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KHS6EJJmA1o?si=APLlggnErU-332TV
오늘의 인문학 김종원 작가님 글 낭송 안내입니다.
1. 뷔페에서 당신의 선택은?
2. 본질적인 힘을 주는 반전의 한마디
3. 나이 들수록 멋지게 사는 사람들이 말버릇처럼 자주 사용하는 10가지 표현
4. 묵묵히 자신의 때를 기다리는 사람에게 필요한 5가지 삶의 태도
https://story.kakao.com/ch/thinker
5. 하루 한 장 365 인문학 일력 낭송
(6분 54초)
어릴 때 초등 1.2 학년? 쯤 동네 주변 시청이 위치한 쪽이라 도심이었으나 잘 가꾸어진 정원 쪽에서 친구들과놀다가 아이들이 쑥을 캔다고 해 해가 져물무렵 쑥향을 맡으며 싱싱한 쑥을 뜯는 게 정말 행복했었고 설레었다. 이 마음이란 평소 하지 않던 일인데다 집으로 돌아가 칭찬을 받으며 구수한 된장국을 끓여주는 따뜻한엄마를 상상하며 집으로 가던 날 내 생각이 완전히 무너지는 그날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고 혼까지 나던 날이 잊히지 않는다.
억울하기도 하고 이게 그렇게 혼까지 날일인가 어쩌면일상에서 자주 있었고 헤어나고 싶은 일들의 연장이라 더 이해할 수 없을 아이가 바라는 엄마라는 어떤 존재가 유독 궁금했었나 싶다. 다음날이 되어 나는 다른 친구는 어땠을까 알아보고 싶은 마음에 다가가 물었다.
“너 어제 늦게 가서 괜찮았어? 가져간 쑥 보고 엄마가 뭐래?”
“응, 캐온 쑥이 정말 싱싱하다며 가져간 쑥으로 엄마가된장국을 끓여 주셨어. 내가 가져간 쑥으로 온 가족이 함께 저녁 식사를 맛있게 하며 참 행복한 시간이었어”
그랬구나. 엊그제 문득 그런 날이 떠올랐고 그럼에도 그런 엄마를 견디고 이기며 우리 형제자매가 엄마 아빠를 모시고 섬기며 살아가는 지금이 떠올랐다.
부모의 사랑이 있으나 제대로 전해지지 않은 서툰 날 인간이 모여 사는 사랑 속에서 우리는 서로를 아끼고 견디며 살고 있었고 지금의 엄마는 늘 나를 김작가 작가 딸이라 자랑스러워하고 누구보다 든든하다며 보이지 않지만 가까이서 존재의 힘을 믿고 기대해 주는 엄마라서 애증같은 이해하고 싶지 않던 많은 세월이 지나 받아들이고 그럴 수밖에 없었던 부모님의 젊은 시절이 안쓰러우며 또 대단한 분들이라는 생각이 드는 나이 들며 세월의 변화와 성장의 깊이를 내가 내 삶으로 나와 살아가며 실감한다.
미워도 하고 아파도 하고 슬퍼도 하며 어쩌질 못하는 인간과 인연의 내부에 억겁으로 연결된 보이지 않은 그 무엇들을 풀어낼 수 있는 것이 결국 나였음을 너무 늦게 만나버린 지성을 붙잡고 삶의 기쁨과 환희의 승리가 무엇인지 내 안에서 만나고 보내고 생각하며 사는 힘을 기르며 매일 다시 태어나며 나로서 거듭 난다.나하나로 끝나지 않기에 내가 바로 서야 한다는 오랜 세월이 흘러 깨닫게 되는 삶에서 꼭 만나야만 하는 진실들.
20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