만, 의사결정권자의 의중과 부합하는 의견을 내는 부하직원을 대할 때 입꼬리가 올라가고 태도가 변한다. 그야말로 답정너다. 직원들은 생각보다 눈치가 빠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믿는 것을 쉽게 버리지 않는다. 다양한 의견이 필요하지만, 다양한 의견이 수용될 가능성은 정말이지 너무도 낮고 어렵다. 


3) 우리는 열정이 가는 일에 노력을 기울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하지만, 실제 우리 심리 매커니즘은 하면 된다가 아니라 되면 한다에 가깝다. 즉, 내가 하고 싶은 일이라 열심히 하니 행복하다보다, 잘되는 일을 해서 좋은 결과를 얻으니 즐겁다가 맞다. 환경이나 결과의 피드백이 훨씬 크다. 사람의 감정은 시시 때때로 변한다. 아무리 좋아하는 일도 결과가 좋지 않으면 지속하는 힘을 얻기 힘들다 그에 비해 평소 관심 없는 일이라도 좋은 결과가 이어진다면 우리는 그 일을 천직처럼 좋아할 수 있는 존재다.  


4. 혁신 


1) 혁신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묵은 풍속, 관습, 조직, 방법 따위를 완전히 바꾸어서 새롭게 함' 으로 정의하고 있다. 왜 묵은 것을 새롭게 바꾸는가? 묵은 것이 문제를 내포하고 있거나 보다 낫게 고침으로써 생산성의 향상을 이루기 위함이다. 프로세스의 개선일 수도 있고, 프로세스 개선을 위한 기술의 도입일수 있다. 또는 기업이나 개인이 가진 기초 역량을 동원해 완전히 새로운 영역에 진출일 수도 있다. 머리부터 발 끝까지 새로운 혁신은 없다. 그런게 있더라도 수요가 있을지도 확신할 수 없다. 혁신은 반드시 필요에 의해 나오지도 않는다. 스마트폰은 필요에 의해 발명되었을까? 아니다. 인류 역사에 필요에 의해 발명된 것은 많지 않다. 대부분 기존의 불편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거나 기존의 자원을 혼합하여 만들어졌다. 발전은 항상 점진적이다. 


2) 개선 관점에서 혁신은 주의깊은 관찰에서 나온다고 본다. 어떤 일이던 프로세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단계 별로 나누어 보면 곳곳에서 개선의 요인이 나온다. 단순 업무 프로세스 뿐 아니라, 관점에 따라 프로세스는 차원이 넓어진다. 고객의 관점, 오퍼레이터의 관점, 재무적 관점 등 관점은 얼마든지 넓혀서 볼 수 있다.  단계 내 불합리한 것들을 해소해 불필요한 비용의 낭비를 막고 생산성을 향상 시킬 수 있다. 프로세스를 집요하게 씹고 뜯고 분해해보면 왜 그런 문제가 발생하는지 어떻게 막을 수 있을지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오를 것이다. 그 과정에서 기존 구조를 개선할 수도 있고 새롭게 구조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결국 혁신의 근본 요인은 집요함으로 무장한 수많은 트라이에 있다. 책상에 앉아 단박에 머리를 굴려 혁신이 떠오를 가능성은 0에 수렴한다.  


