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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박사 Sep 26. 2018

대다수의 2030이 느끼는 막연한 불안감의 근원

"결국 불안을 해소하고 자유로워지는 길은 하나, 대체불가능한 실력을 갖춰 일이 나를 선택하는 삶이 아니라 내가 일을 선택하는 삶을 사는 것뿐이다. 이렇게 문제의 본질을 인정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남 탓, 세상 탓 할 시간에 부족한 내 실력을 탓하는 게 훨씬 개운하다. 남과 세상은 바꾸기 힘들어도 나 자신을 바꾸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미션이지 않은가." <본문 中>


도저히 선배를 찾아볼 수 없는 세상이다. 꼰대라는 단어가 사회를 휩쓸면서 좋아진 점도 많지만, 크나큰 부작용도 발생하고 말았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으로 후배를 이끌어주던 선배들이 입을 굳게 닫았다는 점이다. 원래부터 진짜 제대로 된 선배들은 함부로 조언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삶의 고비에서 후배들에게 기꺼이 손을 내밀고 길잡이가 되어 주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들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진심어린 충고가 꼰대질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작 꼰대들은 여전히 자기가 꼰대인지도 모르고 무의미한 충고질을 남발하는데, 귀를 기울이고 싶은 인생의 선배들은 점점 과묵해지고 있다. 물론 인생은 독고다이고, 직접 부딪치며 깨달은 교훈만이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다. 그러나 길을 잃고 헤맬 때 듣는 적절한 조언은 시행착오를 줄여줄 뿐 아니라 다시 신발 끈을 고쳐 매도록 용기를 북돋아 준다. 운 좋게도 나는 훌륭한 선배들을 만나 위기를 극복하고, 한 번에 여러 계단을 점프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좋은 선배가 없다고, 혹은 선배들에게 다가가기 어렵다고 낙담할 필요 없다. <뼈 있는 아무 말 대잔치>가 누구보다 좋은 선배 역할을 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뼈아대는 선생님이 되려 하지 않는다. 저 위에서 독자들을 내려보며 가르침을 주려는 책이 아니다. 대신 우리가 걷는 이 길을 몇 걸음 앞서 걸어간 선배처럼 보다 현실적인 조언을 들려주고, 때로는 당신(독자)이 얼마나 힘든지 안다며 따뜻한 위로를 건네기도 한다. 제목 그대로 뼈를 때리는 충고와 포기의 구렁텅이에서 우리를 건져내는 공감이 섞여 있다. 분명한 것은 충고든 공감이든 뜬구름 잡는 선문답이 아니라 저자들이 직접 경험한, 그리고 데이터로 검증한 살아있는 이야기라는 사실이다.

<뼈 있는 아무 말 대잔치>

몇 가지 예를 들자면 우선 ‘30대가 된다고 하니 마냥 서글프다’ 에피소드가 떠오른다. 그야말로 내 심금을 울려 무장해제를 시켰다. 무엇이든 마음대로 도전하며 자유롭게 살았던 20대를 지나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는 30대의 2년을 보낸 나는 완전히 탈진해 있었다. 사실 매주 공중파와 종편의 TV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대학교수나 변호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전문가 대우를 받아 남부러울 게 없어 보일지 모른다. 소득이나 자산도 여느 30대 초반과 비교하면 나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내가 진정 원하는 삶이 지금과 같은지 질문하고,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하면서 관성에 떠밀려 일 중독자처럼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 30대가 되어 이룬 모든 것들을 놓아버리고 싶다가도 한편으로는 어렵게 쌓은 성과를 잃어버릴까 전전긍긍하는 게 나의 본모습이었다.


그런데 뼈아대는 내가, 또 대다수의 2030이 느끼는 막연한 불안감의 근원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먹고사니즘에 대한 압박이 불안의 본질이다. 자리를 못 잡으면 못 잡은 대로, 지금 잘 나가면 잘 나가는 대로 급변하는 사회에서 미래에도 계속 먹고 살 수 있을지 확신이 안 서기 때문에 불안한 것이다. 스스로의 전문성, 실력에 대한 확고한 자신이 있다면 언제든 답답한 굴레를 떨쳐버리고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 내가 방송을 놓지 못하는 것, 매달 12만자의 글을 써내는 페이퍼 워크를 그만두지 못하는 것은 지금 궤도에서 이탈하면 다시 돌아올 자신이 없기 때문이었다.


