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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마드 스리랑카 Jan 27. 2019

몽골 고비 겨울 여행(1)

사막의 도시 달란자드가드에서

울란바토르를 향하는 아침 8:00 출발 버스에서   전합니다음은 고비  수도인 달란자드가드의 도심을 벗어나자 차창 가는 순식간에 얼어버려 밖을  수가 없습니다겨우 손톱으로 왕사탕 정도의 구멍을 내고 밖을 내다봅니다지금  8: 27 30 사막의 지평선에서 해가 떠오릅니다몽골의 남쪽이라 조금은  춥다고 알려진 이곳에도   무렵은 무서울 정도로 춥답니다해서 지글지글 끓어오르듯 솟아오르는 해를 보고 있자면 장엄에 엄숙까지 더해져 보는 것만으로도 왠지 훌륭한 일을   마음마저 따뜻해져 옵니다핸드폰의 나침판은 북동 49도를 가리키고 달란자드가드는 이렇게 말합니다.

 

귀하는 지금 달란자드가드를  벗어났습니다 해가 비록 연중 가장 낮은 고도로 위태롭게 운행을 한다 해도 결코 우주의 구렁텅이로 이탈하지 않는 것처럼서쪽 지평선에  해가 무사히 떨어질 때쯤귀하도 울란바토르에 무사히 떨어질 것입니다그대여 굿바이. 

 

서둘러 예정보다 일찍 여행을 마무리했습니다이유인즉  지체하면서 무엇을 할지 명확하게 정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애당초 사막의 민낯을 보고 싶다는 간절함 뒤에숨은 의도가 결코 불손하다고  수는 없겠지만 떠나지 않고는 견딜  없는 ' 무엇' 어쩌지 못해 결행한다소 무모한 여행이었음을 고백해야겠습니다곡간이 텅텅 비어 무언가를 채워 넣지 못하면 극심한 기아의 상태에 빠져 허우적거릴  같은 두려움이계절을 송두리째 점령한 겨울 동장군 기세 앞에 갇혀 감히 감미로운 봄날의 상상마저도 얼어버린다면 겨울은 제게 너무 잔인한 계절이  것입니다해서 조건 없이 떠나보자는 심산으로 겨울 사막 여행을 감행한 것이 무모함의 전말입니다용기는 가상하기 이를  없다고 후한 점수를 주면서도 가성비는 거의 제로 수준에 가까워 덕분에 통장의 잔고가 홀 쪼그라들었지요.

 

그런데또한 그럼에도돌아가는 지금비었던 창고를 그득 채울 흐뭇함의 증표는 아무리 애를 써도 보이질 않고 오히려 두려움을 대신한 자리에 허전함이메마른 목을 축일  모금의 위로를 청하였으나 돌아온 것은 견딜  없는 그리움으로 보상하는 사막의 답안을 어떻게 해석하여야 하는 걸까요 도대체  여행에서 제가 받아야 하는 몫이 있기라도  걸까요.

 

어찌 되었든 다시 다음 학기를 준비하고 학습 교안을 수정하고 새로운 학생들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달란자드가드에서 몰고  사막의 겨울 해가 지금  지평선을 넘어갑니다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 도착했습니다귀하의 입성을 열렬히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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