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에 대한 영향력을 두고 벌어지는 경쟁 구도
일론 머스크와 샘 알트만은 인공지능(AI)이라는 동전의 양면을 두고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는 두 인물입니다. 한때 같은 비전을 공유하던 두 사람은 이제 AI의 미래를 둘러싸고 경쟁적인 입장에 서게 되었습니다. 이들의 대립은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인간과 AI의 관계, 미래 사회의 방향성, 그리고 윤리적 통제에 대한 철학적 차이까지 반영하고 있습니다.
2015년, 일론 머스크와 샘 알트만은 함께 OpenAI를 공동 설립하였습니다. 이들은 인공지능의 폭주를 방지하기 위해 ‘비영리’ 기관을 설립하고, 누구나 접근 가능한 안전하고 공정한 AI 개발을 지향한다고 밝혔습니다. 머스크는 당시부터 AI가 인류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에 깊이 우려하며, 이를 적절히 통제하지 않으면 인류 전체가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하였습니다. 그는 AI 개발을 ‘악마를 소환하는 것’에 비유하며, 기술 발전 속도에 비해 제도적 대비가 지나치게 늦다는 점을 지적하였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두 사람의 견해는 점점 갈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샘 알트만은 OpenAI의 CEO로서 ChatGPT를 상용화하고,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하여 인공지능을 실제 시장에 빠르게 도입하는 전략을 선택하였습니다. 이러한 행보는 OpenAI가 더 이상 순수한 비영리 기관이 아니라는 비판을 불러일으켰으며, 이에 대해 일론 머스크는 강하게 반발하였습니다. 그는 2018년 OpenAI 이사회에서 물러났고, 이후 샘 알트만의 방향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머스크는 OpenAI가 ‘개방성’을 잃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의 이익을 위한 기업’으로 전락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 갈등은 2024년 일론 머스크가 새로운 AI 기업인 xAI를 설립하면서 정점을 찍었습니다. 머스크는 자사의 챗봇 ‘Grok’을 공개하며, OpenAI의 ChatGPT와 직접적인 경쟁 구도를 형성하였습니다. xAI는 ‘진실을 추구하는 AI’를 표방하였으며, 머스크는 xAI가 검열 없는 자유로운 정보를 제공할 것임을 강조하였습니다. 반면, 샘 알트만은 ChatGPT를 통해 보다 정제되고 사회적으로 안전한 AI를 지향하고 있으며, 규제 당국과의 협력을 통해 윤리적 기준 마련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이처럼 머스크는 AI를 통제 불가능한 위협으로 인식하고 스스로 대안을 제시하며 경쟁에 뛰어든 인물이며, 알트만은 현실적인 상업화와 거버넌스를 통해 AI를 사회에 통합시키려는 접근을 택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AI의 가능성과 위험에 대해 서로 다른 기술적·철학적 해석을 보여주는 상징적 존재입니다.
머스크와 알트만의 경쟁은 단순한 기술 개발 경쟁에 그치지 않습니다. 이는 ‘누가 미래의 지능을 통제할 것인가’, ‘AI는 인간의 조력자인가, 아니면 통제자이자 위협인가’라는 시대적 질문에 대한 서로 다른 응답입니다. 이들의 충돌은 AI 시대에 인류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남게 될 것입니다.
최근 일론 머스크와 샘 알트만 간의 AI 경쟁은 중동 지역의 대규모 인공지능 투자와 맞물려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추진하는 대형 AI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Stargate)’와 ‘휴메인(Humain)’은 이들의 경쟁 구도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샘 알트만이 이끄는 OpenAI는 UAE의 AI 기업 G42, 오라클, 엔비디아, 소프트뱅크, 시스코 등과 함께 ‘스타게이트 UAE’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아부다비에 1GW 규모의 AI 데이터 센터를 건설하는 것으로, 2026년까지 200MW 규모의 클러스터가 가동될 예정입니다. 이러한 협력은 미국과 UAE 간의 ‘AI 가속화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양국의 기술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OpenAI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UAE 전역에 ChatGPT Plus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며, 이는 전 세계 최초의 국가 단위 AI 서비스 제공 사례가 될 것입니다 . 또한, 이 프로젝트는 미국 내에도 확장되어, OpenAI와 소프트뱅크, 오라클 등이 주도하는 총 5000억 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구축 계획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자신이 설립한 AI 기업 xAI를 통해 OpenAI와의 경쟁에 본격적으로 나섰습니다. 그는 스타게이트 UAE 프로젝트에서 xAI가 배제된 것에 불만을 표하며, UAE 고위 관계자들에게 xAI의 참여를 요구했습니다. 머스크는 이 프로젝트가 미국의 승인 없이 진행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압력을 가했지만, 결국 트럼프 행정부는 해당 프로젝트를 승인했습니다.
이러한 갈등은 머스크와 알트만 간의 개인적인 경쟁을 넘어, 미국과 중동 간의 AI 주도권을 둘러싼 전략적 경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는 2025년 5월, 국부펀드(PIF) 산하에 AI 전문 기업 ‘휴메인(Humain)’을 설립하며 AI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휴메인은 2034년까지 6.6GW 규모의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고, 100억 달러 규모의 벤처 펀드를 조성하여 글로벌 AI 스타트업에 투자할 계획입니다.
또한, 휴메인은 엔비디아와 협력하여 1만8000개 이상의 최신 AI 칩을 도입하고, AMD 및 퀄컴과도 협력하여 AI 인프라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중동 지역에서 AI 분야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됩니다.
UAE와 사우디아라비아의 대규모 AI 투자는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국가의 미래 산업 구조와 글로벌 기술 패권을 재편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입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샘 알트만과 일론 머스크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으며, 미국과 중동 간의 기술 협력과 경쟁 구도도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앞으로 이들의 경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그리고 중동 지역이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는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