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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주영 Sep 20. 2023

삶이 익어가며 내 삶에 질문하는 계절이 물어 온다.

오늘의 인문학 낭송 (9분 8초)


1. 모든 콘텐츠 크리에이터에게

2. 어떤 분야든 일에서 좋은 양보는 없다

3. 김종원 작가 ‘제주’에서 열리는 공개 무료 특강 안내입니다

4. 예의 바르고 밝게 잘 자란 아이들이 어린 시뎐 부모에게 자주 들었던 12가지 ‘단단한 말’

5. 하루 한 장 365 인문학 달력 자녀의 낭송

(김종원 작가님 글 출처)


벌써 몇 해 겨울 세일 시즌에 좋아하는 브랜드에서 도톰한 겨울 롱 패딩을 장만했었다. 이 옷을 산 매장에서 몇 번 아니지만 가끔 겉옷을 사는 다른 특별한 날이 내게도 와 있었다. 핸드메이드의 장점인지 겨울 외투가 무겁게 느껴지지 않고 몸에서 가볍게 느껴지는 옷과 감이 무엇보다 편해서 오래 두고 입어진다. 그러나 한 가지 더 큰 이유는 보통 사이즈보다 넉넉한 여유가 있어 제 사이즈를 입어도 한 치수 큰 것을 입은 것처럼 남아 돌기에 기분이 좋아지는 것인가 뭐 나름의 한 치수 작게 선택해야 될 것 같은 그래야 하는 이유가 있다.


내가 지금 이 겨울 패딩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옷이나 브랜드를 입는다는 사소한 것을 자랑하려는 는 게 아니라 처음 구입하고는 색상이 밝은 데나 조심스러운 마음에 아끼고 아끼다 잘 입질 못하고 철을 넘기는데 2021년 에는 무척 편하게 잘 입었기 때문이다.


그때의 그날들 빠듯한 돈에서 1년 동안 아끼고 모아 겨울이 되면 금전적인 부담을 생각하지 않고 매장에 가더라도 역시 한 번의 기회를 내가 내게 줄 수 있던 날이 찾아 욌고 당시 추운 지방 여행을 하며 입었던 그날의 여정들이 이 롱 패딩을 입을 때마다 내 눈과 생각 안으로 찾아오는 기억 저편의 일들이 코로나 19 시절 단조로운 외출이 허락할 때 이 옷을 보며 나는 그날을 만나볼 수 있는 게 얼마나 기쁜 여행날의 추억인지 그저 감사를 부르고 그날이 내게서 비행기를 타고 날아오르듯 멀리서 찾아와 가까이 스치며 지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어 참 좋았다.


그래, 한결같은 길을 걸은 20년이 지나는 사람의 흔적을 대가라고 말한다면 결혼 전과 후의 전혀 다른 소비의 형태와 생활 패턴이 20년이라는 인생을 묵묵하게 보낸 자의 오늘이 바로 자기 삶의 대가라 부를 수 있는 거겠지. 시린 상처가 씻기며 아문 만큼의 진한 고독이 주는 삶과 생의 명함이던가, 그러므로 대가는 고독에 상처받지 않고 자신의 삶과 잘 보낸 자의 빛나는 오늘이 되는 거라 할 수 있다.


일상의 창조와 예술 그리고 삶의 조화로운 시간의 과정 속에 고통과 고독이 수반한 결국의 선물은 그것을 아끼고 이겨낸 자의 어제이며 바로 오늘의 순간일 것이다. 온 날과 마음 다해 지성과 함께 하는 사람은 분명 같음 속에서 다른 것을 추구하고 가능의 언어를 질문하고 발견하며 행복한 삶을 창조하며 산다.


“삶의 불편한 시간을 잘 보내는 것 자기 안의 시선으로 꼭 필요한 하나를 꾸준히 사랑하려는 나의 그 일이 언제나 나의 전부가 모인 가능의 힘이다.”


202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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