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박사 Feb 26. 2019

바보가 된 것 같아......

내 친구 중 가장 머리가 좋았던 친구를 뽑으라면 나는 주저 없이 지금 치과의사가 된 P와 지금 우리 회사에 CTO로 있는 Y로 뽑겠다. P는 정말 똑똑했다. 특히 수학과 과학에서는 P의 능력은 나에게는 질투심을 넘어 탁월함이 무엇인지를 알려줄 정도의 실력이었다.


P는 자신의 치과를 개원하고 남는 시간에는 인터넷에서 그냥 이것 저것 웹서핑을 하면서 시간을 때웠다. 어금니가 아파서 오랜만에 P를 찾아갔는데 뜬금포로 갑자기 나에게 고해성사(?)를 했다.


“나 바보가 된 것 같아…..”


무언가 깊게 생각하려고 해도 도저히 파고 들어갈 수 없었고 책을 읽을 힘이 아니라 어떤 의지조차도 없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치과가 경영난에 휩싸이자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다. 돌파구를 찾고 싶었지만 텅 빈 뇌를 쥐어짠다고 해결책이 나올 수가 없었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친구인 P를 그대로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


비유적인 의미의 뇌근육의 다 퇴화해버렸기 때문에 혼자 고민하게 둘 수는 없었다. 일단은 내가 매일같이 썩은 이를 치료할 겸 병원에 찾아가 함께 고민을 하기로 시작했다. 그렇게 몇 주를 대화를 나눴을까? 어느 순간 P가 나에게 또 말했다.


“너 진짜 똑똑해졌다.”


친구의 어색한 칭찬에 기분이 좋을 겨를도 없이 바로 대답했다.


“너 살고 싶으면 책 읽어. 너 이렇게 공부 안 하면 너뿐만 아니라 너 딸도 영향 받아. 전문직이라고 보장된 것은 없어. 결국 경영을 해야 하기 때문에 너 커리어적으로는 자기계발을 하고 경영에 관련해서는 교양을 쌓아야 해.”


예전에는 내가 그렇게 잔소리를 해도 듣지 않더니 어느덧 전문직인 자기 수입을 훌쩍 넘어버리고 병원 경영에 대해서도 요목조목 설명을 해주는 내 모습을 보고 P는 힘들지만 조금씩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독서도 느리지만 시작했고 동기는 확산되어서 전공공부도 다시 시작했다. 그리고 P는 다시 개원했고 전성기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친구라서 그러는 게 아니라 P는 그 누구보다 실력도 좋고(내가 5개도 넘는 치아를 치료 받아봤기 때문에 잘 안다.) 또 착하고 양심적인 아이다. 지금도 과잉진료의 완전 반대 개념인 최소(?)진료만 하고 있지만 모든 것은 옛날에 비해서 더욱 좋아지고 있다. 실력이 시스템화 되면 언제나 이긴다.


이것은 비단 P의 문제만이 아니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디지털 치매>를 봐도 고도로 발전된 기술의 어두운 면을 너무 잘 보여준다. 우리가 모니터로 활자를 읽을 때 동공 트랙킹을 하면 대부분은 끝까지 읽지 못한다. 두 줄만 읽고 주욱 F 모양으로 시선이 움직인다. 당장 오늘 깨달은 사실인데 인스타의 카드뉴스도 완독률이 50%밖에 안된다. 디지털 세계는 우리의 집중력을 분명히 약하게 하고 있다. 생각하는 근육은 어쩌면 조금씩 정말 퇴화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 글에서 다루지는 않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그래서 정보 습득의 부익부 빈익빈은 놀랄 정도로 그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책을 읽어야 한다. 그것도 집중해서 디지털 디톡스를 하면서 읽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가 추진하는 프로젝트가 “빡독”이다. 말 그래도 빡세게 독서하면서 사고하는 근육을 키우는 것이다. 이번이 “빡독” 8번째 행사이다. 과연 몇 시간 동안 핸드폰을 끄고 하루 종일 책 읽는 행사에 그것도 주말에 몇 명이나 참석할까 걱정했지만 이미 빡독은 최고의 독서 축제가 되었다.


그래도 불안하고 두렵다. 이 행사가 잠깐의 유행으로 끝날 까봐 밤잠을 설치기도 한다. 나는 빡독에서 희망을 본다. 만약이 이 빡독이 우리나라의 문화가 된다면? 한국인의 종특은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빡독”이라고 대답하는 시대가 온다면? 자원이라고는 인적 자원 밖에 없는데 이 자원의 퀄리티가 세계 최고 수준이 된다면? 이런 생각을 할 때면 온 몸이 어떤 긍정의 기운으로 꽉 찬다.


빡독은 여기 저기서 엄청난 유료 행사 제의를 받았다. 다행이 우리나라 최고의 교육기업 “대교” 그리고 존경하는 강호준 상무님이 뒤에서 버텨주고 계시기 때문에 무료행사로 유지할 수가 있었다. 이 아름답고 위대한 행사가 계속 되려면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결국 이 행사의 최대 수혜자는 누군인가? 빡독을 한 자기 자신이다.


다행이 “졸꾸러기”를 중심으로 꾸준하게 관심이 증가하여 올 해는 조금이 더 힘을 모으면 꿈에 그리던 1000명이 모여서 하는 빡독 행사도 기획해볼 수 있을 것 같고 또 Focus같은 어플을 활용해 온라인 빡독을 진행하고 추첨을 통해서 많은 상품도 나눠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얼마나 이게 좋은 일인가? 함께 으쌰으쌰해서 독서하는데 상품까지 준다니!!! 그리고 여러분의 빡독에 대한 관심은 대교 관계자분의 마음을 움직였고 이제는 정기 독서 모임까지 탄생 예정이다. 이 모든 사업은 무료로 진행되기 때문에 뜻 있는 기업의 후원이 없으면 절대 불가능하고 지속 가능은 꿈도 못 꾼다.


나는 정말로 이 빡독이라는 행사가 내가 생각하는 임계점을 뚫어 낸다면 정말 이 나라의 희망 정도가 아니라 우리는 새롭게 도약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 확신이 어디서 나오냐고? 빡독 행사에 와보면 안다. 열정 넘치는 사람들의 에너지와 함께 공진을 일으켜 보면 “아! 이거구나!”라고 할 것이다.


우리는 할 수 있다! 참고로 빡독의 로고는 “ㅃㄷ" 이다. 왜? 빡독하면 뿌듯하기 때문이다!!


<신청 링크>

임계점을 돌파하는 최고의 경험!!!

!!!!!!6월 빡독에 신청하세요!!!!!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csFS1dE5trrKjVxEuTObH57mtniuC8n85WItzpSg1eTBfH7Q/viewform


작가의 이전글 우리에게 희망이 있는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