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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라이트리 Sep 23. 2024

두개의 전쟁: 러시아-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트럼프 vs 해리스: 갈림길에 선 미국, 두개의 길 사이에서 (5부)

도널드 트럼프와 카말라 해리스 두 캠프의 유럽과 중동의 전쟁에 대한 대응 방향 및 정책은 미국의 외교 정책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에 대한 두 후보의 접근 방식은 그들의 외교 철학과 국제 문제에 대한 시각을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이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면서 이스라엘-하마스 갈등이 극적으로 확대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충돌은 오랜 이스라엘-중동 분쟁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이 갈등은 19세기 말 시온주의와 아랍 민족주의의 부상으로 시작되어, 유대인들과 아랍인들 간의 영토와 주권을 둘러싼 복잡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1948년, 이스라엘이 독립을 선언하자 주변 아랍 국가들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즉각적으로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제1차 중동 전쟁으로 알려진 이 분쟁에서 이스라엘은 영토를 확장하였고, 수십만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난민이 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팔레스타인인들에게는 나크바(대재앙)로 불리며, 오늘날까지도 난민 문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1967년의 6일 전쟁에서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 서안 지구, 동예루살렘, 시나이 반도, 골란고원을 점령하여 영토를 크게 확장했습니다. 이로 인해 이스라엘과 주변 아랍 국가들 간의 갈등은 더욱 심화되었으며, 국제 사회에서는 이스라엘의 점령지에 대한 비난이 이어졌습니다. 이러한 영토 문제는 현재까지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의 핵심 요인입니다.


1978년 캠프 데이비드 협정과 1993년 오슬로 협정 등 여러 차례의 평화 협상이 진행되었지만, 근본적인 갈등 요인인 예루살렘의 지위, 팔레스타인 난민의 귀환권, 정착촌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아 지속적인 평화 구축에 실패했습니다. 특히 이스라엘의 정착촌 확장은 팔레스타인인들의 분노를 키우고 국제법 위반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2006년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하마스가 승리한 이후, 팔레스타인 내부에서는 하마스와 파타 간의 분열이 심화되었습니다. 2007년 하마스는 가자 지구의 통제권을 확보하였으며, 이스라엘과의 무력 충돌이 빈번하게 발생했습니다.

 

이번 갈등은 이러한 역사적 맥락 속에서 발생한 것으로, 영토와 주권, 난민 문제 등 오랜 분쟁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과 하마스의 공격은 수많은 민간인 희생자를 낳았으며, 국제 사회에서는 인도주의적 우려와 함께 갈등 해결을 위한 노력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근본적인 갈등 요인이 해결되지 않는 한, 이 지역의 평화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태로 남아 있습니다.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에 대한 미국 대선 캠프별 반응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에 대한 미국의 대응은 주요 정치 인물들의 입장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스라엘의 방어권을 지지하면서도 그 실행 방식에 있어 인도주의적 관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인도적 고통을 깊이 인식하며,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존엄성과 안전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을 촉구합니다. 해리스는 즉각적인 휴전을 지지하고 두 국가 해법을 통해 이스라엘의 안보와 팔레스타인의 자결권을 모두 인정하는 균형 잡힌 해결책을 추구합니다. 이러한 접근은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과 연속성을 가지며, 외교와 다자간 협력을 통해 분쟁을 종식시키고자 하는 의지를 반영합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대한 절대적인 지지를 표명하며, 특히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의 긴밀한 관계를 강조합니다. 그는 분쟁을 신속하게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구체적인 전략은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이전 임기에서 그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인정하고, 서안 지구의 유대인 정착촌을 합법으로 선언하는 등 이스라엘의 입장을 강력히 지지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또한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판매에 어떠한 제한도 반대하며, 이를 통해 지역 안정 유지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입장은 이스라엘의 안보를 우선시하는 동시에 기존의 외교적 관례를 재평가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역사적 배경은 수 세기에 걸쳐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두 나라는 지리적, 문화적(슬라브 문화권), 언어적으로 많은 공통적인 요소들을 공유하고 있지만, 동시에 역사적으로 다양한 갈등과 협력이 이어져 왔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9세기에서 13세기까지는 키예프 루스라는 중세시대 국가로 묶여 있었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지역은 모두 몽골의 공격을 받았던 경험도 있으며, 폴란드-리투아니아 연방과 러시아 제국이라는 16세기에서 18세기까지의 역사적 맥락도 있습니다.


