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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박사 Dec 21. 2017

직장인 76% 복지제도 좋으면 연봉 낮아도 이직하겠다.

최근 잡코리아에서 직장인과 취준생 50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76%가 복지제도가 좋다면 연봉이 낮더라도 이직하거나 취업할 의향이 있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정말 놀랍게도 가장 필요한 복지제도로 “자유로운 연월차 사용”을 뽑았다. 


복지 = 자유로운 연월차 사용?????????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당연히 자유롭게 사용해야 할 연월차가 가장 필요한 복지로 꼽히고 있고, 직장인의 4명 중 3명은 연월차만 자유롭게 쓰게 해주면 연봉이 낮아도 이직을 하겠다고 한다. 그렇다면 간단하지 않는가? 의사결정권자가 연월차를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보장해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많은 중소기업 사장들은 언제나 하소연을 한다. 인재가 자신들의 회사로 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러면 나는 반대로 질문하고 싶다. 


“인재가 일할 준비가 되어 있는 회사인가?”


나는 현재 작은 두 조직의 의사결정권자이다. 우리 회사는 대기업만큼 연봉은 주지 못하지만 직원 모두가 인재다. 점점 채용공고가 하기 두려워질 정도로 인재가 많이 몰리고 있다. 우리는 채용공고를 한 적이 없지만 나는 한 달에 10건 이상의 채용 문의를 받는다. 그 중에는 엄청난 경력자들도 있고 또 소위 말하는 명문대를 졸업한 친구도 많이 있다. 왜? 우리 회사에는 이렇게 인재가 몰려들까? 답은 설문조사에 있다. 좋은 조직문화 때문이다. 


나는 SNS에 우리 회사 이야기를 자주 올린다. 물론 그 이야기를 우리 직원들도 매의 눈으로 살펴보고 있다. 사실 내 관점하고 직원들이 관점이 일치하지 않는 부분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가끔 직원분들의 개인 타임라인에 올라오는 회사 이야기를 조심스레 읽어보면 다행이 아직까지는 나도 우리 회사식구도 서로를 믿고 일을 통해 성장하고 있는 것 같다. (얼른 연봉만 업계 대기업 수준까지 올려드리고 싶다.ㅜㅜ 빠른 시일 안에 해낼 것이다!) 이렇게 회사 이야기가 바이럴이 많이 되면서 정말 수많은 인재들이 우리 체인지 그라운드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정말 함께 하고 싶은 분들이 많지만 회사 역량상 그렇지 못하는 점이 아쉽고 죄송할 뿐이다. 


그렇다면 일반기업에 있는 사람들은 “그건 스타트업이라서 가능한 거야!” 이런 반응을 보일 수 있다. 정말 그럴까? 나는 삼성에서 과장으로 3년간 근무했다. 나는 항상 새로운 부사수들과 만나면 간식을 먹으면서 진지하게 그들에게 원하는 것을 물었다. “고과 or 자유” 고과를 원하면 안타깝게도 일도 잘하고 열심히 해야 하지만 또 보여주기도 필요하다. 그룹장이나 파트장은 과장급까지는 무엇을 하는지 어느 정도 파악을 하지만 사원, 대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 속사정을 정확히 알기는 구조적으로 어려워서 당연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필을 해야 한다. 반면에 높은 자유도를 원하면 주어진 일만 잘하면 휴가건 퇴근이건 본인 마음대로 하게 해줬다. 퇴근하는데 나보다 높은 직급인 부장님이 혹시라도 태클을 건다면 내가 가라고 했다고 하고 나한테 다 떠 넘기라고 했다. (비합리적인 부장이면 어떻게든 투쟁을 해서 이겨냈겠지만) 다행이 당시 우리 파트장은 매우 합리적인 분이어서 일만 똑부러지게 잘하면 내가 하는 결정에 딱히 태클을 걸지 않았다. (맞다. 은근히 자랑이 섞여있다. 나는 일을 참 잘했다.) 


지금 체인지 그라운드도 내가 삼성에 일했을 때도 또 대학원에서 연구를 할 때도 일 잘하는 친구들의 공통점이 있다. 사실 사람에 공통점이라기보다는 환경에 있다. 얼마나 자신이 하는 일에 자율성이 확보 되었는지가 중요했다. 열심히 할 때 하고 쉴 때는 똑 푹 잘 쉬었다. 내가 일했던 곳 중에 가장 보수적이었던 삼성에서 조차도 일만 제대로 하면 퇴근 시간에 집에 갈 수 있으니깐 내 부사수들은 그 누구보다도 업무시간에 밀도 있게 일했었다. (심지어 자율 출근제에 탄력근무제까지 합쳐져서 금요일 같은 경우는 5시 전에 퇴근 하는 경우가 정말 많았다.) 


