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주변의 지치지 않는 많은 성공한 사람들
나는 대한민국 작사가이다. 그리고 작사가와 작가 지망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기도 하다. 작가라는 직업때문에 일반인들보다는 많은 양의 책을 읽는 나는 작년 가을 쯤, 완벽한 공부법이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고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읽어볼 것을 권했었다. 왜냐하면 일반 공부뿐만 아니라 글쓰기 역시 공부가 필요하고 그 맥락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완벽한 공부법 만큼 그 내용을 잘 설명하고 예시를 들어놓은 책이 없었기에 추천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얼마 전, 이번에는 일을 잘하기 위한 8가지 원리, 일취월장이라는 책이 나왔다. 아무래도 나는 지망생들을 가르치는 입장이다 보니 유난히 더 이입이 되어 책을 읽게 되었던 것 같다. 내가 일하며 경험하고 깨달았던 것들을 정리하지 못하고 감으로만 알고 있었다면 이 책은 그것들을 분석하고 데이터화하고 모두가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글로 아주 잘 풀어놓았다.
첫번째 챕터는 <운>인데, 나는 정말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가요계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이 부분이 첫 챕터라는 것에 무릎을 탁! 칠 수 밖에 없었다. 사람이 성공하는데는 재능, 열정, 기지, 인내, 희생 이 다섯가지가 꼭 필요하다. 그런데 성공은 운에 달려있다. 그렇기에 그 어떤것도 확실한 것이 없다는 대전제를 받아들여야 하고, 나의 직업이 전문성이 강할 수록 운이 작용하는 힘이 작은지 아니면 전문성이 없어도 운이 이길 수 있는지의 영향력을 알아야 한다. 또한 최악을 대비하는 습관도 길러야 한다.
[작가의 말] <일취월장>에서는 운과 동행하는 3가지 태도에 대해서 말합니다. "1. 불확실성 수용력을 갖춰라. 2. 운의 영향력을 측정하라. 3. 최악의 대비하는 습관을 기르자" 입니다. 하나하나가 정말 중요하기 때문에 정말 이 부분은 책을 꼭 곱씹어 봐야 할 부분입니다. 특히 서평을 써주신 마플라이 작사가님이 있는 음원 시장은 운의 영향력이 매운 큰 곳입니다. 그래서 많은 창작들이 한 곡 한 곡 자신의 영혼을 넣어 목숨걸고 만들면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잘못된 전략이다. 최대한 다작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영혼을 탈탈 쏟아 넣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합니다. 그러면 기량이 필요가 없냐? 아닙니다. 실력은 기본기입니다. 절대 단기간에 누적되는 것이 아닙니다. 기량 향상을 위햐 언제나 끊임없이 의식적 노력을 해야 합니다. 놀랍게도 서평 뒷부분에 가면 마플라이 작가사님은 그렇게 실천을 하고 계셨습니다. 괜히 최고가 되는 게 아니라고 다시 한 번 느낍니다.
작사는 이 부분이 굉장이 많이 작용하는 영역이다. 내가 아무리 멜로디에 잘 붙고 스토리가 좋은 가사를 써도, 두 번째로는 좋은 가수가 그 곡을 불러줘야 하고, 세번째는 대중들이 그 곡을 좋아해 주어야 한다. 사회현상과도 맞아 떨어져야 하고, 계절의 영향을 받기도 한다. 이것 모두가 운이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중이 원하지 않으면 그 곡은 가차없이 버려지고 만다. 그러나 작사 역시 전문분야이기 때문에 자신의 실력이 어느 정도 올라가야 그 외에 것들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다. 또한 나는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서 항상 마감 하루전에 작업을 한다. 혹시라도 데드라인 당일은 어떤 변수로 인해 내가 마감을 지키지 못할 상황이 올 수도 있으니 미리 작업을 하고 변수를 줄이는 것이다. 성공에는 운도 중요하지만 실력과 꾸준함, 성실함을 가지고 계속 시도하는 사람이 더 많은 기회에 노출되고 운도 작용한다. (나 역시 그랬다.)
두번째 챕터는 <사고> 챕터이다. 내가 가르쳐본 학생들을 예로 들어본다. 어떤 분야에 대해 새롭게 배우고 익히는 데는 최소한의 노력해야 하는 시간이 분명 필요하다. 그리고 자신이 무엇이 장점이고 단점인지 빨리 파악하는 사람일수록 빠르게 실력이 향상된다. 왜냐하면 무엇을 못하는지 알아야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수 있다. 나도 아직까지 손으로 다이어리를 쓴다. 오늘의 해야 할일을 적고, 매주 해야 할 일을 적으며 몇 권의 책을 읽고 영화를 봤는지까지 세세하게 기록한다. 그래야 이번주에 어떤 것을 하지 못했고 잘했는지 반성하고 재적립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아무생각 없이 눈앞에 주어진 일만 하느라 급급하게 하루하루를 보내면 결국 그 자리에 머무를 수 밖에 없게 된다. 결국 빠르게 성장하는 사람은 어떤 사고를 가지고 삶을 사느냐에 달려있다.
