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문학 낭송 (10분 12초)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이 어릴 때부터 손흥민에게 강조한 말. 사랑하는 사람에게서만 배울 수 있다. 사기당하지 않는 3가지 방법. “고생했어””수고했어”라는 말은 아이 정서에 좋지 않습니다. 하루 한 장 365 내 아이 성장 일력
(김종원 작가님 글 출처)
찬란한 오후의 낭송을 가득히 만나고 앉은 책상에서 잠시 나를 느끼며 피부 속에 보이는 겉과 속으로 비추는 핏줄을 보니 그간 잘 살아온 내 날들인 것만 같아 살아보겠다고 오른 격동의 감정들처럼 자리 잡은 그들이 보여주는 지난날들에 감동해 대견한 나에게 잠시 고개 숙이며 당신처럼 숙연히 손을 내밀어 영혼으로 글을 잡는다.
태양처럼 이글거리는 이런 계절이 찾아오면 나이 든 부모님들의 아픈 소리가 들려 난다. 들으려 하지 않아도 보려 하지 않아도 변해가는 부모님의 모습으로 자연의 기운을 이기지 못하고 그저 쓰러지지 않게 버티고 계시는 것처럼 이제껏 살아온 날들을 대변하듯 겨우 겨우 한 걸음을 떼는 것조차 행복이라 여기는 날이 온다. 지난해 여름 병원에 계시는 친정 아빠와의 대화를 보는 것조차 이렇게 견디고 계시는 부모와 자식의 오늘이 함께 늙어갈 줄이야. 작년 8월 친정 아빠께 식사를 드리다가 이렇게 질문할 때가 있었다.
“아빠는 지금 걱정되거나 가장 생각나는 사람이 누구인 것 같으세요?”
“그런 거어 없어어”
“그럼 지금 까지 살아온 날 중 많이 후회되는 게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고개를 저으며 그런 거 없다고 말씀하시는 아빠는 계속해서 가려움에 몸을 긁는 중이었고 아빠가 신장 투석으로 많이 가려워해도 보험이 안 되는 가려움에 드실 좋은 약을 받아 드릴 뿐 해소해 드릴 수 없어 할 수 있는 게 없는 내가 죄송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인간이 느끼는 심한 통증 앞에 아빠의 이런 복잡하지 않은 말씀을 해주시는 지금이 또 감사했다. 더 슬퍼할 만큼 그리워하거나 후회하는 마음이 없다는 건 아빠가 쓰러지시기 전까지 그리고 병환까지 이제 80의 세월을 꿋꿋하게 걸어오신 삶의 위안이며 잘 살아온 아빠의 길이 되는 거니까.
내가 만들어 간 조금의 음식을 남기지 않으며 모두 맛있게 드릴 수 있어서 행복했고 다양하게 챙기지 못해 또 미안한 마음이 들었었다. 다음번에는 미리 충분하게 준비해서 또 아빠를 안아드리러 갈 수 있어 다행이다. 휠체어에 앉아 바람이 부는 반대 방향으로 담요를 어깨에 두르고 계시는 아빠를 꼭 안아드리면 아빠도 그대로 움직이지 않게 나의 온기를 꼭 느끼시는 우리만의 긴 포옹 속에는 누구의 말도 세상의 잡음이 들리지 않은 고요한 고독만이 함께 울고 있다.
세상에 태어나 미치도록 자신의 아픔과 슬픈 일상의 일들까지 모두 태우다 결국 어디론가 사라지는 별이 된다. 어떻게든 잡고 싶어도 잡을 수 없고 막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인간들이 지닌 운명이 바로 인간의 생명이며 살아가는 이야기일 테니 지금 가까운 한 사람과 인연을 함께 하는 공간과 시간과 관계 속 순간들을 행하는 일이 있는 삶의 가치를 두는 자의 내면이 고요해진다. 결국에는 다시 오지 않을 축복으로 가는 자기의 길이라서 소중한 이유다. 나는 언제나 거대한 지성의 품 안에서 많은 사람들이 더욱 풍성하게 그리워집니다.
김주영의 인문학 글 더보는 산책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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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