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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겸손 사랑으로 확장되는 인문학 지성 여행

오늘의 인문학 낭송 (10분 52초)

by 김주영 작가

지성 김종원 작가님 저서 정보 낭송

‘내 아이를 위한 30일 인문학 글쓰기 수업’

갑자기 소낙비가 내리고 잠시 비를 피해 머물다가 엄마 집 근처 흔하지 않은 쇼핑센터인 ‘탑 10’ 매장에서 하나의 제품을 교환하거나 환불을 하려고 이 비가 그치기를 오래 기다렸다. 구매했던 영수증이 필요하다고 해서 내밀었고 그중에 하나를 환불하려면 나머지 금액을 내가 다시 내야 한다는 남자 직원의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한 5분쯤 계속해서 나는 질문했고 시간이 지나도 내가 나오지 않자 엄마도 가까이 오셨고 이제야 실마리를 찾게 되는 과정에 엄마가 잠시 무언가 잘못되는 상황에 대해 조금 큰 소리로 한마디 하셨다.


이유는 나는 분명 현금으로 구매금액을 지불했었고 직원은 내가 카드로 지불했을 거라고 생각하고 카드를 주라는 말이었나? 그것도 나는 솔직히 의문이다. 무엇을 다시 내야 하는지 어쨌든 내게 모든 금액을 다시 내고 취소하자는 말이 나는 답답했기 때문에 계속해서 난 이 말밖에 할 수 없었다.


“저는 무슨 말인지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아요.

아니 왜 제가 이 돈만큼을 다시 내고 하나를 취소할 수가 있는 거죠? 정 안되면 차라리 하나의 금액만큼 보관증으로 써주시던지요.”


이 말을 나는 계속해서 해야 했고 영수증 항목을 볼펜으로 그으며 설명까지 자꾸 말하는 직원의 모습이 그대로 선명하다. 물론 보관증도 말이 안 되는 것처럼 말했고 결국 나는 현금이었다는 말을 꺼내자 그제야 그 직원이 이해가 되는 듯했다. 그 사실이 확인되고도 어떻게든 손님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하지 않고 다른 직원들까지 쌩한 어떤 순간이 내가 잠시 이상해지는 기분이랄까. 어쨌든 14.000이라는 금액조차 매장 캐셔 금고에 현금이 구비되지 않았다며 모두 천 원짜리로 14장을 받았고 그저 그대로 나오기보다 는 세일하는 반팔 면티 두 장을 골라 다시 계산하려고 했으나 이것도 지폐 오만 원이라는 돈을 받고 내줄 나머지 돈이 없다고 기다려달라는데 이것도 괜한 시간이 날아간 듯 한 번거로움이라서 그냥 두고 매장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비 내리는 오후 잠시 번뜩이는 천둥과 번개의 순간이 지난 것 같다. 그 젊은 직원이 세밀하게 보는 눈이 있었다면 영수증에 쓰인 ‘현금 승인란’을 확인했었다면 쉽게 할 수 있는 지극히 당연한 일이니까.


지니는 작은 마을 연꽃 단지에 탁하게 고인 물이 어느새 맑아지고 연못 물의 양도 강처럼 많아져 곧 연꽃이 피어오를 날이 머지않은 거라고 쏟아지는 비에 말끔하게 젖은 차량이 연꽃 단지길을 스칠 때 떨어진 물방울이 바람에 날리는 퍼드 득한 소리가 마치 파도가 스치는 소리처럼 들려와 한마디가 입에서 자연스럽게 함께 나왔다.


“아, 시원한 바다를 지나는 기분이야

드넓은 바다라도 마음껏 거닐고 싶어 지네”


다음 달 언니는 가족들과 제주도 여행을 갈 거라고 하고

나는 어쨌든 시원한 바다를 그리자 네이버 블로그 종원 작가님의 해운대 강연 소식을 보니 이런 아찔한 우연에 스르르 마음이 날아가는 것은 이처럼 바다 곁을 가는 것 같아 상상 속으로 달려가는 아늑한 기분이며 거친 비가 잠시 먼지를 씻어내리는 마음속에 시원한 바다향기를 그리며 하늘을 기대한다.


“ 같은 일을 하며 필요한 것을 제대로 보는 사람이 있다.

자기 안에 가둔 시선으로 주변의 소리를 보려 하지 않은 사람도 있다. 가르쳐 주어도 보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를 먼저 본다는 것 내가 나를 관찰하는 투명한 세상에 서기 위해 지성을 따라 걷는 영감의 길이며 고로 내가 찾고 싶은 순수한 욕망으로 향하는 있는 인문학 세상이다.”


2022.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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