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출신 피터 벡(Peter Beck)의 꿈과 도전
로켓랩(Rocket Lab)의 창업 이야기는 뉴질랜드 출신의 천재 엔지니어 피터 벡(Peter Beck)의 꿈과 도전, 그리고 불가능에 도전한 민간 우주개척의 역사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단순한 기업 창업기가 아니라, 자원도 작고 우주 산업 인프라도 미비했던 작은 섬나라에서 시작된 ‘우주로 가는 새로운 길’을 개척한 여정입니다.
피터 벡은 뉴질랜드 남섬의 인버카길(Invercargill)이라는 작은 도시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어릴 적부터 기계와 과학에 대한 강한 호기심을 보였고, 공식을 외우기보다는 실험을 통해 직접 배우는 타입이었습니다. 대학 교육을 정식으로 받지는 않았지만, 기계공학과 재료공학에 대한 깊은 이해를 스스로 익혔습니다.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뉴질랜드 항공(NZ Air)에서 정비사로 일하며 항공 기술과 엔진 메커니즘에 대한 실무적 경험을 쌓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진짜 관심은 하늘 너머, 바로 ‘우주’에 있었습니다. 그는 우주로 물건을 보내는 기술, 특히 로켓 기술에 강한 매력을 느꼈고, 업무 시간 이후에는 자택 차고에서 혼자 작은 로켓을 설계하고 실험했습니다. 나중에는 직접 제작한 로켓엔진을 시험하기 위해 실제로 뉴질랜드 해안에서 소형 발사를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열정과 독학의 결과, 그는 곧 뉴질랜드 전역에서 ‘로켓 천재’로 알려지게 됩니다.
2006년, 피터 벡은 로켓랩(Rocket Lab)을 정식으로 창업합니다. 당시 뉴질랜드는 로켓 발사나 우주산업과는 거의 무관한 나라였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의 꿈을 허황되다고 여겼습니다. 하지만 피터는 작고 민첩한 로켓을 통해 소형 위성을 저렴하게 발사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당시까지 우주 산업은 거의 독점적이었고, 정부 중심의 대형 프로젝트가 대부분이었지만, 피터는 스타트업 중심의 민간 우주산업의 부상을 예감하고 있었습니다.
초기 자금은 정부 지원이 아니라 개인 투자자들과 벤처 캐피탈을 통해 충당되었습니다. 뉴질랜드 정부는 처음에는 규제 측면에서 매우 조심스러웠지만, 곧 피터 벡의 기술력과 비전을 알아보고 우주 관련 법적·행정적 기반을 마련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뉴질랜드가 아예 국가 차원에서 우주 발사 산업을 위한 법률 체계를 만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로켓랩은 ‘Electron’이라는 소형 발사용 로켓을 개발합니다. 이는 대형 위성이나 유인 우주선을 쏘아올리는 스페이스X의 ‘Falcon’ 시리즈와는 달리, 소형 위성을 저궤도에 저비용으로 발사하는 데 특화된 로켓입니다. Electron은 탄소 복합소재로 제작되어 무게가 가볍고, 세계 최초로 전기 펌프 기반의 로켓 엔진(Rutherford 엔진)을 상용화한 사례로도 유명합니다. 이 엔진은 3D 프린팅으로 제작되어 혁신적인 생산성과 비용 효율성을 자랑했습니다.
2017년, Electron의 첫 시험발사에서는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데는 실패했지만, 많은 기술적 진전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2018년 1월, Electron의 두 번째 발사인 'Still Testing' 미션에서 최초로 상업용 위성 발사에 성공하며 로켓랩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궤도 진입에 성공한 민간 로켓 회사가 됩니다. (첫 번째는 SpaceX
)
이후 로켓랩은 미국에 본사를 두고 캘리포니아 헌팅턴비치에 연구소를 개설하며 본격적인 미국 시장 진출에 나섭니다. 미국 정부의 위성 발사, NASA 프로젝트, 심지어 미 국방부와 정보기관(NRO)과의 계약도 따내며 Rocket Lab은 미국 내에서 SpaceX에 이어 가장 중요한 민간 우주발사체 기업 중 하나로 성장합니다.
현재는 뉴질랜드의 마히아 반도(Mahia Peninsula)에 위치한 전용 발사장을 비롯해, 미국 버지니아주 월롭스 섬(Wallops Island)에서도 발사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로켓랩은 Electron 외에도, 8톤급 중형 발사체 'Neutron' 개발을 발표하며, 대형 위성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입니다.
피터 벡은 “우주가 선택된 국가와 몇몇 기업의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그는 Rocket Lab을 통해 우주 접근의 민주화를 꿈꾸며, 누구나 위성을 통해 지구를 관측하고, 통신을 연결하고, 심지어 달이나 화성까지 데이터를 보낼 수 있는 시대를 만들고자 합니다. 그가 직접 공개한 목표 중 하나는 ‘달에 독자적인 탐사선 발사’, ‘우주 쓰레기 수거 기술’, 그리고 ‘태양계 밖으로 나가는 소형 탐사선’ 개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