아울러 소비에트 연방(소련)이라는 1917년부터 1991년의 기억도 공유하고 있습니다. 1917년 러시아 혁명 직후 우크라이나는 잠시 독립을 영위하던 시절도 있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소련에 편입됩니다. 스탈린 시대에는 집단 농업화와 대기근(홀로도모르)으로 수백만의 우크라이나인이 희생되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습니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에도 우크라이나는 소련의 일부로 남아 있었지만, 문화적 억압과 러시아화 정책이 이어진 바 있습니다.


현재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한 것의 연장선상에서 이어진 갈등으로, 두 국가 간의 영토 분쟁과 정치적, 군사적 충돌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사건입니다. 


이 전쟁의 발단은 우크라이나의 유로마이단 시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친러 성향의 대통령 빅토르 야누코비치가 유럽연합(EU)과의 협정을 중단하고 러시아와의 관계 강화를 추진하자 대규모 시위를 벌였습니다. 결국 2014년 2월 야누코비치가 대통령직에서 축출되고, 우크라이나 임시 정부가 수립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러시아 푸틴의 입장에서는 과거 동독 붕괴 및 소련 해체 이후, 미국을 비롯한 서방에서 당시에 구두로 약속했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NATO)의 동쪽 확장은 없을 것이라는 것이라는 입장에서 선회하여, 유럽연합(EU)과 나토(NATO)의 확장을 지켜보는 것이 눈엣가시처럼 괴로운 일이었을 것입니다. 특히, 동유럽의 여러 국가들이 서방 세계의 영향권으로 진입한 것이 과거 소련의 영광에서 멀어지는 것임과 동시에, 수도인 모스크바가 위협받는 것으로 받아들였을 것입니다.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푸틴은 우크라이나가 EU에 가입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 러시아는 2014년 3월, 국제 사회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크림 반도를 병합하였습니다. 크림반도는 소련과 러시아의 해군 기지가 있는 곳이고, 흑해함대의 핵심 지역으로 부동항이 필요한 러시아로서는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지정학적으로 빼놓을 수 없는 요충지입니다. 무리하게 크림 반도를 합치는 과정에서 러시아는 자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크림 반도 내에서 주민투표를 통해 병합을 정당화했지만, 대부분의 국가와 국제 기구들은 이를 불법으로 간주했습니다. 크림 병합 이후, 우크라이나 동부의 돈바스 지역에서는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이 등장하여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충돌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들 분리주의 세력은 러시아의 군사적, 물질적 지원을 받으며 돈바스 지역에서 독립을 주장하였고,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는 수년간 교전이 이어졌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 침공을 감행하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습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내 나치 세력을 제거하고,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보호하며, 우크라이나의 중립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특수 군사 작전’을 수행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국제 사회는 이를 주권 국가에 대한 명백한 침략 행위로 간주하며 강력히 비난했습니다. 이로 인해 러시아는 국제 사회로부터 경제 제재를 받았고, 우크라이나는 서방 국가들로부터 군사적, 경제적 지원을 받으며 저항을 이어갔습니다.


전쟁 초기에는 러시아군이 키이우와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들을 신속히 점령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우크라이나군은 격렬한 저항을 보였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의 지도 아래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강력한 결속력을 보였고, 서방의 지원을 통해 방어에 성공하면서 전쟁은 장기화되었습니다.


