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어느 아침 출근길에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에 집중하다가 이런 내용이 들려왔다.
지구의 자전 시간은 초당 약 0.5Km라고 한다.
이 속도로 지구가 한 바퀴를 회전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우리가 하루 일과를 보내는 24시간이 걸린다는 내용. 상식 중에 상식이라 할 수 있지만 지나간 시간을 되돌아보면 태어난 해인 1988년 12월 이후부터의 시간은 왜 그렇게도 빨리 지나온 건지 모르겠다. 계산해보니 연도 기준으로 회전 수로만 1만 2천여 바퀴를 회전했는데 세상과 나는 몰라볼 정도로 바뀌고 성장해왔다. 반면 지구의 본질은 바뀌지 않았고, 항상 일정한 속도로 자전하고 있는 것은 생각보다 의외라는 생각이 든다.
버스를 타고 지나는 바깥 풍경 속에 시속 30km 속도제한 표지판이 보였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초속 0.5km의 회전하는 지구에서 시속 30km 정도의 속도로 움직이는 차량 속의 나의 인생 속도는 얼마나 될까?'
와, 무슨 수학 문제 같은 인생 영역 능력시험 같다.
내 인생은 이렇게나 빨리 지나가는 것 같은데 난 초속 0.5km의 속도로 살고 있는지, 버스에서만큼은 시속 30km의 속도로 살고 있는지 어떤 것으로 정의를 해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속도가 중요한 건가?'
정의되지 않으면 다른 방향으로 길을 개척해가는 인간의 사고는 경이롭기 그지없다.
시간 편에 서다
모두가 알다시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정신이자, 우리나라로 관광 온 외국인들이 가장 놀라워하는 것이 바로 '빨리빨리'정신인데 속도전에 굉장히 특화된 민족이 바로 대한민국 사람들이다. 나도 대한민국의 국적을 가지고 있는 엄연한 한국사람이지만 이 속도전에는 취약한 편이다. 어떻게 모든 사람에게 '빨리빨리'정신과 실천이 탑재될 수 있을까. 그래서 위의 질문이 자연스레 떠오르게 된 것이다.
속도가 안된다면 시간을 어떻게 쓸 것인가를 고민해보다가 '시간을 여유롭게 사용하려면 역시 실천하는 속도가 빨라야 하나?' 하는 아무래도 나에게는 자신 없는 물음이 되돌아왔다. 굳이 빠르게 뭔가를 하고 싶지 않다. 마치 작용 반작용의 법칙이 마음에도 적용되는지 주변 사람들이 빠르게 대처할수록 반발적으로 난 내 속도를 유지하고 싶은 마음인 것이다.
하루라는 시간 중에 보람과 성취감을 높았을 때를 생각해보면 현생이나 음(mm)생에서 사람들을 만나 대화를 통해 정보를 나누거나, 깊이 생각하고 썼던 글을 발행하는 일처럼 속도가 관여되지 않고 생산적인 일로 시간을 활용했을 때, '오늘도 나에게 이런 것을 남겼구나'라고 느꼈을 때였다. 이처럼 나에게 주어진 삶을 속도를 요구하지 않는 시간 속에서 살아냈을 때 훨씬 가치가 빛난다고 생각한다.
나에게만 한정 지을 수 없다
결론적으로 사람마다 자신의 인생의 속도와 시간 활용은 분명히 다르다. 속도에 포커스를 맞춘 사람도 있고, 속도보단 시간에 가치를 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떤 것이 정답이 있는 인생을 산다고 할 수 없다. 그저 시간과 속도에 구애받지 않고 나답게 살아가고 있는 건지도.
상상해보건대 지구의 시점으로 아래를 내려다본다면 인간들의 인생 속도와 시간은 모두 똑같이 초속 0.5km, 하루 24시간일 텐데 그런와중에도 각자 나름대로의 속도와 시간을 활용하며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우리를 보고 있을 것 같다. 사는 데 있어서 속도와 시간은 우리에게 있어 불필요한 것 없이 소중한 것임을 깨닫게 된다.
어차피 똑같이 주어진 속도와 시간이라면,
오늘을 어떻게 의미 있게 살아낼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해 보는 출근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