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박사 Dec 25. 2017

정말로 바꾸고 싶다.

나는 원래 지극히 자신만을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딸이 태어나고 모든 게 바뀌었다. 우리 딸이 살아갈 이 나라에 희망이 있나 진지하게 고민했다. 솔직히 많이 답답했다. 문화, 경제 모든 면에서 깜깜해 보였다. 현 상태로 시스템이 흘러간다면 딱히 미래가 밝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진지하게 이민도 고려해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바꿔보고 싶었다. 무엇에 홀렸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태어나서 무언가에 정면으로 부딪혀보고 싶다는 생각이 처음 들었다. 그렇게 잘 다니던 대기업을 퇴사를 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기 시작했다.


일단 작은 목표를 세웠다. 글 쓰는 것을 누구보다 싫어했지만 책을 쓰기 시작했다. 꾸준히 썼다. 꿈은 컸지만 역량의 한계는 분명했다. 세상을 바꾸기는 고사하고 가족에 생계가 조금씩 위태로워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내 유일한 무기인 꾸준함에 승부를 걸었다. 책도 쓰고 플랫폼도 만들면서 정말 하루도 쉬지 않고 일했다. 그리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고작가님 체인지 그라운드 식구들 그리고 언제나 나를 지지해주는 페친/팔로워 여러분들. 앞도 뒤도 안보고 열심히 하다가 문득 뒤를 돌아보니 어느새 페친/팔로워분들은 5만 명이나 되었고 내가 운영하는 플랫폼의 총 구독자 수는 백만 명에 가까워 지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몇 권의 베스트 셀러를 쓴 작가가 되었다.


어느 정도 영향력이 생기니 많은 제안들이 들어왔다. 티비 프로그램부터 규모가 매우 큰 유료 강연, 또 사교육 업체에서도 러브 콜은 꾸준히 들어왔다. 그 중에 하나만 제대로 올인해서 진행해도 나와 내 가족은 정말 돈 걱정 안하고 살수 있을 정도로 큰 제안들이었다. 하지만 나는 2년 전에 그랬던 것처럼 오늘도 강남교보문고에 서점투어를 나갔다. 그리고 끊임없이 친구들에게 잔소리를 했다. 누가 돈을 주는 것도 아니고 그 과정을 영상으로 찍어서 브랜딩을 하는 것도 아니지만 정말 독자 한 분 한 분을 만나서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는데 계기를 마련해주는 것이 내가 원래 하고 싶었던 세상을 바꾸는 일에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가끔 내가 서점으로 나간다고 하면 엄청나게 큰 팬 싸인회를 하는 줄 알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서점 구석탱이에서 독자 분들과 직접 만나서 우리의 일상을 이야기하는 것이 내 일이다.


에세이 -> 단어장 -> 자기계발


이렇게 카테고리를 바꿔가면서 책을 썼다. 많이들 사랑해주셔서 감사하게도 첫 책이 분야별 베스틀 셀러가 되었고 나머지 두 책은 제법 유명한 업계에서 말하는 대형 베스트셀러 책이 되었다. 다음 책을 무엇을 쓸까 고민을 많이 했었다. 주변 지인들은 “완벽한 공부법” 어린이 판 같은 거나 혹은 그것을 백그라운드로 학습지 시장에 뛰어드는 것도 “돈이 많이 될 것”이라고 조언해줬다. 물론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에 생각 안 해본 것도 아니다. 실제로 학습지 관련 전문 출판사랑 회의를 하기도 했었다. 참고로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출판 시장은 일반 단행본이 아닌 학습지 시장이다.


