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엔 가고 싶어요, 그러나 공부는 싫어요

by 노마드 파미르



2월 중순경 고지한 대로 중간고사 첫 평가를 실시하였다. 명색이 'Nationnal Certificate of KOREAN Language' 1년 과정의 학기 시험이다. 따라서 이 학생들이 한국행 첫 관문을 통과하기 위한 시험 즉, EPS TOPIC이라 불리는 '고용허가제 시험'이라고 치르는 시험과 같은 방식으로 읽기 20문항, 듣기 20문항으로 출제하고, 시간 또한 각각 25분으로 책정해 모의시험형식으로 학교 측의 도움을 받아 교직원 감독관도 입회한 제법 그럴듯한 시험이었다.



그런데, 가르친 보람에 상처를 주고, 정상적인 변별력에 먹칠을 한 사달이 일어났다. 집계 결과 몇몇 학생들의 성적이 너무 황당하게, 상위 몇 프로 수준으로 집계되어 적잖이 놀랐다. 이들은 평소 공부에는 관심도 없고 출결 상태도 불량해 솔직히 향후 '고용허가제 시험'에 크게 기대할 수 없는 학생들이라고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들의 시험결과가 수준급인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학생들의 조직적인 부정행위가 있거나, 근접한 학생들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한 점수를 획득해서 이 몸을 분노케 했다. 마음을 가라앉히며 며칠을 숙고한 끝에 일부 학생이 아닌 전체 학생들의 읽기 시험을 다시 치르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덧붙여 간곡히, 정정 당당히 시험을 치를 것을 요구하면서, 부정행위로 인해 재수 없게 걸리면 ‘영원히 한국으로의 취업은 불가능함’을 역설한다. 그리고 드디어 읽기 재시험을 치르기로 학교 측, 학생 모두에게 통보하였다.



다행히 다수의 학생들은 말귀를 알아들어 그런대로 변별력을 갖춘 시험의 성적을 볼 수 있었다. 그럼에도 유독 눈에 거슬리는 단 한 명의 문제 학생이 있었는데 이 녀석의 시력과 커닝실력이 출중해 근접한 학생들의 정답을 고스란히 옮겨와 이 몸을 또한 번 놀라게 했다. 사지선다형이라 가능한 모양이라곤 해도 그의 커닝 실력은 수준급이라고 인정할 만하다. 그럼에도 단호히 그의 시험지에 적색펜으로 경고용 표시를 한 것은 그의 '정직성'이 미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대일 대면시험으로 그의 성적을 수정하면서 추후 이 같은 결과가 다시 나온다면, 학교장에게 통보하고 퇴학조치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겁박과 함께, 한편으론, 안쓰럽기도 해 그를 데리고 학교 식당에 들러 함께 식은 빵을 나눈다.



작가의 이전글누구도 알려주지 않는 스리랑카의 국경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