3) 데드라인은 생산성 향상의 좋은 수단이다. 나는 지난 11월에 32권의 책을 읽었다. 11월 부터 하루에 한권 이상을 읽는다를 목표로 잡았다. 시간 여유가 많기도 하지만, 가능했던 건 내가 속독 능력이 좋거나 24시간 책만 읽어서도 아니다. 평균적으로 말하면 나는 읽는 시간이 많이 드는 편에 속한다. 읽으면서 평소 가지고 있는 생각과 비교하거나 읽으면서 떠오른 아이디어를 메모하는 등에 시간을 많이 소모하기 때문이다.순수하게 글자로만 책을 읽으면 아무리 시간이 많다해도 다독이란 목표 달성은 쉽지 않다. 독서라는 행위 또한 항상 재밌고 즐겁지 않다. 독서는 읽는 과정에서 평소 가지고 있는 가설 또는 사고와 부합하거나 모르던 것을 알아 나갈 때 의미가 주어진다. 논픽션류 책을 많이 읽다보면 책에 따라 다르지만 구성이 눈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어떤 주장이나 학설을 강조하기 위해 사례를 드는게 일반적인데, 사례 자체를 읽는 것이 흥미를 돋우긴 하지만 패턴이 발견되면 반드시 읽을 필요는 없다. 책을 많이 읽다보면 이런 사례의 기승전결이 쉽게 파악된다. 이것만 스킵해도 전체 분량은 1/3 가량은 줄어든다. 좋은 책이라도 이미 알고 있는 내용, 본질에서 일부 벗어난 곁다리, 논리적 근거를 충분히 갖추지 못한 내용도 일부 있을 수 있다. 이걸 배제하면 절반 또는 그 미만까지도 줄어든다.  대부분의 책은 핵심된 주장을 여러 사례로 강화하는 방식을 갖는다. 액기스를 요약하면 많아야 A4 기준 5~6장 또는 최소화 시키면 한장까지도 줄어든다. 이것만 요약해두면 다음에 그 책을 다시 읽지 않아도 복습의 효과를 가져갈 수 있다. 나는 그렇게 지난 한달 간 32권의 책을 읽었다. 사용한 시간도 많지 않다 순수히 집중한 것은 하루 5~6시간 남짓이며, 주말은 쉬었다. 데드라인 효과를 좀 더 집중시켰다면 더 많은 책도 읽었을 것이다. 


5. 전략 

1) 몇년 전 체중이 너무 늘고 체력이 떨어진 것을 느끼고 운동을 하고자 맘 먹었다. 초기 목표는 약간의 체중 감소와 체력 증진이었다. 처음엔 집 주변에서 자전거를 조금 타다가 이내 지루함을 느끼고 이전에 몰두했던 달리기가 하고 싶어졌다.그러나 문제가 있었다. 과거 달리기를 중단했던 가장 큰 원인은 연속해서 조금만 달려도 무릎 인대가 아파왔기 때문이다. 다시 달리기를 시작하자 몇일 지나지 않아 아니나 다를까 통증이 왔다. 이전엔 포기하고 '나와 운동은 맞지 않아'라고 자기 합리화를 했을 것인데, 이번엔 너무도 화가 났다. 대체 무슨 문제로 무릎이 자꾸 아픈 걸까. 병원도 몇차례 찾아봤지만 아픈 부위만 치료할 뿐, 아픈 원인은 의사도 잘 알지 못했다. 그냥 달리기는 하지 마세요 라는 조언만 전달 받았다. 결국 내 스스로 해결할 수 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통증이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 몇가지 가설을 세웠다. 신발의 문제, 체중의 문제, 훈련량의 문제, 자세의 문제 등을 나열하고 하나씩 검증해나갔다. 결국 원인은 자세의 문제였다. 발꿈치로 바닥을 딛는 주법이 무릎에 충격을 주었고 이것이 무릎 인대 부상으로 이어진 것이다. 연습 끝에 발꿈치가 아닌 발바닥 전체로 바닥을 딛는 미드풋 주법으로 바꾸었고 달리기를 지속할 수 있었다.  


