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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나만이 나를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주인공이다

오늘의 인문학 낭송 (7분 27초)

by 김주영 작가

https://youtu.be/u312r1R7Yc4

보기만 해도 두근 거리는 어른이 되자

사랑받는 사람에게 이유가 있듯 미움받는 사람에게도 이유가 있다. 아이 앞에서 부부가 싸운 후에는 반드시 화해하는 과정을 눈앞에서 말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합니다

하루 한 장 365 인문학 달력 아이들의 낭송

(김종원 작가님 글 출처)


오전 9시 30 분 집에서 출발해 진도에서 1시 30 분 출발하는 배에 탑승해 제주로 향하는 차를 타고 가는 자동차 안에서 날씨가 맑으면 ‘성산 일출봉’에서 바라보이는 바다 건너로 일본 땅이 보일 거라는 말에 큰 아이는 이렇게 상상해 본다.


“저는 그럼 그곳에서 헤엄쳐 일본으로 갈래요.

아. 그런데 일본말을 잘 못하는데 어떡하죠?”

“일본어 잘하지 못해도 괜찮아. 휴대폰 번역기가 있잖니”

라고 말하자 잠시 대화를 듣고 있던 둘째가 응수한다.

“오래 수영해 가는 동안 휴대폰이 물에 다 젖겠는걸요”


나서는 휴가길 가족의 지금이 많이 가벼워진 건 내 마음과 생각이 이와 같이 가벼워진 지성과의 산책 덕분일 것이다. 그저 갈 수 있고 다녀 돌아올 곳이 언제나 지금 여기에서 있기 때문에 삶의 가는 하늘 길과 땅의 길 바다 사이를 오가는 하나의 길이 존재하기에 친정 아빠를 두고 엄마를 두고 어디론가 가족의 행복을 빌어주는 부모님들의 모습이 아른거린다.


아빠 병원에서 대화를 나누던 언니가 내 여행 소식을 전하자 이유가 있는 영상 통화를 시도하며 어떻게 말하지 못하는 내게 아빠는 역시 지금도 당신보다 내 마음에 위안의 언어를 보내 주신다.


“아그들 하고 잘 다녀오너라.

얼른 내가 낫으면 같이 한번 가자꾸나”


그냥 미안해서 휴대폰을 놓지 못하는 나의 눈물이 점점 쌓여갔다.


“다녀와서 맛있는 거 손에 들고 아빠 뵈러 갈게요”라며 멈출 수 없는 먼 길을 돌아서야 하는 마음의 거리를 말로 다 어떻게 설명할까.


2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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