그러다가 원래 내가 뭘 하고 싶었는지 다시 생각했다. 그렇다. 나는 사랑하는 내 딸과 그 친구들을 위해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바꾸고 싶었다. 조금 더 현실적으로 말하면 원망을 듣고 싶지 않았다. (바꾸는데 실패해도 그래도 아빠는 최선을 다했다고 어쩌면 미리 변명을 준비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우리에게 과연 무엇이 필요할까? 라는 고민을 하기 시작했고 내가 들었던 수많은 고민들 가장 반응이 좋았던 인기 게시물들을 다시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고민을 하니 정답이 명확히 보였다. 키워드는 “일”이 되어야 했다. 결국 다들 입시라는 큰 산을 넘고 입사를 강을 건너면 미션이 클리어 된다고 굳게 믿었지만 우리는 그 다음부터 인생 오디세이라는 30년 직쟁생활 혹은 일이라는 관문에 들어서야 했다.


일이라는 엄청 큰 포괄적인 주제를 이야기하고 싶었다. 사실 이런 류의 책은 베스트 셀러가 되기가 힘들다. 주제가 너무 모호하고 어렵다. 또 공부는 시험이라는 명확한 평가수단이 존재하지만 일은 평가 받는 것 조차 애매하다. 비합리적인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합리적인 노력을 한다는 것이 어쩌면 이상해 보인다. 그래도 이 책은 써야 했다. <완벽한 공부법>보다 난이도가 훨씬 높지만 그래도 써야 했다. 그래야 세상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이 나왔다. 많은 분들께서 사랑해주셔서 또 다시 베스트 셀러가 되었다. <일취월장>은 정말 일에 대해 철학적으로 접근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많은 분들이 읽어야 해서 최대한 사례 위주로 쉽게 썼다. 그래도 사실 쉬운 책은 아니다. 절대 한 번 읽고 이해하고 체득할 수는 없다.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고 프랑스의 한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 중인 책을 다 읽은 후배의 말을 빌리면 “단순히 '회사에서' '주어지는' 일 잘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노동"과 "인생의 의미 실현"에 대한 고찰까지를 포함하는 교양철학서에 가깝다." 우리가 의도한 본질에 가깝다. 그만큼 방대한 양을 다루기 때문에 나와 고작가님은 보조자료로 강의와 블로그 글을 집필 이후에도 계속 꾸준히 제공하고 있다.


이 책 한 권에는 정말 여러 가지 계획이 담겨있다. 그 중에 가장 난이도가 높은 계획 두 개가 있었는데 역시나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첫 번째는 의사결정권자인 50대분들에게 이 책을 많이 읽게 하는 게 목표였다. 두 번째는 20대 여성분들에게 <일취월장>을 많이 읽도록 독려하는 것이었다. 출간 2주 후 중간 성적표를 받아보니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작 <완벽한 공부법>은 20대 남자 친구들이 압도적으로 많이 읽었다. 그 그룹 혼자 모든 판매량의 절반을 차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일취월장>은 확실히 달랐다. 정말 다행하게도 꼭 읽어야 하는 현업 실무자인 30,40대 분들이 많이 읽고 있다. 하지만 예상했던 대로 SNS에 접점이 많지 않아서 책을 소개받지 못한 50대 그룹은 여전히 많은 분이 읽지 못하고 있다. 또 <완벽한 공부법> 출간 때와 비슷하게 확실히 경영/경제 & 자기계발 관련도가 높다 보니 여성 독자 분들 그리고 특히 20대 여성 독자 분들의 읽는 정도가 현저하게 떨어졌다.


의사결정권자 그룹인 50대는 정말 모두가 <일취월장>을 반드시 읽어야 한다. 진짜 꼭 읽어야 한다. 특히 모든 챕터 중에 50대에게 가장 중요하고 또 책을 읽으면 바로 성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챕터는 바로 “조직”편이다. 목차만 봐도 왜 읽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조직문화의 힘, 직원 몰입의 혜택, 6가지 동기, 자율성과 통제권, 관리자가 없는 조직, 스트레스와 통제권, 인사가 만사, 채용의 어려움, 면접 착각, 더 나은 채용을 위하여, 팀의 위력, 훌륭한 팀의 특징 1 : 발언의 권리, 훌륭한 팀의 특징 2 : 동료애, 직원 우선주의, 고객은 2순위, 이상적인 노동자와 근무시간, 직원을 가족처럼


