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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박사 Dec 21. 2017

결국 졸업할 때 학점은 4.03 이었다

16년 전 나는 몇 차인지는 정확이 기억이 나지 않지만 거의 최종 추가로 2월 달에 합격 통보를 받고 대학에 입학했다. OT 가기 몇 일전에 연락 받았으니깐 내가 사실상 마지막 합격자였던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졸업할 때 4.5점 만점에 4.03이라는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어떻게 나는 (상당히) 좋은 성적으로 졸업을 할 수 있었을까? 최근에 시험 기간이라서 그런지 공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아서 다른 친구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한 글자 적어본다.


전작 <완벽한 공부법>에 이미 내가 학부와 박사과정과 기업에서 깨달은 공부에 대한 철학을 고작가님이 공부한 이론적 배경과 잘 융합하여 집필하였다면 이번 <일취월장>은 공부 관점에서는 공부의 대한 태도를 설명했다고 표현하면 좋을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공부는 큰 범주에서 일에 포함된다. 그래서 어떻게 일이라는 유기체가 작동되는지 이해한다면 나중에 학습한 지식이 적용될 큰 그림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공부할 때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맥락에서 이 글에서는 일의 원리 설명하는 <일취월장>의 최고 챕터 중에 하나인 “사고(思考)편”을 중심으로 내가 어떻게 높은 학점을 받을 수 있었는지 이야기를 풀어나가겠다.


<일취월장> “사고(思考)편”에서는 ‘반성적 사고, 통계적 사고, 맥락적 사고, 시스템적 사고, 재무적 사고’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먼저 특이하게 재무적 사고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1. 재무적 사고


내가 대학교를 다닐 때는 등록금이 300만원 근처였던 걸로 생각한다. 나는 입학 당시 다른 평범한 학생들보다도 집안 형편이 훨씬 좋지 않아서 딱히 집에서 용돈을 받지는 못했다. 그래서 나는 입학을 하기 전부터 과외와 아르바이트를 동시에 시작했다. 알바와 과외를 동시에 해서 어느 정도 소득이 생기자 딱히 먹는 것에 외에는 돈을 쓰지 않아서 사실 생활은 크게 어렵지 않았다. 그런데 알바 하는 시간이랑 왔다 갔다 이동시간까지 들어가다 보니 공부할 시간이 많이 부족했다. 우리 학번부터 공학계열로 신입생을 뽑다 보니 인기 있는 학과에 지원하기 위해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친구들이 공부를 열심히 했다. 까딱하다가는 내가 원하는 과에 지원을 못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과감한 선택을 했다. 알바를 포기하고 장학금을 받기도 결심한 것이다. 당시에 상위 몇% 안에 들으면 등록금의 70%를 면제해주는 성적 장학금을 줬었다. 따져보니 내가 알바로 받는 돈보다 만약에 그 시간에 공부해서 장학금을 탄다면 금전적으로도 이익이고 성적도 높게 받을 수 있으니 여러모로 혜택이 크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최소 생활비를 벌기 위해 학교 근처에서 할 수 있는 과외 하나만 남겨두고 알바를 그만뒀다. 그리고 정말 공부를 열심히 했다. 그리고 나는 학교를 다니면 실제로 6번의 장학금을 받았다. 나는 운이 좋게 당시에 올바른 재무적 사고를 할 수 있어서 경제적 이득과 학점 모두를 잡을 수 있었다.


2. 시스템적 사고


내가 높은 학점을 받을 수 있었던 핵심 전략 중에는 돌이켜보니 전체를 생각하는 “시스템적 사고”가 있었다. 나는 어떤 교수님에게 회로이론1,2 반도체 공학 이렇게 세 과목을 들었다. 표면적 이유는 이 교수님이 잘 가르쳐주시던 점도 있지만, 가장 결정적 이유는 이 교수님은 학점 평가를 중간 기말고사가 아닌 퀴즈 5번 이상(그것도 랜덤으로)을 통해 하셨기 때문이다. 랜덤으로 퀴즈를 다섯 번 이상이나 보니 너무 “빡세서” 이 수업을 싫어하는 학생이 많았지만, 내 생각에는 한 번 시험을 망쳐도 다른 5번의 시험에서 만회하면 되기 때문에 훨씬 리스크 관리 면에서 뛰어나다고 생각해서 나는 무조건 이 교수님 수업은 다 들었다. <완공>에서 설명했지만 시험만큼 우리가 배운 것을 장기기억으로 만드는데 좋은 방법은 없다. 자주 시험을 보니 수업을 듣고 남는 것도 많았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내가 그렸던 큰 그림(?)이 제대로 맞아 들어갔다. 나는 앞의 6번의 시험에서 이미 성적을 다 잘 받아서 마지막 시험을 빵점을 받아도 총점으로 5등 안에 들 수가 있었던 것이다. (기말고사 때도 퀴즈를 봤지만 그것도 다른 퀴즈랑 배점은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기말고사 때 그 과목보다는 다른 과목에 집중할 수 있어서 다른 과목 시험도 더 잘 볼 수 있었다.


