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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박사 Dec 31. 2020

구체적으로 발전하기

2020년은 누구나 그럴 것 같다. 어떻게 지나간 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정말 미친 듯이 일을 했다. 특히 중소기업의 의사결정권자로서 충격에 살아남기 위해 칼끝이라도 잡겠다는 심정으로 일한 것 같다. 우리는 다행히도 살아남았다. 누군가에게는 당연하게 보이는 것들 생각해보면 전혀 당연한 것들이 아니다. 예를 들면 내가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다. 거의 모든 사장이 그럴 것이다. 회사를 운영하는 것을 어디서 배운적도 없고 누가 모든 것을 가르쳐 줄수도 없다. 어디서 어설프게 배웠더라도 상황이 바뀌면 배운 것은 무용지물이 된다. 누가 회사를 운영해도 어떤 유기체를 이끌고 나간다는 관점에서 부족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특히 나같은 경우는 더욱 그렇다. 모든 것이 매우 어렵다.


그중에서도 특히 가장 어려운 것은 좋은 조직문화를 만드는 부분이다. 돈을 많이 버는 회사라고 해서 좋은 조직문화를 가진 것은 아니다. 기업의 1순위 목표는 영업이익을 발생시키는 것이다. 돈벌지 못하는 기업이 아니라 사실상 좀비나 다름이 없다. 우리 회사도 당연히 높은 영업이익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그것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좋은 조직문화를 확립하는 것이다. 좋은 조직 문화는 말이나 글 그리고 규칙 따위로만 만들수는 없다. 그 조직의 특수성을 이해하고 각자의 역할에 맞는 노력을 통해서 좋은 문화는 겨우 세상으로 나올 수 있다.


이제 회사라는 형태의 운전대를 잡은지 얼추 4년 정도가 되는 것 같다. 그때도 초보였고 여전히 지금도 초보이다. 그래도 조금씩 발전하고 있다. 일단 4년 동안 한 번도 적자를 낸 적은 없다. 그리고 연봉인상도 단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진행되었다. 그리고 내가 의사결정권자가 된 첫해부터 단 1년도 직원들과 이익쉐어를 하지 않는 적도 없다. 여전히 대기업에 비해서는 작은 돈이지만 꾸준히 직원들과 경제적으로 함께 성과를 나누고 있다. 올해 직원들이랑 면담을 하면서 구체적으로 알게 된 숫자는 한 명 빼고는 이제 모두가 전 직장보다 연봉이 다 높다는 점이다. (편집이나 글을 쓰는 이쪽 업계는 연봉이 생각보다 낮다. 사실 직장 자체가 정규직으로 많지 않다.) 휴가도 22일 모두 잘 사용했고 혹시라도 휴가 때 일한 경우는 모두 특근비를 지급했다. 그리고 내년에는 유급휴가를 하루 늘려서 이제는 23일이 된다. 올해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모든 것을 정비했기 때문에 내년에는 역대급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대하고 있고 그것이 직원들에게 이익쉐어로 고스란히 돌아가기를 바란다.


우리 회사들은 좋은 조직문화를 조금씩 확장하고 있는데 올해 마지막 글은 앞으로 내가 결정권자로 있는 회사들의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문화 혹은 복지에 관한 부분들이다. 사실 누가보면 엄청 소소한 것들이지만 그래도 이런 것들을 명문화하면서 10년 20년 뒤를 생각하면서 계속 구체적으로 발전할 예정이다.


1. 장기근속 휴가


5년 마다 5일씩 쉴 수 있음. 그리고 5년이 늘어날 때 마다 5일씩 추가. 만 5년의 배수가 되는 해 마지막 3개월에 무조건 써야 됨. 10년차에는 10일. 15년 차에는 15일. 20년 차에는 20일. 50년까지 근무하면 50일 더 쉴 수 있음


2. 몰입 지원금


원래 재택 근무였기 때문에 미취학 아동이 있으면 한 달에 20만원씩 청소비용을 지원했는데 그것을 이번 코로나 상황을 계기로 초등학교 졸업까지 연장함. 쉽게 생각하면 가족 구성원에 아이가 생길 경우 2880만원을 더 받게 됨. (개인적으로 늦둥이를 나면 대박까지는 아니고 소박난다고 생각.)


3. 출산 휴가


법적으로 여성의 경우 출산 휴가를 90일동안 보장해야 됨. 우리는 그것에 30일 더 추가해서 120일 보장하고 그리고 남성의 경우도 30일(법적으로는 10일)까지 유급휴가로 출산 휴가를 보장. 그리고 필요시 정규직으로 유지하면서 1년동안은 원하는 정도로 파트타임으로 변경가능.


4. 인턴 고용


인턴이 생활을 후 안타깝게 취업에 실패했을 경우는 격려금으로 인턴 월급의 100%을 추가로 지급함.


5. 독립 프로젝트


창작에 대한 독립프로젝트를 신청하고 승인을 받았을 경우 최대 3달 동안 자유롭게 회의 참석이나 보고 없이 프로젝트를 독립적으로 진행할 수 있음.


예전에는 회사는 회사이고 학교는 될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생각이 전혀 다르다. 냉정하게 말하게 그 때 내 판단이 틀렸다고 진지하게 반성한다. 회사는 일정부분 학교와 가족같은 공동체의 기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개인, 조직, 국가 모두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패러다임이 전개될 수 있다. 앞으로 꾸준하게 어떻게 하면 좋은 조직 문화를 꽃 피울수 있을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실천을 계속하고 많은 분들과 내용을 공유하면서 좋은 영향을 서로 주고 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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