“조직문화”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관심이 가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어디 인사과에서나 쓰는 단어 정도로 여기겠지만 조직문화는 바로 회사생활이고 경쟁력이고 우리 삶에서 가장 큰 부분이다. 하지만 나도 대기업을 다녔을 때 수많은 부장, 임원들 중에 업무 외적으로 조직문화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려하는 경우를 본적이 없다. 그러면서 최고의 성과를 요구하니 당연히 회사생활이 힘들 수 밖에 없다. 꼭 읽도록 독려해야 하지만 여전히 50대 분들과 내가 접점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결국에 우리의 조직문화가 조금 더 좋아지도록 내가 수많은 의사결정권자들이 이 책을 읽게 하려면 방법은 하나 밖에 없다. 1등 베스트셀러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게 가장 효과적이고 빠른 방법이다. 세상을 원망하지 않고 나는 계속 실현 가능한 방법을 모색하고 실천할 것이다.


나는 누구보다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유리천장을 깨고 싶은 사람이다. 특히 직장에서 여성이 겪는 불합리에 대해 걱정이 많고 목소리를 높여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 딸로 언제가 일을 한다. 미리미리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다. 나는 이기적인 아빠이다.) 모두가 합리적인 평가를 받고 제대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은 단순히 여성을 위한 일이 아니다. 그것은 모두를 위한 일이다. 관련 사항에서는 다음과 같은 강연을 했었다. ("함께 그리고 멀리" 강연) 사실 위의 순위 그래프를 보면 알겠지만 <완벽한 공부법> 때도 그랬고 <일취월장> 때는 그 차이가 더 심하지만 남서 독자분들이 책을 압도적으로 많이 읽는다. 많은 여자친구들을 상담하면서도 어렵지 않게 깨달을 수 있었던 부분이 열심히 해도 경력이 단절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남자친구들에 비해 일에 과한 자기계발에 대한 욕구가 높지 않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남자 독자 분들에게는 안 읽으면 안 된다고 매우 강한 어조로 독려를 했다면 여자 독자분들은 위로하면서 설득을 해야 한다. 힘든 상황이지만 그래도 많은 분들이 문제 의식을 하고 있고 조금씩 개선되고 예를 들면 스타트업 같은 경우 또 우리 회사 같은 경우도 여성인력에 대한 합리적 대우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에는 더 좋은 방향으로 바뀔 것이고 그 때를 대비해서 공부를 통해 준비된 인재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설득을 해야 한다.  


정말 바꾸고 싶다. 그래서 책 한 권 냈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꾸준하게 무료 컨텐츠를 생산하여 더 많은 독자들의 이해도를 높이고 또 무료강연과 서점투어 등을 더 많은 독자 분들과 직접 소통을 할 것이다. <완벽한 공부법>은 내용을 이해했을 때 혜택을 온전히 개인이 받을 확률이 높지만 <일취월장>은 다르다. 누군가 일을 제대로 하면 우리는 유기적으로 엮여 있기 때문에 반드시 많은 사람이 혜택 받게 되어있다. 당장 많은 분들이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도록 그렇게 즉각적인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죽어라 부지런히 일하고 궁극적으로 내 사랑하는 딸 채아(4살) 그 친구들이 살아갈 세상은 지금 보다는 좀 더 나은 곳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우리는 할 수 있다!



함께 보면 좋은강연!

https://youtu.be/jaJmVluL7xM

* 과연 일은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고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또 우리는 그런 일에 대해 어떤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지, 일의 본질을 이해하고 더 나아가 제대로 그리고 즐겁게 일하고 싶은 분들에게 <일취월장>을 권합니다!

https://goo.gl/rtepqn



작가의 이전글 회사에서 인정받는 주니어의 10가지 특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