전쟁은 심각한 인도적 위기를 초래했습니다. 수백만 명의 우크라이나인들이 피난길에 올랐으며, 많은 민간인이 전쟁의 희생자가 되었습니다. 주요 도시들이 파괴되었고, 전쟁은 우크라이나의 경제적, 사회적 구조를 크게 훼손시켰습니다. 한편, 러시아 역시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압박과 국제적 고립을 겪고 있으며, 국내적으로도 전쟁에 대한 불만과 저항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전쟁의 결과는 여전히 불확실하며, 평화 협상의 가능성도 제한적입니다. 양국 간의 깊은 불신과 영토 문제, 그리고 국제 정치적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단기간 내에 전쟁이 종식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미국 대선 캠프별 반응


해리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력히 규탄하며, 이를 우크라이나 주권에 대한 공격으로 인식합니다. 그녀는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을 지원하기 위해 경제적, 군사적 지원을 적극적으로 제공하는 것을 지지합니다. 또한, 유럽 동맹국들과의 협력을 강화하여 러시아의 공격에 대해 단합된 대응을 추구하며, 이는 바이든 행정부의 다자주의적 접근을 이어가는 것입니다.


트럼프는 과거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긍정적인 발언을 한 바 있으며, 이는 그가 재임 시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입장이 일관되지 않으며, 때로는 분쟁을 신속하게 중재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구체적인 정책적 틀은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트럼프는 바이든-해리스 행정부가 지역 분쟁을 악화시켰다고 비판하며, 이란의 영향력 증가와 러시아의 공격성을 미국의 외교 정책의 약점으로 연결짓습니다.


두 후보의 전반적인 외교 정책 접근 방식의 비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미국 대선 캠프들의 반응은 각 후보들의 외교 정책과 글로벌 안보에 대한 입장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해리스와 트럼프 캠프는 이 문제를 다루는 방식에서 큰 차이를 보입니다.


카멀라 해리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력히 규탄하며, 이를 우크라이나 주권과 국제법에 대한 명백한 공격으로 인식합니다. 해리스는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을 지지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경제적, 군사적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원조를 강화하고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유지하면서 러시아의 침공을 저지하려는 전략을 이어갈 것을 강조합니다. 이와 함께 해리스는 유럽 동맹국들과의 협력을 통해 단합된 대응을 추구하며, 나토(NATO)와 같은 다자주의적 기구와의 긴밀한 협력을 중요시합니다. 해리스는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을 계승하면서 국제 질서와 규칙을 수호하기 위해 미국이 글로벌 리더로서의 역할을 계속해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는 국제사회에서 러시아의 공격적 행보에 맞서려는 공동 노력을 더욱 강화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통해 민주주의와 자결권을 보호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는 과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긍정적인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으며, 이는 그의 대외 정책이 푸틴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일관된 입장을 제시하지 않고 있으며, 때때로 분쟁을 신속히 중재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구체적인 정책적 계획을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바이든-해리스 행정부의 외교 정책을 비판하며, 이들의 대응이 지역 분쟁을 더욱 악화시켰다고 주장합니다. 트럼프는 특히 러시아의 침공을 방치한 것뿐만 아니라 이란과 중국 같은 다른 국제 행위자들이 미국의 약화된 외교 정책을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그가 재임 중일 때는 푸틴과의 협상을 통해 전쟁을 예방할 수 있었다는 주장을 하며, 보다 실용적이고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접근을 취할 것을 강조합니다.


트럼프는 러시아에 대한 더 강력한 제재보다는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을 보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그가 자주 강조하는 '미국의 이익 우선'이라는 기조와 맞닿아 있으며, 해외 분쟁에 미국의 군사적 개입을 줄이고 내국 경제와 안보에 집중하는 정책을 선호하는 흐름을 반영합니다. 이러한 입장은 일부 유권자들에게는 미국의 군사적 개입을 최소화하는 평화적 해결책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동시에 동맹국들과의 관계 악화 및 러시아의 군사적 확장을 방관하는 것으로 비판받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두 캠프의 접근은 크게 대조됩니다. 해리스는 우크라이나의 방어와 유럽 동맹국들과의 협력을 통해 러시아의 군사적 확장에 단호히 맞서야 한다는 다자주의적 접근을 지지하는 반면, 트럼프는 좀 더 현실적이고 협상 위주의 외교를 통해 미국의 부담을 줄이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를 보입니다.



 

* 특정 후보를 홍보하는 글이 아닙니다. 미국의 현재를 짚어보고, 미국과 세계각지의 이슈들을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의 대선 후보들을 통해 짚어보면서, 한국에서도 이런 상황들을 철저하게 준비하고 논의하는 공론장이 형성되기를 기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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