2) 다시 달리기를 하게 된 뒤로 조금씩 거리를 늘렸다. 그리고 속도를 당겼다. 1차 목표는 5km 25분 주파였다. 운동을 재개하고 도달하는데 2달 가량 걸렸다. 욕심이 나기 시작했다. 기록을 조금씩 당기자. 초기 기록은 빠르게 개선됐지만 머잖아 장벽이 나타났다. 23분 이내로 쉽게 줄어들지 않았다. 국내 출간 된 달리기 이론과 관련된 대부분의 책을 읽었다. 책으로 부족해 코치들을 대상으로 체육관광부에서 발간한 선수 육성을 위한 지침서까지 읽었다.  하나 씩 문제를 만나고 가설을 세우고 기존 이론에 도움을 받아 앞으로 나갔다.거리보다 속도에 욕심이 났다. 5km, 10km 대회에서 내 한계를 검증해보자는 목표를 새로 만들었다. '일산 최고속 프로젝트'란 유치한 이름도 붙였다. (그렇다 이니셜D다 ㅎㅎ)  훈련 일지를 썼다. 달린 곳, 거리, 시간, 속도, 컨디션, 특이사항을 훈련 후 메모했다.  빨리 달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계속 찾아보고 시도했으며, 효과가 없는 것은 과감히 버렸다. 꾸준함을 방해하는 원인이 게으름이란걸 알기에 허들이 될만한건 모두 지웠다. 운동복을 입고 잠들었으며, 일어나면 핸드폰 따위 보지 않고 집 밖으로 나섰다. 달리는 곳 또한 집 바로 앞에서 주변 도로로 삼았다. 집 주변에 코스를 개발하고 거리를 측정해서 마일스톤으로 삼았다. 내구성 관점에서 달리는 거리를 월간 100km에서 270km까지 늘리고 거기에 스피드 훈련을 덧댔다.현대 육상 훈련의 토대를 만든 에밀 자토백의 인터벌 훈련을 했다. 언덕 달리기도 했다. 300m 짜리 언덕을 찾아 10회 왕복부터 시작해 매주 2회씩 30회까지 늘려갔다. 초시계를 몸에 체득 시켰다. 1km 당 4분 30초라고 마음 먹고 시계를 보지 않고 달렸다. 초기 오차값은 20초가 났다. 단축 시켰다. 2~3초 이내로. 그렇게 몸에 km당 5분 30초 페이스, 5분 페이스, 4분 30초 페이스 등 여러개의 기어를 만들어 넣었다. 정확한 거리 측정을 위해 일주일에 한번 4시 반에 기상 해 일산종합운동장 트랙에서 달렸다. 그해 첫 10km 대회 기록은 55분이었다. 한달에 한번씩 마스터즈 대회에 나가 기록을 측정했다.  50분, 48분, 47분, 45분.. 달리기를 시작하고 1년 만에 44분에 도달했다. 10km 마스터즈 대회 기준 상위 3%에 드는 성적이다. 자, 나는 이렇게 체지방 29%의 경도 비만에 100미터 달리기도 헉헉 거렸던 몸에서 1년 만에 아마추어 대회 상위 3%에 드는 결과를 만들었다. 이건 내가 한 때 달리기를 미친듯이 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전략은 폼나고 멋진 무언가가 아니라 결과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꾸준함이다. 


6. 조직 

1) 조직의 자율성, 팀워크, 직원 우선주의 등 많은 기업들이 이런 문화의 형성이 생산성을 높여준다는 걸 알고 경영 현장에 도입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피상적인 접근에 그치고 형식적인 시늉으로 전락한다. 과잉된 근무 시간이 생산성을 떨어트린다는 결과로 많은 기업들이 패밀리 데이 같은 이름을 붙여 정시 퇴근을 권장한다. 퇴근을 종용하는 음악이 흘러나오고, 실내 조명을 강제 점등시키거나, 전기까지 차단한다. 그럼에도 불꺼진 사무실에서 모니터 불빛에 의지하며 처량하게 일하거나 노트북을 들고 전기가 들어오는 골방에서 야근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는 무척이나 아이러니하지만 빈번하게 발생하는 일이다. 


2) 피터 드러커는 문화는 아침식사로 전략을 먹는다 라는 말을 했다. 문화는 기업에게 그만큼 많은 영향을 끼친다.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말은 역설적으로 그만큼 뿌리가 깊다는 뜻이기도 하다. 기업 문화를 바꾸는 것은 전략의 실천보다 몇배는 어렵다. 또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때도 있다. 문화는 실천에 따른 성과가 아닌 습관과 환경의 영역에 있어서다. 그것도 직원 모두에게. 경영자부터 관리자까지 모두가 절실한 필요를 느끼고 최우선 순위로 할당하여 의식적으로 하나씩 바꾸어 나가지 않으면 기업 문화는 바뀔 수 없다. 대부분의 경우 경영자에게 이런걸 도입하면 생산성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라는 말에 승인하고 형식과 시늉에 그친다. 기존의 습관을 바꾸는 것은 습관을 형성하는 초기보다 몇배의 노력이 든다. 단순히 기업 헤드쿼터에서 자율적 문화와 제도를 만들겠다고 해서 짠하고 적용하면 되는 것이 아니다. 일선 직원들에게 점진적으로 환경을 변화시키고 성장의 동기를 부여하여 긍정적인 피드백이 이어진 이후에나 조직 문화는 변화할 수 있다. 절실함이 없다면, 그것을 최우선으로 두고 집요하게 과정의 오류를 바로잡아가며 개선해갈 수 없다면, 바꿀 수 없다.  



