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를 진학했던 것처럼 막연한 생각으로 어떻게든 졸업하면 뭐라도 될 것이라는 마음으로 대학원에 간다면 여러분을 기다리는 미래는 매우 암울할 것이다."
<일취월장>을 구상하면서 꼭 써야겠다고 결심했던 글이 "대학원에 가야 하나요?"이다. 내가 예전에 "어떻게 대학원 생활을 할 것인가?" 강연을 열었을 때, 사람의 관심은 놀랍게도 어떤 강연보다 훨씬 뜨거웠다. 사실 대학원에 대한 관심의 능동적으로 많다기보다는 무엇인가 구조적으로 잘못되어 있기 때문에 “해결책”을 얻기 위해서 사람들은 내 강연의 문을 두드렸다.
우리나라에서 생각보다 관심의 사각지대가 바로 ‘대학원’이다. 기형적으로 대학교 숫자가 많다 보니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을 못한 친구들은 더 “유명한” 대학교로 대학원을 진학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또, 이리저리 휩쓸려서 어떻게 취직해서 회사 다니다 보니 “진짜 이건 아니다.” 싶어서 찾은 (잘못된) 탈출구가 바로 대학원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대학원을 졸업하면 받은 것은 학위이지 “면허”가 아니다. 어떤 권리도 보장받지 못한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왜 대학원에 가야 하는지 모르고 진학해서 시간도 돈도 모두 낭비한다.
회사에서 근무처가 개발실이다 보니 석사 졸업생 입사자가 상당히 많았다. 그런데 생각보다 논문도 제대로 못쓰고, 문헌조사도 못하는 것을 보고 도대체 대학원 생활을 하면서 무엇을 얻은 것인지 정말 궁금했다. 생각보다 이런 친구가 많았고, 대학원 관련 강의를 다니면서 얼마나 잘못된 선택을 많이 하고 잘못된 방법으로 공부하고 있는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실상은 생각보다 훨씬 심각했다. 그렇다면 누가 대학원에 가야 하는가? <일취월장>의 내용을 조금 살펴보자.
“대학원은 어떤 곳이고 누가 대학원에 가야 하는가? 단도직입적으로 학문을 깊게 공부하고 싶은 사람은 대학원에 가는 것이 맞다. 여기서 ‘깊게’ 공부한다는 것에 대해 정의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많은 양의 지식을 습득하거나 이미 연구된 영역을 더 이해‘만’ 하고 싶은 경우는 대학원 진학 기준으로 봤을 때 깊게 공부한다고 말할 수 없다. 완벽히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대학원은 단순히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니라 연구를 집중적으로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일취월장, p203>
대부분 하는 착각이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 대학원에 가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정말 큰 오해다. 그건 마치가 달리기 잘하는 사람이면 무조건 축구를 잘한다는 이야기와 똑같다. 당연히 달리기가 빠르면 축구를 하는데 유리하겠지만 그것이 본질은 절대 아니다. 그럼 어떤 자질이 대학원에서 가장 요구가 많이 되는가?
“여기서 다시 아주 현실적으로 대학원 진학에 적합한 자질이 무엇인지 말해 야 한다면 주저하지 않고 ‘호기심’이라고 답하겠다. 어느 정도 학문적 기초 체력이 뒷받침된 상황에서 호기심이라는 동력으로 깊게 파고들면서 새로운 영역을 발견하고 그것을 분석하고 연구하여 새로운 지식을 탄생시키는 곳이 바로 대학원이다. 그렇다면 대학원에 절대 가지 말아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 다음의 두 가지 목적으로 대학원에 진학하는 사람은 여러모로 힘들 가능성이 높다.” <일취월장, p203>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없으면 진짜 대학원은 답이 없는 곳이다. 그런데 나는 대학원을 진학할 때 호기심이 있어서 진학한다는 이야기는 거의 들어보지 못했다. 그리고 대학원 생활이 즐겁다는 이야기도 별로 들어보지 못했다. 실제로 내가 아끼는 멘티 중에 하나는 원래 한국에서 석사를 하다가 지도교수와 문제 때문에 박사과정 진학을 포기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이 친구는 놀랍게도 그 누구보다 연구를 좋아했다. 호기심이 넘치다 못해 범람을 했다. 나는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격려했고 이 친구는 현재 국내에서 석사를 받은 후 현재 MIT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있다. 한국에 들어오면 인사를 하로 오는데 정말 얼굴에 웃음 꽃이 펴있는 모습을 보면 너무 뿌듯하다.
이 밖에도 <일취월장>에는 거의 10쪽에 걸쳐서 석사와 박사의 차이 그리고 대학원 고려하는 직장인에 대한 조언을 열심히 적었다. 3월 정도에는 <일취월장>을 다 읽은 친구들을 대상으로 거의 2년 만에 논문 쓰기부터 대학원 생활까지 졸업 후 진로까지 포괄적으로 이야기하는 오프라인 무료 강연을 진행할 계획이다. (대학원에서 연구를 한다면 사실 공부보다는 일에 가깝기 때문에 정말 모든 대학원생 친구들은 <일취월장>을 꼭 읽었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너무 바쁘면 “대학원에 가야 하나요?”와 “입사 후 숨이 막히는 신입사원에게” 칼럼 그리고 연구에 정말 도움이 되는 4장 “혁신”편은 꼭 읽어보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열심히 연구하고 있는 혹은 대학원 생활을 꿈꾸는 모든 친구를 응원하면 스페셜 칼럼의 마지막 단락을 인용하면서 글을 마친다.
“대학교를 진학했던 것처럼 막연한 생각으로 어떻게든 졸업하면 뭐라도 될 것이라는 마음으로 대학원에 간다면 기다리는 미래는 매우 암울할 것이다. 반대로 열심히 그리고 제대로 연구와 공부를 한다면 생각보다 실력을 많이 쌓고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곳이 대학원이다.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한 끝에 결국 대학원 진학을 결정했다면 개인적으로는 세상을 좀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는 내공이 쌓이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동시에 사회적으로는 훌륭한 연구 결과가 나와서 본인과 사회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일취월장, p209>
* 과연 일은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고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또 우리는 그런 일에 대해 어떤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지, 일의 본질을 이해하고 더 나아가 제대로 그리고 즐겁게 일하고 싶은 분들에게 <일취월장>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