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문학 낭송 (9분 8초)
1. 모든 콘텐츠 크리에이터에게
2. 어떤 분야든 일에서 좋은 양보는 없다
3. 김종원 작가 ‘제주’에서 열리는 공개 무료 특강 안내입니다
4. 예의 바르고 밝게 잘 자란 아이들이 어린 시뎐 부모에게 자주 들었던 12가지 ‘단단한 말’
5. 하루 한 장 365 인문학 달력 자녀의 낭송
(김종원 작가님 글 출처)
벌써 몇 해 겨울 세일 시즌에 좋아하는 브랜드에서 도톰한 겨울 롱 패딩을 장만했었다. 이 옷을 산 매장에서 몇 번 아니지만 가끔 겉옷을 사는 다른 특별한 날이 내게도 와 있었다. 핸드메이드의 장점인지 겨울 외투가 무겁게 느껴지지 않고 몸에서 가볍게 느껴지는 옷과 감이 무엇보다 편해서 오래 두고 입어진다. 그러나 한 가지 더 큰 이유는 보통 사이즈보다 넉넉한 여유가 있어 제 사이즈를 입어도 한 치수 큰 것을 입은 것처럼 남아 돌기에 기분이 좋아지는 것인가 뭐 나름의 한 치수 작게 선택해야 될 것 같은 그래야 하는 이유가 있다.
내가 지금 이 겨울 패딩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옷이나 브랜드를 입는다는 사소한 것을 자랑하려는 는 게 아니라 처음 구입하고는 색상이 밝은 데나 조심스러운 마음에 아끼고 아끼다 잘 입질 못하고 철을 넘기는데 2021년 에는 무척 편하게 잘 입었기 때문이다.
그때의 그날들 빠듯한 돈에서 1년 동안 아끼고 모아 겨울이 되면 금전적인 부담을 생각하지 않고 매장에 가더라도 역시 한 번의 기회를 내가 내게 줄 수 있던 날이 찾아 욌고 당시 추운 지방 여행을 하며 입었던 그날의 여정들이 이 롱 패딩을 입을 때마다 내 눈과 생각 안으로 찾아오는 기억 저편의 일들이 코로나 19 시절 단조로운 외출이 허락할 때 이 옷을 보며 나는 그날을 만나볼 수 있는 게 얼마나 기쁜 여행날의 추억인지 그저 감사를 부르고 그날이 내게서 비행기를 타고 날아오르듯 멀리서 찾아와 가까이 스치며 지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어 참 좋았다.
그래, 한결같은 길을 걸은 20년이 지나는 사람의 흔적을 대가라고 말한다면 결혼 전과 후의 전혀 다른 소비의 형태와 생활 패턴이 20년이라는 인생을 묵묵하게 보낸 자의 오늘이 바로 자기 삶의 대가라 부를 수 있는 거겠지. 시린 상처가 씻기며 아문 만큼의 진한 고독이 주는 삶과 생의 명함이던가, 그러므로 대가는 고독에 상처받지 않고 자신의 삶과 잘 보낸 자의 빛나는 오늘이 되는 거라 할 수 있다.
일상의 창조와 예술 그리고 삶의 조화로운 시간의 과정 속에 고통과 고독이 수반한 결국의 선물은 그것을 아끼고 이겨낸 자의 어제이며 바로 오늘의 순간일 것이다. 온 날과 마음 다해 지성과 함께 하는 사람은 분명 같음 속에서 다른 것을 추구하고 가능의 언어를 질문하고 발견하며 행복한 삶을 창조하며 산다.
“삶의 불편한 시간을 잘 보내는 것 자기 안의 시선으로 꼭 필요한 하나를 꾸준히 사랑하려는 나의 그 일이 언제나 나의 전부가 모인 가능의 힘이다.”
2023. 9
김종원 작가님 제주 무료 공개 강연 일정 안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