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문학 낭송 (7분 27초)
보기만 해도 두근 거리는 어른이 되자
사랑받는 사람에게 이유가 있듯 미움받는 사람에게도 이유가 있다. 아이 앞에서 부부가 싸운 후에는 반드시 화해하는 과정을 눈앞에서 말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합니다
하루 한 장 365 인문학 달력 아이들의 낭송
(김종원 작가님 글 출처)
오전 9시 30 분 집에서 출발해 진도에서 1시 30 분 출발하는 배에 탑승해 제주로 향하는 차를 타고 가는 자동차 안에서 날씨가 맑으면 ‘성산 일출봉’에서 바라보이는 바다 건너로 일본 땅이 보일 거라는 말에 큰 아이는 이렇게 상상해 본다.
“저는 그럼 그곳에서 헤엄쳐 일본으로 갈래요.
아. 그런데 일본말을 잘 못하는데 어떡하죠?”
“일본어 잘하지 못해도 괜찮아. 휴대폰 번역기가 있잖니”
라고 말하자 잠시 대화를 듣고 있던 둘째가 응수한다.
“오래 수영해 가는 동안 휴대폰이 물에 다 젖겠는걸요”
나서는 휴가길 가족의 지금이 많이 가벼워진 건 내 마음과 생각이 이와 같이 가벼워진 지성과의 산책 덕분일 것이다. 그저 갈 수 있고 다녀 돌아올 곳이 언제나 지금 여기에서 있기 때문에 삶의 가는 하늘 길과 땅의 길 바다 사이를 오가는 하나의 길이 존재하기에 친정 아빠를 두고 엄마를 두고 어디론가 가족의 행복을 빌어주는 부모님들의 모습이 아른거린다.
아빠 병원에서 대화를 나누던 언니가 내 여행 소식을 전하자 이유가 있는 영상 통화를 시도하며 어떻게 말하지 못하는 내게 아빠는 역시 지금도 당신보다 내 마음에 위안의 언어를 보내 주신다.
“아그들 하고 잘 다녀오너라.
얼른 내가 낫으면 같이 한번 가자꾸나”
그냥 미안해서 휴대폰을 놓지 못하는 나의 눈물이 점점 쌓여갔다.
“다녀와서 맛있는 거 손에 들고 아빠 뵈러 갈게요”라며 멈출 수 없는 먼 길을 돌아서야 하는 마음의 거리를 말로 다 어떻게 설명할까.
20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