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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박사 Sep 14. 2017

기하급수적 성장

하루하루가 힘겹지만 동시에 매일매일 즐겁다. 힘겨운 이유는 세파에 휘둘려서가 아니라 내가 숨이 가쁠 때 까지 뛰기 때문이다. 매 순간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경우는 내 인생에서 어쩌면 다시 없을지도 모른다. 퇴사를 하고 <빅보카>를 제작하면서 버텼던 1년은 똑같이 성장하고 있었겠지만, 그 때는 정말 숨이 차는 시기가 아닌 숨이 막혔던 시기였다.  


빅보카를 맨 처음에 만든 이유는 단순하다. 나를 위해서였다. 영어 공부를 어설프게 해서 빈 구석이 많았던 나의 어휘를 체계적으로 채워주고 싶었다. 방법은 조금 고민하니깐 어렵지 않았다. 최대한 데이터를 끌어모아서 멱법칙에 맞는 분포만 뽑아내면 되었다. 사실 별거 아닐줄 알았던 그 작업은 2 년도 더 걸렸다.... 


내가 영어 교수법이나 영문학 전공자가 아니기 때문에 분명히 구성상 부족한 부분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관련 전공자였다면 이런 단어장을 만들 시도도 안 했을 것이다. 호기심과 부족함 그리고 절실함 적절하게 시너지를 내어서 나온 작품이 <빅보카>이다. 


몇몇 영어 전공자들이 "예문이 없다. 비전공자가 만들었다."라고 하도 비난을 해서 결국에는 다 깔끔하게 만들었다. 몇 번을 말하지만 나는 예문을 본문에 넣을 생각은 없다. 그럼 책이 두세배 두꺼워진다. 유저인터페이스가 후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예문은 다 영문학 전공한 선생님과 바이링궐이면서 SAT강사인 선생님이 만들어주셨다. 


그러면서 그 예문을 볼 수 있는 어플을 기획하다가 장기기억으로 넘어가기 좋게 퀴즈 프로그램도 동시에 만들었다. 어플 광고를 1도 한 적이 없지만 그냥 자연스럽게 바이럴이 되어서 안드로이드에서만 1만 다운로드가 넘었다. (뭐 무료니깐!) 또 예문을 만들어주신 지환샘이 일주일에 50단어씩 꾸준하게 방송을 해주고 계신다. 천천히 해서 시간은 걸리겠지만 결국에는 이것도 완성이 되고 누구나 무료로 들을 수 있는 훌륭한 교재가 된다. (또 어플을 출시하면서 앱 생태계를 배우고 우리만의 로우데이터를 축적한 것도 엄청난 인생 자산이 되었다.)


그리고 압건은 예슬샘이 만들어준 스토리 예문이다. 비판자들이 하도 예문! 예문! 예문! 예문! 노래를 불러서 기존의 예문과는 완전 차별화시켜서 우선순위단어를 엮어서 799개의 문단을 하나의 소설을 만들어 버렸다. 이 작업을 해주신 예슬샘께 다시 한 번 이자리를 통해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이것도 빅보카랑 상관없이 다 팟빵에서 무료로 들을수 있고 스크립트도 볼수 있다.) 


솔직히 <빅보카>를 쓸 때는 여기까지 생각도 못했었다. 그냥 시작했고 순간순간 사력을 다해서 필요한 일들을 해냈다. 그러면서 몇 번의 임계점을 돌파하면서 기하급수적 성장을 만든 것 같다. 그 첫 번째 순간은 기부이다. 관악구 공부방 전체를 시작으로 조선족학교, 도서 산간 지역에 사는 아이들, 취약계층인 친구들까지 2년 동안 1000권도 넘게 기부를 한 것 같다. 지금도 꾸준히 요청이 오면 사정을 확인한 후 필요하다면 계속 지원해주고 있다. 책을 쓰면서 기부해야지 그런 생각은 해본적도 없다. 그냥 하다보니깐 그렇게 됬다. 또 자꾸 하니깐 안 하면 죄책감이 들기 시작했다. 


두 번째는 수출이다. 일본과 대만에 판권 수출을 했고 이제 조만간 각 나라에서 출간이 된다. 또 그러면서 거기서 나오는 인세 전액은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원래 수출을 하고 싶었고 성공하고 나니깐 자신감이 안드로메다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 번 틀을 깨고 나면 세상이 새롭게 보인다. 또, 불가능도 가능해 보이기 시작한다. 


세 번째는 네트워킹이다. 이게 내가 최근에 많이 놀라는 부분이다. <빅보카>를 쓸 때 관련 어플을 만들어야겠다 혹은 스토리 예문을 만들었겠다는 생각은 1도 없었다. 몇몇 사람이 알바까지 써가면서 하도 악플을 달아서 그것의 세련된 대처가 더 생산적인 일을 하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멱법칙 기반으로 만든 단어장이 없다보니 그리고 스토리예문같은 포맷도 기존에 없다보니 여기저기서 연락이 오기시작했다. (자꾸 코퍼스 이야기를 하는데 나도 맨 처음에 일반적인 코퍼스로 작업을 하다가 ngram viewer를 알고 난 후 기존의 작업을 다 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이것을 영어 플랫폼으로 키우자는 것이다. 가장 흥미로운 연락은 단연코 AI(인공지능)관련 사업하시는 분들이었다. 그러면서 내 생각도 조금씩 커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단순히 단어장을 넘어선 새로운 판을 준비 중이다. (엄청난 분들과 만나면서 내가 배울수 있었던 지식과 지혜들은 값으로 따질 수 없는 영역이다.)


출판 계약이 끝나는 시점에 <빅보카>를 ebook으로 만들것이다. 기존에 왜 이북으로 안만들었냐면 이북은 무료로 배포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나는 괜찮지만 가장 많은 리스크를 떠안은 출판사는 당연히 돈을 계속 벌어야 한다.) 돌이켜보니 만약에 아무도 단어장에 비판하지 않았다면 나는 이렇게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당시에는 쫌 짜증도 나고 했지만 돌이켜보니 똥같던 악플들이 다 내 인생에 거름이었다. 이제 하고 싶은 일은 어떤 영어공부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특히 읽기/쓰기 훈련을 위한 시스템 말이다. (나는 기업가를 양성하고 싶다. 또   소프트웨어를 세계적으로 파는 많은 개발자들을 양성하고 싶다. 그럴려면 읽기와 쓰기가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그 시스템에는 당연히 AI가 들어갈 것이고 이제는 선생님의 개념보다는 AI + Motivator(동기부여를 하는 사람)의 조합을 학습을 더욱 효과적으로 더 빠르게 저비용으로 할 수 있게 하고 싶다. (아래 그래프에서 보면 알겠지만 전통적인 선생님의 문헌 언급 비율은 서서히 줄고 있다. 반면에 멘토는 미친듯이 올라오고 있다. 이것이 시사하는 봐는 정말 크다.) 이것은 이제 몇 년 걸릴 프로젝트이지만 지금부터 꾸준히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취약계층은 시스템은 무료로 Motivator는 내가 유급으로 고용해서 공부하는 것을 도와주고 싶다.  그렇게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이 되도록 조금이라도 돕고 싶다. 그런 미래를 생각하면 심장이 또 두근두근거린다. 


우리는 그렇게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덧. 

우리는 1년이 조금 넘는 시간동안 이렇게 성장했는데 우리를 비난하던 사람들은 얼마나 성장했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안타깝지만 우리의 기하급수적 성장은 그들에게 새로운 시련이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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