결국 불안을 해소하고 자유로워지는 길은 하나, 대체불가능한 실력을 갖춰 일이 나를 선택하는 삶이 아니라 내가 일을 선택하는 삶을 사는 것뿐이다. 이렇게 문제의 본질을 인정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남 탓, 세상 탓 할 시간에 부족한 내 실력을 탓하는 게 훨씬 개운하다. 남과 세상은 바꾸기 힘들어도 나 자신을 바꾸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미션이지 않은가.


‘인생 선배의 개념 주례사’도 내게 묵직한 울림을 줬다. 행복한 부부, 행복한 연인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서로가 서로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조력자가 돼야 한다는 말은 어디서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잠시 잠깐 타오르는 감정에 의지해서, 혹은 아이 때문에 마지못해 평생 한 사람과 살아가는 것은 얼마나 무모하고 괴로운 일인가. 그러나 서로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관계라면 평생 존중하고 배려하며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가정이나 연인 관계의 울타리로 상대를 가두는 게 아니라 꿈을 이루는 행복한 개인과 개인의 만남, 인생 선배의 주례사를 기준으로 동반자를 선택하면 실패할 확률이 줄어들 것 같다.

<뼈 있는 아무 말 대잔치>

‘37살에 자기 계발을 하는 이유’도 와닿았다. 나를 비롯해 대부분의 30대가 회사를 그만두고 세계여행을 떠나는 상상을 해봤을 것이다.소셜 미디어에서는 퇴사와 세계여행의 낭만적인 모습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현실이 그렇게 만만할까? 무턱대고 회사를 그만뒀을 때, 꿈 같은 세계여행을 떠나고 돌아와서 감당해야 할 현실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창업도 마찬가지다. 아름답게 포장되는 도전일수록 실패 확률은 높고, 극소수의 성공담이 미화되어 다수의 보통 사람들을 망친다. 그렇기에 더더욱 일 외의 공부와 계발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높여야 하고, 언제나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 세계여행을 마치고 돌아와서 어떤 회사에서도 나를 받아주지 않을 때, 창업 후 실적이 나오지 않아 1년 가까이 초기자본금으로 버텨야 할 때 등등. 장밋빛 미래 대신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그만한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는 확신이 들 때 비로소 퇴사든 여행이든 창업이든 선택하는 게 인생을 현명하게 사는 방법이다.


뼈아대는 단순히 공부와 자기 계발을 강조하지만 않는다. 구체적인 방법까지 함께 제시하고 있다. 소통의 달인이 되는 비법으로 신뢰, 공감, 논리를 드는 것이나 나쁜 위로의 유형으로 훈계형, 가식형, 강요형, 비교형, 오답형을 정리한 것, 또 공감능력을 기르기 위한 5가지 습관을 알려주는 등 다양한 사례가 쏟아진다. 특히 후회를 최소화하는 방법에서 직장인지 대학원인지, 국내기업인지 해외기업인지, 그리고 퇴사인지 회사에 남을지를 선택하는 기준을 세워 누구나 고민하고 갈등하는 문제의 팁을 준다.


나의 지난 20대와 30대를 돌아보면 넘치는 인복에 감사할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뼈아대를 일찍 읽었다면 조금 더 시행착오와 고민을 줄이고 진짜 중요한 일에 에너지를 집중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방황하고 고뇌하는 청춘들에게, 동년배 친구와 후배들에게 내가 좋은 선배가 돼 줄 역량은 없지만 <뼈 있는 아무 말 대잔치>라는 책을 추천할 수 있어 다행이다.책으로 부족하다면 각각의 에피소드를 유튜브에 영상으로 자세히 풀어놓았다고 한다.

여기서도 후배를 살뜰하게 챙기는 선배의 마음 씀씀이가 느껴진다.단순히 책을 파는데 목표가 있었다면 유튜브 채널을 따로 만드는 수고를 들이진 않았을 것이다. 20대 30대 동생들이 마음을 잡고 방황을 끝내길 바라는 두 선배의 진심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지기를.


원글 출처: https://www.facebook.com/yechan.n.jang/posts/2329398623742227?__tn__=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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