또한 이 챕터에서 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점은 맥락적사고와 시스템적 사고였다. 작사는 많은 사람과 함께 협업을 하는 작업이기때문에 언제, 어디서, 어떻게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른다. 그만큼 변수가 많은 작업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유연한 생각과 한 사람의 말만 듣지 않고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이 필요하다.(팬들의 의견과 제작자의 의견은 많이 다를 때가 있는데 그 중심에서 균형을 맞추고 공통니즈를 파악하는 것도 작사가의 일이다.) 또 전체를 보는 안목 역시 매우 중요하다. 작사가는 협업을 하기 때문에 가수, 작곡가, 엔지니어, 기획사직원, 편곡자등 여러 사람과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 때가 있는데 하나의 앨범이 나오기까지 그 안에서 나는 어떤 역할을 하고 그들은 어떤 역할을 하며, 어떤 생각을 하고, 한 사람 한 사람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엮어서 일이 돌아가는 잘 파악하지 않으면 일을 하기 힘들다. 전체를 보고, 그 안을 바라보며 제대로 된 이해가 있어야 고집을 부리거나 침체 되지 않고 서로의 이해관계 안에서 편안하게 일을 할 수 있다.
세번째는 선택이다. 어떤 선택을 해야 할 때, 우리는 체크리스트를 가지고 있는지, 어떤 검증을 거쳤는지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 작사를 하고 앨범을 내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대중의 니즈를 파악하려면 앨범을 내려는 아티스트를 통해 많은 검증을 거친 후에 컨셉을 잡고 앨범을 기획하는 것처럼 기준이 될만한 체크리스트가 꼭 있어야 한다. (업계에서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신문기사, 갤등을 통해 다양하게 수집하고 정보를 데이터화 한다.) 그것들을 가지고 엄격하게 선택했을 때의 결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또한 무슨 일이든 선택할 때에는 경쟁자를 생각해야 하는데, 나는 작사를 의뢰 받을 때 가장 먼저 하는 생각이 있다. 수 많은 작사가가 같은 곡을 작사할텐데 그들이 생각하지 않을만한 소재는 어떤 것이 있을까? 그리고 아티스트가 지금까지 부르지 않았지만 부르면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이야기는 어떤 것이 있을까? 라는 것이다. 100명의 작사가가 한곡의 노래를 작사했을 때, 모두가 사랑을 주제로 이야기를 썼다고 하자. 그런데 나 혼자 자전적 가사를 썼다면 (물론 실력적으로 내용면으로 다 좋아야한다) 당연히 기획사는 내 가사를 채택할 것이다.
네번째는 혁신이다. 이 책에서 혁신은 다양성과 연결되며, 질보다 양이라고 했다. 너무 맞는 말이라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소위 작가라고 하면 사람들은 하루 종일 앉아서 책을 읽고 글만 쓴다고 생각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작가는 사람을 포함한 더 많은 것들에 관심을 두어야 하고, 그것들을 다 품어낼 수 있을 때 더 좋은 작품이 나온다. 정말 생각치도 못한 곳에서 아이디어를 얻거나 협업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또 최대한 많은 작업을 해보아야 그것이 성공인지 실패인지 검증하고 감을 찾을 수 있다. 한 두번 해보고 나는 안되나봐 라고 실망하고 좌절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그런 마음이면 세상에 그 어떤 일도 제대로 할 수 없다. 많이 실패해보고 왜 실패했는지 집요하고 추궁하고 이유를 알아냈을 때야 말로 비로소 내가 성장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나는 작사가가 되기 위해 준비했던 시간보다 운이 좋아서 빠른 데뷔를 했다. 그것도 소녀시대의 <낭만길>이라는 곡으로 데뷔를 했고, 이곡은 티저에도 나오게 되면서 사람들의 반응을 얻었다. 그 순간에는 정말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기쁘고 앞으로도 승승장구 할 것만 같았다. 그러나 내 실력은 거기까지 였다. 그 이후로 1년 6개월이라는 시간동안 곡이 아예 나오지 않지는 않았지만 그렇다할만한 작품 없이 매일 매일을 수없이 가사가 채택되지 않고 좌절하는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나는 이 시간들을 의미있게 보내보기로 했다. 어차피 준비했던 시간보다 빨리 데뷔했으니 작사를 할 때는 최선을 다해서 하고 (심지어 한 곡에 두 세개의 다른 가사를 보낸 적도 많았다.), 죽어도 마감 날짜를 지키기로 스스로 약속했다. 그리고 그 곡이 채택되지 않고 다른 작사가의 가사로 나오면 그 가사와 멜로리를 계속해서 분석하는 것이었다. 내가 쓴 것과는 어떻게 다른지, 왜 이 가사가 채택되었는지 말이다. 그렇게 1년 6개월이라는 시간을 보내고 나는 실력면에서도 향상되고 성실함을 인정 받아 다시 좋은 곡을 만나 비상하기 시작했다. 혁신은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다름을 받아들이며 실패를 분석할 때 일어날 수 있다.
