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 과정을 통해 배운 것들

1.

박사 과정을 통해서 배운 것은 어떤 특정 지식이 아니고 ‘Class(수준)’이다. 지도 교수님뿐만 아니라 여러 세계적인 대가들과 일하면서 어떤 수준에 올라선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았다. Impact factor(논문의 영향력 계수)들이 다른 저널들에 페이퍼를 쓰면서 한 단계 수준을 올리려면 어떠한 Value(가치)가 새롭게 요구되는지를 배웠다. 

2.

발전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내가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했는지 자신에 대해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은 당연히 중요하다. 하지만 과정에 대한 충분한 통찰 즉 결과에 대한 이유와 원인을 정확히 모른다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을 배웠다. 그래서 세상은 결과만 보는지도 모르겠다. 과정 없는 결과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3.

박사 과정을 하면서 정말 힘들었던 점은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새로운 것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특히 내 전공인 나노 과학/엔지니어링 분야는 24/7으로 페이퍼가 쏟아져 나온다. 그런 곳에서 새로운 것을 하기란 쉽지 않았다. 이해도 어렵지만 창조는 더 어렵다. 거기다 그 새로운 결과물을 인정받는 것은 훨씬 더 힘들다. 하지만 내공은 그런 힘든 과정을 통해 쌓인다.

그렇게 운이 좋게도 박사 과정을 통해 인생을 배웠다. 

출처: 신박사 쓴 <졸업선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