직원에게 자율성을 보장하는 것은 단순히 직원 개인의 안위를 위해서라기보다는 궁극적으로 회사를 위해서 훨씬 중요하다. 또 업무에서만의 자율성이 아니라 자기가 힘들고 지쳤을 때 언제든지 쉴 수 있게 해주는 것이 회사 퍼포먼스 차원에서 정말 중요하다. 우리는 <일취월장>을 통해 열심히 일했으면 왜 제대로 쉬어야 하는지 설명했다. (정말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일취월장>의 “조직”편을 반드시 읽어야 한다. 그렇게 모두가 어떻게 일해야 조직이 최고의 성과를 내는지 그 원리를 알아야 한다. 개인의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가 아닌 수많은 사회과학 실험들이 무엇을 주장하는지 꼭 알아야 한다. 그냥 무작정 열심히만 산다면 우리의 미래는 그렇게 밝을 수 없다. 이제는 바꿔야 한다.) 


“휴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일을 너무 많이 하면 부정적인 결과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커진다. 병원 인턴들을 대상을 한 연구에 의하면, 장시간 교대 근무하는 인턴들은 짧은 시간 근무하는 인턴들에 비해 치명적인 실수를 할 확률이 36퍼센트나 더 높은 것으로 나왔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근무 시간을 주당 10시간 더 늘리면 단기적으로 기업이 이익을 보는 것은 사실이지만, 2주일만 지나면 생산성은 급격히 떨어진다는 것이 밝혀졌다. NASA의 1998년 12월 우주선 추락 사태의 근본적 원인 중의 하나가 직원들의 과로였다. 긴장감이 계속되는 가운데 휴식 없이 일을 너무 많이 한 탓에 어처구니없는 실수들을 저질렀던 것이다. 이 우주선에 들인 예산만 1억 2,500만 달러였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레슬리 펄로와 제시카 포터 교수가 컨설팅 회사의 직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실험을 했다. 첫 번째 그룹은 휴가를 일절 쓰지 않고 회사와 24시간 연결된 상태에서 주당 50시간 일했다. 두 번째 그룹은 휴가를 남김없이 쓰고 휴가 및 퇴근 시간에는 회사와 완전히 연락이 단절된 상태에서 주당 40시간을 일했다. 직장에 대한 만족도, 팀원 간의 커뮤니케이션, 업무 효율 및 생산성, 새로운 기술 학습 비율 등 모든 영역에서 두 번째 그룹이 첫 번째 그룹을 압도했다.” <일취월장, p405>


어떠한가? 아직도 닥치고 열심히를 주장할 수 있겠는가? 여러 사회과학실험이 제대로 일하고 제대로 쉬는 것이 최고의 회사 운영방침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실정은 당연히 이뤄져야 될 자유로운 연월차 사용조차 누군가의 눈치를 봐야 하고 또 심지어 다 쓰지도 못한다는 말도 안 되는 현실이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다. 


정말 우리 자신을 위해서 또 우리의 아이들을 위해서 이 잘못된 조직문화는 뿌리를 뽑아야 한다. 나와 고작가님이 <일취월장>을 쓰면서 최종적으로 원했던 부분은 합리적인 조직문화가 대한민국에 전파되는 것이다. 사실 우리 책이 일이 주제이다 보니 당연히 다른 책들보다 주제 측면에서 매력도가 떨어진다. 그래도 누군가는 말해야 하고 누군가는 단단한 근거를 뒷받침으로 올바른 주장을 해야 한다. 정말 바뀌고 싶다면 모두가 제대로 알고 공부해야 한다. 우리는 책만 쓰고 절대 끝내지 않을 것이다. 최대한 많은 분들이 책을 읽도록 도울 것이고 그 문화가 확산되어 궁극적으로는 모든 의사결정권자는 반드시 <일취월장>을 읽게 할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가 대한민국에는 뭐가 있냐라고 물으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응, 우리는 전세계에서 가장 좋은 조직문화 or 일하기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어!”라고 대답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다. 모두 함께 파이팅! 


함께 보면 좋은 영상!

https://youtu.be/6YD_RaLzU5w

* 과연 일은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고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또 우리는 그런 일에 대해 어떤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지, 일의 본질을 이해하고 더 나아가 제대로 그리고 즐겁게 일하고 싶은 분들에게 <일취월장>을 권합니다!

https://goo.gl/rtepq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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