전략, 조직, 미래의 챕터 역시 주옥 같은 메시지가 많았지만 나는 마지막 챕터 <성장>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 사람에게 성장은 매우 중요하다. 나의 꿈은 매일 매일 1cm라도 더 성장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또한 어떤 분야에서 실력이 있고 인정받는다고 해도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 그래서 사람은 끊임없이 학습해야 하고 경험해야 한다. 나 역시 아직까지도 스승님의 지도아래 필요한 책을 읽으며 정리하고 공부하고 있고, 글쓰기 역시 계속해서 필사를 하기도 하고, 스승님의 피드백을 받으며 더 나은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 주변에 많은 작곡가, 작사가, 작가들을 보면 그들 역시 끊임 없이 배우고, 책을 읽고, 자신의 재능을 발전시키는 데 어떻게든 시간을 쏟는다.
지금 생각해보니 내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하고 큰 이유는 어쨌거나 그 시기에는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했기 때문이다. 나의 생각에 지금 이것이 아닌 것 같고 왜 이런 것을 시키나, 왜 이걸 읽으라고 하나, 왜 다른 걸 쓰라고하나 의문이 많이 들어도 일단은 앞서 간 선생님이 시키는대로 죽이되든 밥이되든 하나씩 해 나갔다. 정말 스쳐지나가는 말 한 마디도 흘려 보내지 않으려 애썼다. 그런 시간들을 차곡차곡 쌓아 시간을 보내고 나니 선생님께서 말했던, 내가 꿈꿨던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당시에는 이해되지 않는 것들을 왜 시켰는지 돌아보니 이해가 되는 것들이 많았다. 앞서 가본 사람이 하는 이야기는 그 자리에 가보지 않고서는 절대 100%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성장은 스승과 제자 사이의 믿음도 중요하며, 미리 그 자리에 가본 사람, 멀리 볼 줄 아는 사람과 함께 해야 시너지가 일어난다.
이 책을 읽으며 차분하게 주변을 둘러보니 내 주변의 지치지 않는 많은 성공한 사람들은 자신 만의 목표의식이 있고, 주변이 정한 한계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타고난 낙천주의자로 어떤 환경이 와도 그것들을 묵묵히 이겨내고 해야 할 일을 꾸준히 하면서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이었다. 나 역시도 사람들 모두가 작사가로 먹고 살기 힘들거라고 말하고, 어린 나이에 사회경험을 더 해보고 작가라는 직업을 택하라고 했지만 내 한계는 내가 그 길을 걸어본 후에 정하겠다는 말을 했었다. 그리고 수 많은 바람이 불어도 어떻게든 그 자리를 지켜내는 연습을 했다. 물론 나는 지금 내가 있는 자리가 너무 벅차도록 감사하기때문에 한 사람에게라도 더 좋은 영향력과 도움을 줄 수 있는 삶을 살고 싶고 그렇게 되기 위해 아직도 노력하고 있다.
누구나 똑같이 해서 일을 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확한 방법을 알고 그것을 꾸준히 실천했을 때, 그 사람에게 기회는 더 많이 온다. 이 책에 일을 잘 할 수 있는,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 성장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이 압축되어 있다. 일도 잘하고, 나의 삶도 멋지고 건강하게 살아내고 싶은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작가의 말]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귀한 서평을 써주신 마플라이 작가님하고 인터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서 창작을 통해 비즈니스를 하려는 많은 분들께 <일취월장>의 이론을 바탕으로 한국 사례를 설명해드리면서 여러분에게 또 다른 영감과 통찰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좋은 글을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원글 출처: https://goo.gl/CWtisA
* 과연 일은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고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또 우리는 그런 일에 대해 어떤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지, 일의 본질을 이해하고 더 나아가 제대로 그리고 즐겁게 일하고 싶은 분들에게 <일취월장>을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