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형 로봇 원가와 산업의 미래
Tesla가 공개한 인간형 로봇 Optimus는 이제 단순한 시연용 기기가 아니라 대량생산을 앞둔 상업 제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최신 버전의 Optimus는 키 172cm, 몸무게 73kg으로 성인 남성과 유사한 체형을 지녔습니다. 전신에는 200개가 넘는 자유도가 구현되어 있으며, 손은 사람과 같은 5손가락 구조를 갖추어 한 손에만 6개의 액추에이터와 11개의 자유도를 담았습니다. 이 덕분에 단순히 물체를 잡는 수준을 넘어 9kg의 상자를 들거나 섬세한 제어가 가능해졌습니다. 전력 소모는 정지 시 약 100W, 천천히 걸을 때는 500W 정도로, 2.3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하여 수 시간 이상 작동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Optimus는 몸통에 총 28개의 액추에이터를 갖추고 있으며, 회전형과 직선형 구동기를 적절히 조합해 상지와 하지의 움직임을 만들어냅니다. 관절마다 들어간 무프레임 토크 모터와 감속기, 그리고 손목과 손가락에 배치된 소형 공심컵 모터는 인간에 가까운 유연성과 섬세함을 구현하는 핵심 장치입니다.
Tesla는 Optimus를 대량생산할 경우 약 2만 달러, 한화 약 2,600만 원에 판매한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원가 구조를 분석하면, 전체 비용 중 약 30%가 제어 시스템과 프로세서, 즉 로봇의 두뇌에 해당하는 부분에서 발생합니다. 나머지 절반 이상은 관절 액추에이터 비용에 집중되는데, 회전 관절 구동계가 약 20%, 직선 관절 구동계가 22%, 손과 손목 액추에이터가 15% 정도를 차지합니다. 골격 구조체와 배터리, 각종 센서 등 기타 부품의 비중은 10% 안팎으로 추정됩니다. 다시 말해 Optimus의 원가에서 가장 비중이 큰 요소는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근육과 관절’이며, 전체 경쟁력도 이 구동계 부품의 성능과 가격에 의해 좌우됩니다.
핵심 부품별로 살펴보면, 무프레임 토크 모터는 Optimus의 모든 주요 관절에 사용되며 경량화와 높은 토크 밀도를 동시에 만족시킵니다. 하모닉 감속기는 소형·정밀성이 뛰어나지만 충격에 약하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어, Tesla는 하중이 큰 부위에 행성 감속기를 보완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엔코더는 각 관절의 회전 각도를 실시간으로 피드백하는 센서로, 로봇의 정밀 제어를 책임집니다. 무릎과 발목 등 직선 운동 관절에는 볼스크류와 행성 롤러 스크류가 적용되며, 손과 손목에는 소형 공심컵 모터가 배치되어 빠르고 섬세한 반응을 구현합니다. 여기에 더해 손가락에는 압전식, 정전용량식, 광학식 등 다양한 원리의 촉각 센서가 연구되고 있으며, 이는 인간과 유사한 촉감을 구현하기 위한 핵심 기술로 꼽힙니다.
이러한 분석은 Tesla Optimus의 부품 구조가 인간형 로봇 산업 전반에 던지는 메시지를 잘 보여줍니다. 첫째, 핵심 부품의 국산화와 내재화가 산업 경쟁력을 좌우합니다. 모터, 감속기, 액추에이터와 같은 핵심 구동 부품은 현재 일본과 유럽, 미국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으며, 이 분야에서 한국 기업이 성과를 낸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습니다. 둘째, 대량생산을 통한 비용 혁신은 로봇 산업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습니다. Tesla가 Optimus를 2만 달러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내놓겠다고 밝힌 것은 기존 수억 원대 로봇들과 비교했을 때 구조적 전환점을 의미합니다.
부품 단가가 급격히 낮아지면 시장 전체의 가격 구조가 바뀌고, 이는 한국 부품업체들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셋째, 글로벌 공급망 편입의 기회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Tesla뿐 아니라 화웨이, Apptronik, 삼성 등 글로벌 기업들이 유사한 로봇을 준비하고 있어, 향후 수십만 대 단위의 부품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넷째, 국내 로봇 산업 생태계의 강화가 필요합니다. 부품 기업, 완제품 기업, 연구기관이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하며, 지금이야말로 핵심 부품 기술 투자와 인재 양성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Tesla Optimus의 사례는 인간형 로봇 산업이 더 이상 실험실 연구에 머무르지 않고 상업화로 향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핵심 부품의 기술 장벽은 여전히 높지만, 동시에 새로운 시장의 문도 활짝 열리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이 강점을 지닌 배터리, ICT, 반도체 기술과 함께 부족한 모터·감속기 기술을 보강해 글로벌 가치사슬에 참여한다면, 인간형 로봇 산업은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원문 : https://www.aibangbots.com/a/942#:~:text=Im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