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박사 Mar 02. 2017

‘네고(협상)’란 무엇인가?

회사에서 똘아이 차장/부장 때문에 열받는다. 정말로 ‘No답’인 사람들인 것 같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되나? 실력이 넘치면 미국같이 취업의 기회가 많은 나라에서는 쿨하게 사표 쓰고 새롭게 취업하면 되겠지만, 우리같이 취업모빌리티가 낮은 나라는 열받는다고 다짜고짜 사표 쓰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 기회가 잘 없는 대타라고 생각하고 일단 일구일구 신중히 대처해야 한다. 그러면 불합리를 계속 보기만 하고 참기만 해야 되는가? 아니다. 타이밍을 잡고 ‘네고(협상)’를 해야 한다. 


먼저 ‘네고’는 무엇인가? 네고의 최종 목적은 서로 만족하는 ‘합의(agreement)’를 도출해내는 것이다. 합의가 된 부문은 아주 당연한 삶의 일부분이 되는 것이다. 점심시간에 당연히 밥 먹으러 가는 것처럼 합의가 난 부분에 대해서는 서로 간섭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합의는 어떻게 만들어내는 것인가? 지금부터 인생을 풍요롭고 윤택하게 만드는 네고의 세계로 함께 들어가보자. 


(0) 네고의 준비: 본인 수준 파악 및 상황 파악 

협상뿐만 아니라 언제나 모든 일의 시작은 자신의 실력 파악으로 절대적 기준을 세우고, 상황 파악을 통해 상대적 기준을 확립하는 것이다. 그래야 어느 만큼을 내가 얻고 다시 내어주어야 하는지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농산물 시장에 배추를 팔러 가는 농부가 자신의 배추 상태랑 시세도 모르고 제대로 된 값을 받을 수 있겠는가? 회사로 따지면 내가 진짜 일을 잘하고 있는 것인지 그리고 상사의 처우가 진짜 객관적으로 잘못된 것인지 주변에 의견을 구하고 또 철저한 자발적 성찰을 통해 확실히 상황 파악이 되어야 네고가 시작될 수 있다. 


(1) 네고의 핵심: 실력 

어떤 간부 혹은 임원도 ‘에이스’가 자신을 떠나는 일을 원하지 않는다. 그들이 전쟁터(회사)에서 정치를 하더라도 총알(업무)을 지원하는 일꾼은 그들에게 ‘must-have’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내가 총알이나 수류탄을 만드는 실력이 없는데 네고하는 것은 흔한 카드 게임 용어로 ‘뻥카’를 치는 것이다. 한두 번은 먹힐 수도 있지만 잘못하면 패가망신이다. 최악의 경우 본전도 못 찾고 하위 고과만 계속 깔아주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 그러니 제대로 된 네고를 하고 싶다면 누구나 원하는 ‘메시’급 실력을 키우자. 생각보다 실력도 없으면서 주야장천 불평만 하는 주니어가 부지기수이다. 그런 주니어들이 시간이 지나면 결국 나쁜 상사가 된다는 것도 잊지 말자.



(2) 네고의 전략: 플랜 B 

앞에서 실력이 있어야 한다고 했는데, 그럼 실력은 무엇으로 입증된다는말인가? 바로 플랜 B다.(사실 모두 플랜 B가 없고 만들 생각도 없다.) 회사들은 언제나 인재가 없다고 아우성이다. 내가 회사를 다닐 때도 20% 정도만 일을 잘하고 나머지 80%는 누가 와도 그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실력에 자신이 있으면 타부서 전출이나 이직을 알아보자. 여기서 플랜 B가 생기지 않으면 둘 중에 하나이다. 실력이 없거나 업계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이다. 네고의 준비에서 언급한 것처럼 상황 파악을 미리 잘 해놓아야 한다. 경기가 안 좋을 때는 당연히 네고의 기준도 내려가야 한다. 플랜 B를 못 만들면 둘 중에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네고를 보류하거나 인생을 걸어야 된다. 이렇게 플랜B가 완성되면 네고는 드디어 시작된다. 


(3) 네고의 비밀: 관점 

네고는 서로가 어떤 합의점을 도출하는 행위이다. 그럼에도 흔히들 저지르는 실수가 철저히 자신의 입장에서 일을 진행하는 것이다. 그러면 백전백패다. 핵심은 상대방의 관점으로 합의를 해야 결국 결론이 도출이 된다는 것이다. 상대방의 관점에서 말하라고 하면 쉽게 착각하는 것이 내 이익을 포기하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그것도 절대 아니다. 이 협상이 얼마나 상대방에게 이익이 되는지를 강조해야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렇다. “저는 이 업무는 제 업무가 아니라서 못 하겠습니다.”보다 “저는 이 업무를 하면 제 주업무를 제대로 할 수가 없습니다.그러면 결국 부장님께서 추진하시는 이 프로젝트를 완벽하게 수행하지 못할까 봐 걱정이 됩니다. 집중해서 제 업무를 꼭 제대로 마무리 짓게 해주세요.”라고 말하라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똑같은 것 같아도 후자가 협상 타결될 확률이 몇 배 높다. 네고를 성공시키고 싶다면 모든 대화를 철저하게 상대방이 ‘주어’가 되게 해서 말해야 한다. 잊지 마라. 상대방은 나보다 높은 위치에 있다. 그의 관점은 나와 전혀 다르니 완전히 그 사람 시각에서 얘기하라. 그럼 시각차는 작아질 것이고 넘어야 할 장벽(barrier)도 확연히 낮아진다.


(4) 네고의 마무리 

네고 후 마무리는 네고만큼 중요하다. 협상이 성공하면 플랜 B가 공중에 뜨게 되고, 실패하면 기존의 상사와 관계가 끝이 난다. 그럴 때 절대 그냥 끝내면 안 된다. ‘아름답게’ 마무리해야 된다. 양쪽 모두에게 적용할 수 있는데 내가 싫어서 떠나거나 혹은 못 가는 것이 절대 아니라 남아 있거나 혹은 이직하게 되면 누를 끼칠 것 같아서 하는 어쩔 수 없는 선택임을 확실히 보여줘야 된다. 그래서 악감정이 아니라 오히려 미안함 혹은 아쉬움의 감정으로 마무리해야 된다. 세상은 좁다. 돌고 돌아 언제 다시 만날지 모른다. 프로의 세계에서 마무리는 시작보다 더 중요하다. 


많은 분들이 네고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서 더 인정받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출처: <졸업선물>


작가의 이전글 버터 플라이 이펙트(나비효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