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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와 정부효율부: 효율과 권력 집중 사이

국세청(재무부), 연방총무청에 대한 검토 절차 들어간 DOGE팀

by 드라이트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 효율성 부서(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DOGE)’가 본격적으로 연방 정부 개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머스크는 연방 정부의 비효율적인 지출을 줄이고 불필요한 기관을 폐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연방총무청(GSA), 국세청(IRS), 그리고 재무부(Treasury Department)를 개혁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강도 높은 개혁 조치는 미국의 행정 체계뿐만 아니라 경제와 정치 구조에도 큰 변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연방총무청(GSA) 개혁: ‘유령 청사’ 정리로 비용 절감 추진


머스크는 최근 연방총무청(GSA)을 직접 방문하여 “대부분 비어 있는” 연방 청사의 임대 계약을 해지하는 방안을 논의하였습니다. GSA는 연방 정부의 건물 임대 및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으로, 정부가 보유한 7,500개 이상의 부동산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머스크는 방문 직후 DOGE의 공식 채널을 통해 "연방 부동산 포트폴리오의 적정 규모를 조정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라며, 이미 세 개의 연방 임대 계약을 해지하고 두 개의 건물을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연방 부동산 운영 비용을 줄이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와 맞물려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GSA 내부에서는 기술 혁신 서비스(Technology Transformation Services, TTS) 부서의 재편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테슬라 출신의 토마스 셰드(Thomas Shedd)가 새롭게 부서를 맡으면서, GSA의 기술 엔지니어들에게 "최근 기술적 성공 사례(technical win)를 제출하라"는 지시가 내려졌습니다. 이를 통해 정부의 디지털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개편하고 비용을 절감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머스크의 측근인 스티브 데이비스(Steve Davis)와 그의 아내 니콜 홀랜더(Nicole Hollander)가 GSA의 공식 이메일 계정을 부여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머스크의 민간 기업 경영 방식이 연방 정부 조직에도 무분별하게 도입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국세청(IRS) 폐지 논란: 세금 시스템 개혁인가, 억만장자의 탈세 전략인가?


머스크는 GSA 개혁에 이어, 국세청(IRS) 폐지 논란도 촉발시키고 있습니다. 그는 2024년 11월 자신의 X(구 트위터) 계정에서 "IRS가 200억 달러의 추가 예산을 요청했습니다. 이들의 예산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는 설문조사를 진행하였습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60% 이상의 응답자가 IRS 폐지를 지지

29.9%는 예산을 감소시켜야 한다고 응답

5.6%만이 예산 증액을 지지

3.9%는 동일한 수준의 예산을 유지해야 한다고 응답


머스크는 "대중의 의견이 명확해졌다"며, IRS 개혁 또는 폐지 가능성을 시사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재무부 부장관 월리 아데예모(Wally Adeyemo)는 강력한 경고를 내놓았습니다. 그는 "IRS의 예산이 삭감되면, 부유층과 대기업에 대한 감사(audit)가 대폭 줄어들어 미국 정부는 약 1,400억 달러(약 183조 원)의 세수 손실을 입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다시 말해, 머스크의 IRS 개혁이 결과적으로 부유층과 대기업의 탈세를 돕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조 로건(Joe Rogan)과의 인터뷰에서 소득세를 폐지하고 관세로 대체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언급하였습니다. 만약 소득세가 폐지된다면, IRS의 역할이 대폭 축소되거나 아예 사라질 가능성이 큽니다. 즉, 머스크의 IRS 개혁 움직임은 단순한 예산 절감이 아니라 미국의 세금 징수 시스템을 완전히 바꾸려는 시도의 일부일 수 있습니다.


재무부 개입: 머스크의 ‘데이터 접근권’ 논란


DOGE의 영향력은 재무부(Treasury Department)로도 확장되고 있습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가 이끄는 DOGE가 재무부의 민감한 데이터, 특히 사회보장(SSN) 및 메디케어(Medicare) 지급 시스템에 접근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상원 재무위원회 민주당 측 의원인 론 와이든(Ron Wyden)은 DOGE가 재무부 지급 시스템을 악용하여 특정 프로그램의 지급을 불법적으로 중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였습니다.


DOGE의 개입 이후, 재무부의 지급 승인 담당자인 데이비드 레브릭(David Lebryk) 부장관 대행이 돌연 사임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이에 대한 의혹은 더욱 증폭되고 있습니다. 머스크는 이에 대해 "재무부가 알려진 사기 조직이나 테러 단체에도 지급을 승인하라는 지시를 받았으며, 그들의 지급 거절 기록이 전혀 없다"고 주장하였지만, 아직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DOGE: 연방 정부 개혁인가, 머스크의 권력 집중인가?


일론 머스크와 DOGE가 주도하는 연방 정부 개혁은 미국 역사상 전례 없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입니다. 정부 청사의 운영 비용 절감에서 시작된 개혁은 이제 세금 시스템 및 재무부 데이터 접근 문제로 확장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정치적, 경제적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지자들은 머스크의 움직임이 정부의 비효율성을 줄이고, 납세자들의 부담을 완화하는 긍정적인 변화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반면, 비판자들은 이러한 개혁이 머스크와 같은 억만장자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며, 권력 집중 및 정보 독점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과연 DOGE의 개혁은 연방 정부의 비효율성을 제거하는 혁신적인 조치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민간 기업 CEO가 정부 권력을 장악하는 위험한 선례가 될 것인지 앞으로의 정책 변화와 의회의 대응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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