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운동이던 처음엔 지루하다

by 프로운동러K

운동을 시작하는 데는 어느 정도의 용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걸 계속하는 데는 끈기가 필요하다. 누구나 새 운동화를 사면 한두 번쯤은 뛴다. 거기까지는 쉽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숨이 차고, 다리가 무겁고, 재미는커녕 왜 이걸 하고 있는지 회의감만 밀려온다. 나도 러닝을 시작했을 때 그랬다. 자전거도 마찬가지였다. 나에겐 지루하게만 느껴졌다. 그래서 러닝화는 아직도 새 거처럼 깨끗하고 자전거는 가끔 타는 정도로 남았다. 주변 풍경을 눈에 담으며 가끔 멈춰 사진도 찍는다. 운동이라기보다는 산책의 업그레이드 버전쯤 된다.


지인의 추천으로 호기롭게 시작한 배드민턴도 마찬가지였다. 처음엔 마찬가지로 지루하고 재미가 없었다. 레슨을 받기 시작하고 한 두 달 정도는 종일 똑같은 스윙만 한다. 코치님은 계속 “그립!”, “스윙!”, “스텝!”을 외친다.


게다가 어색하다. 처음 보는 사람들과 운동하는 건 생각보다 용기가 필요하다. “혹시 한 게임 같이 치실래요?” 이 말 한마디가 어쩌면 운동보다 더 어렵다. 내가 게임에 끼면 눈치가 보였다. '실력도 안 되면서 왜 게임을 하자고 하는 거야?'라는 생각을 읽는 것 같았다. 물론 그 생각은 대부분 내 상상 속에서만 이루어졌지만.


그럼에도 계속했다. 레슨도 받고 게임도 조금씩 해보고, 뻘쭘함도 견뎠다. 이상한 일이었다. 참고 또 참고 계속했더니 어느 순간 운동이 기다려지기 시작했다. 평일엔 퇴근 후 체육관 갈 생각에 일이 빨라지고 주말엔 대회에 나가 타 지역으로 원정을 간다. 전에는 몰랐던 긴장감과 흥분. 그리고 그걸 함께 나눌 수 있는 동료들이 생겼다. 그게 바로 끈기의 보상이다.


생각해 보면 끈기라는 건 대단한 비밀 병기도 아니다. 그냥 좀 더 참고, 좀 더 어색함을 견디고, 좀 더 뻘쭘함을 감내하는 일. 하지만 이 단계를 넘지 못하면 우리는 늘 “시도해 봤는데 나랑 안 맞더라” 쪽에 머물게 된다. 주변을 보면 그런 사람 참 많다. 러닝은 지루하고 자전거는 비싸고 헬스장에 가려니 허리가 아프고. 그래서 결국 다시 소파 위 혹은 침대 속이다. 물론 그것도 나쁘진 않다. 하지만 이걸 이겨내면 지겨운 일상에 활력이 생긴다.

ChatGPT Image 2025년 4월 18일 오후 06_52_21.png

끈기는 결국 더 즐거운 무언가를 만나기 위한 도구다. 처음에는 힘들고 어색하고 재미없지만 그걸 참고 넘는 사람에게만 열리는 세계가 있다.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과 어느새 그걸 즐기고 있는 내 모습. 그 모든 시작점엔 끈기가 있다. 운동이든 일이든 마찬가지다. 시작은 누구에게나 어렵다. 하지만 꾸준히 한다는 단순한 행동 하나가 삶을 바꾸기도 한다. 열심히 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


그러니 명심하자. 지금 힘들고 재미없다면 오히려 잘하고 있는 중일지도 모른다. 그 단계만 넘어서면 내 일상에 활력을 선물해 줄 수 있는 최고의 취미가 생길지도.


대부분의 실패자들은 포기할 때 자신이 얼마나 성공에 가까웠는지 모른다.
_토마스 에디슨
매거진의 이전글무엇보다 '멘탈'이 중요한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