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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박사 May 20. 2017

"듣보잡"의 생존법

조정래: 설명이 필요 없는 대한민국 대표작가

유발 하라리: 전 세계적으로 800만권이나팔린 “사피엔스”의 작가

고영성/신영준: 결/겸이 아빠, 채아 아빠 (그냥아저씨 2명)

찰스 두히그: “습관의 힘”(올해의 책), “1등의 습관”

정유정: “종의 기원”, “7년의밤” 출간했다 하면 베스트 셀러

김훈: 뭐 최고의 문장가이면서 개인적으로 내가 제일 존경하는 작가


의미 깊은 일이 있었다. 지난 달4월 <네이버 TV 책&문화> 생중계 방송에 초대를 받아서 고영성 작가님과 함께생중계에 출연했다. 보통 인지도가 아주 높은 작가들만 출연하는데 운이 좋게 최근 <완벽한 공부법>이 베스트셀러가 되어서 출연하게 되었다. 그리고 생중계가 네이버TV 다시 보기에 올라오면서 흥미로운 현상을 경험했다.  


http://tv.naver.com/v/1676009


포털의 컨텐츠가 노출되면 기록이 남는다. 몇 명이나 그 영상을 봤는지, 좋아했는지 그리고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는지 대중의 반응을 볼 수가 있다. 당연히 우리는 서두에서 언급한 것처럼 출연자 중 거의 유일한 무명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반응이 크지 않을 수가 있다. 하지만 우리는 직접 운영하는 SNS페이지가 있기 때문에 거기에 공유함으로써약간은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의 컨텐츠를 노출시킬 기회가 있다.


여기에도 약간의 오해가 따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페이스북 페이지가 크면 거기에 업로드를 하면 무조건 사람들에게 많이 퍼지는 줄 알고 있다. 하지만 대중은 생각보다 엄격하다. 아무리 큰 페이지에 올려도 컨텐츠가 자기 기호에 맞지 않거나 퀄리티가 떨어지면 1도 관심을 주지 않거나 더 나아가서는 게시물 차단 혹은 페이지 구독 취소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 대중의 반응이다. 그래서 항상 컨텐츠를 만들어서 올리거나 큐레이션을 할 때 사전에 팀원들과 회의를 꼭 하고 반응에 대한 예상을몇 번 한 다음에 게시물을 올린다. 그렇게 해도 10%의경우는 정도는 게시물에 대한 구독자의 반응이 없다.


네이버 TV 출연을 제의를 받고 고영성 작가님과 나가서 무엇을 이야기할지회의를 아주 열심히 했다. 담당 PD님은 다른 작가님들 경우처럼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된다고 하셔서 맨 처음에는 책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했다. 그러다가 생각을 바꿨다.


“우리 얘기를 하지 말고 독자들의 이야기를 하자.”


최고의 거래는 “윈윈”이다. 책을 판매해야 하는 작가로써 우리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퍼지는 것은 판매로 연결된 너무 좋은 기회이다. 과연 인지도가 전혀 없는 우리의 얘기를 주야장천 떠들면 시청자들이 좋아할까?결론은 “절대 아니다.” 였다. 사람들은 자신을 인정해주는 사람을 가장 좋아하고 신뢰한다. 그래서딱 한 번만 주어진 기회를 독자들 이야기를 하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사전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채널들을통해서 고민을 취합했고 가장 많이 나온 고민 5개에 대한 우리의 조언을 생중계 시간에 이야기로 해주기로결정했다. 독자의 고민을 덜어주는 것을 통해 우리를 더 알리는 “윈윈”의 결과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방송이 포털에 올라오자 우리는 게시물을 우리 채널에 공유했다. 그리고좀 더 원활한 바이럴을 위해 누구나 할 수 있는 소액광고를 집행했다. (광고도 집행도 사실 상당히 조심해야한다. 우리 페이지 구독자가 아니라 불특정 다수에게 게시물이 노출될 때 잘못된 경우는 악플 세례가 쏟아진다.) 우리가 한 준비는 틀리지 않았다. 네이버 책&문화에 올라온 영상 중에 우리 영상은 현재 많이 보기 순서 기준으로 기라성 같은 작가들보다 높은 3위를 기록하고 있다. 더 고무적인 것은 게시물에 호감도를 보여주는하트도 평균보다 훨씬 높다는 것이다. (이 부분이 중요하다. 우리는 포털에서 직접 유입된 구독자가 아니라 페북을 통해 유입되어서 하트를 누르려면 네이버 로그인을 다시 해야 한다. 상당히 귀찮은 일이지만 감사하게도 눌러주셨다.) 같은 날 업로드 된 다른 작가님들이 영상보다 50배 이상 많은 시청을 기록했다. 가장 고무적인 것은 방송이 나온몇 일간은 책 판매량이 2배로 늘었다는 점이다. 이 부분이우리가 준비한 컨텐츠가 확실히 시청자 분들에게 공감을 얻었다는 사실이다.

나는 여전히 “듣보잡”이다. 아니라고 말해주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현실은 듣보잡이다. (하루 동안만나는 분들한테 “신영준” 아세요? 그러면 1%정도만 알아도 대박이라고 판단된다.) 기존의 판에서 유명해지는 방법은 기존의 미디어나 포털에서 많은 활동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상 내가 선택 할 수 있는 부분이 0%이기 때문에불가능하다. 그래서 나는 SNS라는 대안을 통해 인지도를쌓기 보다는 전략적으로 꾸준히 “시스템”을 건설하고 있다.


나는 작가라는 칭호가 불편하다. 세상에는 너무나도 훌륭한 작가분들이많다. 하지만 기회가 없기 때문에 빛을 보지 못하고 계신다. 내가언제까지 졸필을 쓸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1~2년 후에는 책을 거의 쓰지 않을 것이다. 그 다음부터는 책 “기획”에주력할 것이다. 그래서 원석이지만 가공이 되지 않은 작가님들을 최고의 다이아몬드로 만들 것 이다. 사실 현재 작가들의 처우는 너무 열악하다. 죽어라 책 한편을 쓰면그 수입은 최저 시급 근처도 가지도 못한다. 심지어 받아야 할 인세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나는 그런 환경도 개선하고 싶다. 열심히 공부하고 좋은 지식을 전달하시는분들은 글쓰기로 정말 최소한의 생계는 해결할 수 있는 환경을 정말 만들어 드리고 싶다. 그래서 우리나라지식 생태계 좀 더 건강하게 만드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다.


덧.

이번에 네이버 TV 뿐만 아니라 <완벽한공부법>으로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너무 많이 받기만 했다. 그래서 조금이나마 나누기로 했다. 작년에도 <빅보카>로 사랑을 많이 받아서 관악구에 있는 모든 공부방에 600권의 책을 기부했다. 올 해도 받은 사랑 나누고자 관악구에 있는모든 공부방에 <로크미디어>, <고영성X신영준>, <체인지그라운드>가 조금씩 후원하여 책 1000권을 기부하기로 했다. 한 번은 우연이지만 두 번은 인연이다. 내 년에도 공부방에 또 기부를할 것이고 더 악착같이 노력해서 나눔의 범위를 확대할 것이다. 이 기부는 우리가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독자분들이 해주시는 것이다.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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