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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렌(IREN): 비트코인 채굴에서 AI 클라우드로

재생에너지와 신기술의 교차점에서 탄생한 하이브리드 성장 스토리

by 드라이트리

IREN Limited는 2018년 호주 시드니에서 설립된 기업으로, 본래 이름은 Iris Energy였습니다. 창업자인 다니엘 로버츠와 윌 로버츠 형제는 금융과 에너지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뒤 비트코인의 에너지 소모 문제와 재생에너지의 기회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고민했습니다. 그들이 내린 결론은 명확했습니다. 100% 재생에너지 기반 데이터센터에서 비트코인을 채굴한다면 환경 논란을 줄이는 동시에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초기에는 호주와 캐나다 등지에서 수력발전 기반 데이터센터를 세우며 채굴 사업을 시작했고, 대규모 GPU 투자와 재생에너지 전력 계약을 통해 효율성을 빠르게 높여 나갔습니다. ESG 흐름에 맞춰 기관 투자자들로부터 자본을 끌어들일 수 있었고, 2021년 11월에는 나스닥에 상장(티커: IREN)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본격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사업 모델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100% 재생에너지 기반 데이터센터에서 대규모 채굴기를 운용하는 비트코인 채굴입니다. 2025년 기준 해시레이트는 50 EH/s를 달성해 글로벌 상위권 수준에 올라섰고, 채굴 단가는 약 4만 1천 달러로 낮춰 높은 레버리지 효과를 확보했습니다. 둘째, 단순 채굴을 넘어 AI·클라우드 인프라 제공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했습니다. NVIDIA GPU를 대규모로 확보해 AI 스타트업과 빅테크 기업들에게 연산 자원을 제공하며,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 리스크를 완화하고 AI 수요 급증이라는 메가트렌드를 흡수하려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셋째, ESG와 친환경 전략입니다. 수력·풍력 등 재생에너지와 REC 인증서를 전력원으로 활용해 ESG 투자기관과의 친화성을 강화하고, “Green Bitcoin Mining + AI Cloud”라는 독창적 포지셔닝을 구축했습니다.


성과는 빠르게 나타났습니다. 2025년 매출은 약 3억 7,700만 달러로 집계되어 전년 대비 168%라는 눈에 띄는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순이익 또한 약 8,690만 달러로 집계되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투자 매력도는 뚜렷합니다. 비트코인 채굴과 AI 인프라 확장이라는 이중 성장 엔진을 갖추었고, ESG 기반 친환경 모델로 기관 투자자의 관심을 얻고 있습니다. 또한 호주, 캐나다, 미국에서 대규모 데이터센터 증설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 확장성도 큽니다. 그러나 동시에 주요 리스크도 존재합니다.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이 여전히 실적과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며, NVIDIA에 대한 GPU 공급망 의존도가 높고, 전환사채와 증자에 따른 주식 희석 위험도 있습니다. 더불어 미국과 호주의 규제 강화 가능성도 잠재적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IREN의 창업 스토리가 주는 교훈은 명확합니다. 환경 문제와 신기술 트렌드의 교차점에서 기회를 발견하고 이를 실행으로 연결했다는 점입니다. 비트코인의 환경 논란을 재생에너지로 극복했고, 이후 채굴 인프라를 AI라는 새로운 성장 시장과 연결해 확장성을 확보했습니다. 결과적으로 IREN은 에너지, 기술, 금융이라는 서로 다른 영역을 하나로 묶어낸 하이브리드 기업으로 자리 잡았고, 이는 단순한 비트코인 채굴회사가 아닌 미래형 친환경 데이터 인프라 기업으로 진화한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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