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지금의 내가, 그때의 나에게

- 나에게 쓰는 편지

by 세니카

오늘은 오랜만에, 예전의 나에게 편지를 써 봅니다.

그 시절의 나는 참 많이 아팠고, 외로웠습니다.

누구에게도 제대로 위로받지 못한 채,

그저 묵묵히 살아내야 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지금의 나는 그 시절을 떠올리며

그때의 나를 더 다정하게 안아주고 싶어집니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자기 안에 숨어 있는 '그때의 나'를 떠올리며

조용히 위로를 건네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


사랑하는 나에게,


정말 많이 힘들었지?

밥을 먹으면 체하고, 속이 쓰리고, 머리가 깨질 듯 아파도

아무도 너에게 "괜찮아?"라고 물어주지 않았지.


"병원에 가보자",

"조금 쉬자",

그런 말을 한 사람도 없었어.


시어머니는 네 편두통을 두고

"쟤는 이상해. 머리가 왜 저렇게 아프냐?"라고 하셨고,

남편은 다정한 말 한마디 건네는 법이 없이 무심했지.


그런 말들 속에서

너는 오히려,

"내가 이상한 걸까?",

"내가 더 참아야 하는 걸까?"

가족들에게 미안함을 갖고, 건강하지 못한 자신을 자책하며 버텼지.


하지만 이제 나는 말할 수 있어.

그건 네가 이상한 게 아니었어.

그들이 너무 몰랐고, 너무 무심했던 거야.


그럼에도 너는

가정을 지키기 위해, 아이들을 위해,

하루하루를 애써 살아냈지.


하지만, 그 시절 너의 그 버팀이

지금의 내가 여기, 이렇게 서 있을 수 있도록 해 준

든든한 기둥이 되었어.


나는 이제야 그때의 너를 꼭 안아주고 싶어.

아프지 마.

이젠 너부터 돌봐야 해.

지금부터는 네가 먼저야.


그때의 나야,

정말 잘 버텼어.

고맙고, 사랑해.

이젠 내가 너를 지켜줄게.


지금의 나로부터.


**


이 편지를 쓰며 다시 느낍니다.

그때의 나는 결코 약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말하지 못했을 뿐입니다.


지금의 내가 나를 껴안듯,

이 글을 읽는 누군가도

자기 안의 아팠던 시절을

다정하게,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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