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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라이트리 Oct 21. 2022

TSMC와 대만 GDP 그리고 안보의 상관관계

대만과 한국 그리고 동북아시아

대만은 한국 경상도 정도 면적을 가진 섬나라이다. 그런데 이 섬의 위치가 중국에서 매우 가깝다. 푸젠성 샤먼시 앞바다에서 대만 최전방인 금문도가 육안으로 보일 정도의 거리다. (여기서 금문도는 바로 대만의 명주로 유명한 금문고량주를 만드는 바로 그곳이다.) 


대만은 중국에 비해 작은 영토와 국력을 가지고 있다. 민주국가인 대만은 중국의 1971년 UN가입 이후 국제사회에서 설 자리가 좁아져왔다.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90~00년대 중국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이러한 국력차이는 더 심해졌다. 


대만과 중국의 관계는 통상 '양안관계'로 불리며, 국제정세와 양국간 관계, 대만의 집권당 상황에 따라 가까웠다 멀어지곤 했다. 3통이라 하여 통상, 우편, 여객과 화물의 운송을 골자로 하는 내용이 이런 대내외 상황에 따라 변동하곤 했다. 대만 수출 중 중국의 비중은 25% 이상으로 상당하다. 


한편, 대만에는 TSMC라는 거대한 대기업이 존재한다. 반도체 대행생산(파운드리)만을 하는 기업이다. TSMC는 아시아 시총 1위이다. 전 세계 많은 기업들과 팹리스(반도체 설계만 하고 생산설비가 없는 회사)들이 TSMC를 찾아온다. 전세계 파운드리 생산의 절반 이상이 TSMC에서 나온다. 


중국은 현재 시진핑 3연임 중이고, 독재국가의 약한 고리는 군부에 대한 통제이다. 군부 중 강성론자들의 목소리를 어떻게 잠재우느냐가 평화와 전쟁을 가른다. 그래서 향간에는 2027년 시의 4연임 시기에 양안 간 전쟁 우려가 있다고 점치기도 한다. 


한편 2027년이 중요한 이유는 또 있다. 바로 대만 GDP의 성장이다. 대만은 이미 한국과 일본의 1인당 GDP를 넘어섰다. 2022년 현재 구매력(PPP) 기준으로 한국의 총 GDP가 3.0 trillion USD 정도이고(엔-달러 환율에 따라 이미 일본을 넘어서기도 함), 대만의 총 GDP가 1.5 trillion USD 정도이다. 


다만, 한국은 이미 성장 정체기고, 대만의 GDP는 여전히 빠르게 뛴다. 세간에서는 2027년이면 총 GDP 규모에서도 대만이 한국을 앞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문제는 이렇게 되었을 때, 중국 다음으로 아시아에서 큰 경제규모를 갖게 되는 대만을 중국 군부의 강성론자들이 가만히 용인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지역 안보 질서의 측면에서 중국은 시간이 갈수록 대만을 눈엣가시로 볼 것이며, 도련선(중국이 미국 함대의 진입을 막고자 하는 가상의 군사 작전선, 대만과 오키나와, 남중국해를 잇는 것이 제1도련선이다.) 확보를 공고히 하기 위한 트리거로 대만을 이용할 수 있다. 


자, 그럼 다시 TSMC와 안보로 돌아가보자. 대만에서는 TSMC를 대만의 수호신으로 부른다. 이는, 중국이 TSMC 때문에 대만을 함부로 침공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는 2가지 의미를 갖는다. 중국 기업들이 TSMC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점과 대만을 침공하는 순간 전세계 반도체 공급이 막히면서 중국은 전세계를 적으로 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대만 서해안을 따라서 TSMC의 공장들은 북쪽의 타이페이부터 남쪽의 가오슝까지 길게 생산라인들이 위치해있다. 중국은 안그래도 미국의 견제로 인해 반도체 생산과 기술 고도화에 있어 상당한 제한을 받고, 내수 중심으로 위축되어 있는 상태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논의가 우리에게 주는 함의는 무엇인가? 결국 핵심은 이것이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거나 무력분쟁이 일어났을 때, 주한미군이 어디까지 개입될 것인가? 그리고 이 인계철선은 한국과 북한-중국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인가? 


이에 대해 최근 미국과 한국, 일본에서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미국은 한국과 대만, 일본을 모아 칩4 동맹을 구성하고 싶어하며, 한미일 동맹구도를 공고히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은 정치적, 역사적 앙금이 남아있고, 당장 쉽게 봉합하기는 어려워보인다. 


중요한 부분은 이 지점이다. 한국은 어떤 전략과 액션플랜을 갖는가? 한국의 최우선 과제는 국제무역질서 속에서 한국의 경제적 이익을 유지하는 것과 한반도에서의 평화유지이다. 이를 위해 여러 국가가 얽힌 게임에서 어떤 카드들과 시나리오를 준비해야하는가? 이에 대한 활발한 논의와 준비가 필요한 때이다. 


다행(?)인 것은 한국이 100년 전보다는 국력이 10위 수준으로 세졌다는 것이고, 불안한 부분은 한국만의 전략적 해법과 세밀한 접근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앞으로의 현명한 준비와 접근이 향후 생존과 번영의 수준을 가를 것이다.


 * 본 내용은 개인의견임을 전제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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