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에게 쓰는 편지
오늘은 오랜만에, 예전의 나에게 편지를 써 봅니다.
그 시절의 나는 참 많이 아팠고, 외로웠습니다.
누구에게도 제대로 위로받지 못한 채,
그저 묵묵히 살아내야 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지금의 나는 그 시절을 떠올리며
그때의 나를 더 다정하게 안아주고 싶어집니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자기 안에 숨어 있는 '그때의 나'를 떠올리며
조용히 위로를 건네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
사랑하는 나에게,
정말 많이 힘들었지?
밥을 먹으면 체하고, 속이 쓰리고, 머리가 깨질 듯 아파도
아무도 너에게 "괜찮아?"라고 물어주지 않았지.
"병원에 가보자",
"조금 쉬자",
그런 말을 한 사람도 없었어.
시어머니는 네 편두통을 두고
"쟤는 이상해. 머리가 왜 저렇게 아프냐?"라고 하셨고,
남편은 다정한 말 한마디 건네는 법이 없이 무심했지.
그런 말들 속에서
너는 오히려,
"내가 이상한 걸까?",
"내가 더 참아야 하는 걸까?"
가족들에게 미안함을 갖고, 건강하지 못한 자신을 자책하며 버텼지.
하지만 이제 나는 말할 수 있어.
그건 네가 이상한 게 아니었어.
그들이 너무 몰랐고, 너무 무심했던 거야.
그럼에도 너는
가정을 지키기 위해, 아이들을 위해,
하루하루를 애써 살아냈지.
하지만, 그 시절 너의 그 버팀이
지금의 내가 여기, 이렇게 서 있을 수 있도록 해 준
든든한 기둥이 되었어.
나는 이제야 그때의 너를 꼭 안아주고 싶어.
아프지 마.
이젠 너부터 돌봐야 해.
지금부터는 네가 먼저야.
그때의 나야,
정말 잘 버텼어.
고맙고, 사랑해.
이젠 내가 너를 지켜줄게.
지금의 나로부터.
**
이 편지를 쓰며 다시 느낍니다.
그때의 나는 결코 약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말하지 못했을 뿐입니다.
지금의 내가 나를 껴안듯,
이 글을 읽는 누군가도
자기 안의 아팠던 시절을
다정하게,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