7. 미래 

우리는 복잡계를 살아가고 있기에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사실 상 불가능에 가깝다. 그럼에도 예측이 가능한 영역과 불가능한 영역이 있다. 거시적으로 큰 줄기는 단기적으로 쉽게 변하지 않는다. 향후 10년 후에도 우린 차나 지하철을 이용할 것이며, 지금 살고 있는 집과 비슷한 곳에서 살고 있을 것이다. 변화는 작은 곳에서 시작해서 큰 곳으로 영향을 넓혀간다. 인공지능은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바꿔나갈까? 과거 산업 시대 초기 자동 기계의 도입으로 실직에 처한 이들은 러다이트(기계파괴운동) 운동을 폈다. 사실 인공지능의 공포는 현 시대가 처음이 아니다. 60년대말 70년대 이미 한차례 겪었고 아무런 감흥없이 지나갔다. 그때는 인공지능에 대한 개념만이 있을 뿐, 기술의 발전이 충분치 못했기에 우리에게 아무련 영향을 주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하드웨어의 발전에 발맞춰 소프트웨어가 그만큼 기술개발을 거듭해 나아가면서 어느덧 가시적으로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다. 이미 GM에서는 세계 최초로 완전자율주행차를 19년에 대량 양산하겠다고 공표했다. 운전자가 없는 차가 다니는 모습을 도로에서 보는데까지 불과 1년여 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비단 자율주행차만일까,인공지능은 우리의 삶의 많은 부분을 바꾸어놓을 가능성이 크다. 스마트폰이 처음 도입되던 8~9년 전만해도 이게 우리의 삶을 이렇게나 송두리 체 바꿔놓을거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다. 인공지능 기술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어 기존의 일자리를 없애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것이라는 정도는 충분히 예상 가능한 미래 예측이다. 옥스포드 대학 연구팀이 700여개의 직업군을 분석해 실업 위험성을 평가했다는 자료는 작년부터 언론 등에서 널리 알려졌다. 그 자료의 정합 여부를 떠나, 단순 기술에 의지한 노동은 이미 AI가 아니더라도 미래가 없어 보인다. 중요한 것은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이 아니다.  


세계 1위의 핸드폰 제조업체인 노키아가 스마트폰 도입 후 몇년도 되지 않아 망할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아무도 없다. 노키아의 붕괴 이후 핀란드의 정부 지원으로 노키아의 R&D 센터에서 태동한 기업이 있다. 앵그리 버드로 유명한 로비오와 크래시오브 클랜의 슈퍼셀이다. 대학 졸업 후 노키아를 가는 것이 일반적인 목표였을 정도로 노키아 하나만 바라보던 인구 500여만명의 자그마한 나라에서 많은 것이 바뀌었다. 물론 노키아의 엔지니어가 아니 마케터나 영업자가 게임 개발자로 변화할 순 없다. 노키아가 있던 시기보다 지금 핀란드 사람들의 생활이 더 낫다고도 할 수 없다. 하지만 변화를 거부한다고 해서 다가오지 않는 것은 아니다. 불확실한 미래에 우리를 보호하는 것은 안정적인 직업이나 금전 같은 것도 아니다.  핵심은 항상 열린 자세로 배우고 공부하며, 창의적이고 유연한 마인드를 갖는 것이다. 변화 속에 기회가 있기 마련이다. 그 기회를 포착하기 전까지 현실에 최선을 다하며 인식의 범위를 넓히는 것이 미래를 대비하는 방법이 아닐까 한다. 

이번 책에서도 저자는 세세한 실천 조언을 하지 않는다. 일을 잘하는데 있어서 필요한 조건과 환경에 대해 언급한다.물고기를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를 잡는 원리를 상세히 설명한다. 550페이지라는 국내 자기계발 서적으론 보기 드문 볼륨을 알차게 채우기 위해 노력한 저자에게 박수를 보낸다. 
  

원문 출처: https://goo.gl/qx6mEp


* 과연 일은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고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또 우리는 그런 일에 대해 어떤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지, 일의 본질을 이해하고 더 나아가 제대로 그리고 즐겁게 일하고 싶은 분들에게 <일취월장>을 권합니다!

https://goo.gl/rtepq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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