3. 맥락적 사고


나는 3학년 2학기와 4학년 1학기에 교환학생을 갔다. 공부도 겨우겨우 해냈는데 영어로 수업을 듣고 시험도 봐야 한다고 생각하니 막상 가기로 결심했지만,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었다. 가는 걸 포기하려고 몇 번을 고민했었다. 결국에는 상황에 맞게 계획을 세웠다. 우선 가기 전 한 학기 남는 시간은 미국 가서 들을 과목을 틈틈이 첨강을 했고, 또 미국에 가서는 당연히 일반 글에 대한 읽고 쓰기가 많은 교양수업은 단 한과목도 신청하지 않고 11과목을 다 전공 수업으로 들었다…. 또 한국에서는 실험 과목을 기피했었는데 가서는 영어가 아닌 소위 말하는 “노가다”가 더 많이 필요한 과목 위주로 골라 들었다. 그렇게 살아남기 위해 전략을 세웠지만 학문적 관점으로도 나중에 나에게 크게 도움이 되었다. 특히 나는 그 학교 학생이 졸업을 하기 위해 들어야 하는 Senior Design 수업이라는 실험 과목을 신청했었는데.... 알고 보니 졸업 작품을 만드는 수업이었다...(엄청 빡셌다....)아무튼 나는 실험실에 틈만 나면 가서 공부와 실습을 했고 결과적으로 1등을 하여 미쿡 고3앞에서 데모도 직접했다… 그리고 나는 11과목 중에서 10과목을 A를 받고 한 과목은 Pass를 받아서 우리 나라 우등상 같은 개념인 Dean’s list에 이름도 올렸다.  


4. 통계적 사고


통계적 사고는 학점을 잘 받기 위한 전략은 아니었고 좀 더 공부를 하기 위한 전략으로 사용했다. 나는 학부를 마치고 대학원에 진학하기로 결심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높은 학점이 필요했다. 이미 나는 4학년 1학기 때 평균 학점을 4.1을 넘긴 상태여서 또 전공 평균은 4.3정도 되어서 사실 학점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앞에서 이야기 했지만 나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서 장학금을 받으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했고 또 학점을 비교적 잘 주는 교수님의 과목도 좀 더 선호해서 듣다 보니 공부가 제대로 안된 부분도 많았다. 그래서 마지막 학기는 학점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시간으로 정했다. 이미 전공 필수 학점은 다 채웠지만 전공수업도 더 듣고 평소에 듣고 싶었던 교양과목도 신청했다. 대학원 당시 유학 관련 영어관련 시험 준비도 해서 시간이 없었지만 아무리 학점을 못 받아도 어느 정도만 유지하면 최종학점은 4점 정도로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도 마지막 학기 학점이 잘나와도 장학금을 다음 학기 등록금 면제도 아니기 때문에 학점보다는 내실을 강화하는데 집중했었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 알찬 학기를 보낼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내 최종학점은 4.03이 되었다. (살짝 위험했다….)


5. 반성적 사고


내가 정말 좋아하던 교수님이 한 분 계셨다. 이 분이 마지막 수업시간에 했던 이야기가 나는 아직도 기억에 난다. “여러분. 인생 성공하고 싶나요? 그러면 여러분에게는 8번 아니 이제는 6번 기회가 남았습니다. 바로 방학을 잘 보내는 것입니다. 무엇을 하던지 괜찮습니다. 제발 빈둥거리지 말고 주도적으로 알차게 생활하세요. 그게 여러분의 인생을 바꿀 것입니다. 또 가능하다면 한 달 정도는 이 번 학기에 배운 것을 복습하세요.” 이런 식으로 말씀하셨다.


그리고 나는 방학 때 진짜로 한 달은 아니지만 내가 들었던 전공 두 과목 정도는 반성 즉 되돌아 보는 마음으로 실제로 복습을 도서관에서 했다. 학기 중에는 교과서를 제대로 읽을 기회가 없었는데 영어 공부도 할 겸 원서를 처음부터 주욱 그냥 책보듯이 훑었다. 그냥 내가 그 교수님이 너무 좋아서 조언을 따랐던 것뿐인데 확실히 다음 학기에 공부할 때 훨씬 수월하게 심화과목을 배울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런 과정이 없었다면 나 같은 돌머리가 박사학위를 받는 다는 것은 전혀 불가능했었을지도 모르겠다.


글을 마치며


이렇게 돌이켜보니깐 옛날 생각도 나고 뭔가 마음을 다시 다잡게 되는 것 같아서 좋다. 또 <일취월장>을 고작가님과 함께 집필할 때 20대 친구들이 일찍부터 "사고(思考)"편만 제대로 이해해도 진짜 인생이 바뀌겠다고 말하고는 했는데 이렇게 일이 아닌 자기계발의 관점으로 다시 봐도 정말 훌륭한 챕터인 것 같다. 이 글과 <일취월장>이 정말 많은 친구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책에 대한 이론적 배경과 사례들도 꼭 읽어보기를 바란다. 정말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는 20대 친구들 파이팅!


덧.

글이 반응이 좋으면 내가 어떻게 대학원에서 2년 만에 좋은 저널에 논문을 다섯 개 썼는지 대학원 버전 <일취월장> "사고(思考)"편 2탄을 적어봐야겠다!


함께 보면 좋은 영상!

https://youtu.be/hji08UfVIOI

* 과연 일은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고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또 우리는 그런 일에 대해 어떤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지, 일의 본질을 이해하고 더 나아가 제대로 그리고 즐겁게 일하고 싶은 분들에게 <일취월장>을 권합니다!

https://goo.gl/rtepq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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