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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평론가 박동수 Apr 09. 2017

천우희의 영화 Choice 5

 천우희라는 배우를 알게 된 것은 봉준호 감독의 <마더>(2009)를 통해서다. 진태(진구)의 여자 친구로 등장한 천우희는 분량이 많진 않았지만 관객들의 뇌리에 자신의 얼굴을 알렸다. <마더>를 통해 천우희라는 이름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그 영화를 통해 천우희라는 배우를 처음 알게 된 관객은 많을 것이다. <마더> 이후 이런저런 영화에 조단역으로 출연하던 천우희는 <써니>의 상미 역할을 통해 관객들에게 이름을 알렸고, <한공주>를 통해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비롯한 각종 시상식을 휩쓸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우아한 거짓말>의 미란, 본인의 이름으로 출연한 웹드라마 <출중한 여자>, <뷰티 인사이드>에서 이수(한효주)에게 비밀을 털어놓던 우진, <곡성>의 미스터리 한 인물이었던 무명까지 다양한 역할을 통해 관객을 만나왔다. 이윤기 감독의 신작 <어느날>에서는 코마 상태에 빠진 미소를 통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20대 여성 배우 중 분량에 관계없이 많은 영화에 출연 중인 배우 천우희의 영화 5편을 골라보았다.

Choice 1. <써니> 2011

감독: 강형철

출연: 심은경, 강소라, 민효린, 천우희


 천우희는 영화 속에서 본드를 부는 캐릭터 상미로 출연해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써니>는 학창 시절부터 함께한 여성 친구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이다. 영화 속에서 상미는 주인공이 되는 캐릭터는 아니다. 학창 시절을 거치면서 한 두 번쯤 만났을 법한 캐릭터가 천우희가 연기한 상미이다. 상미가 단순히 과격하고 세게 연기하는 것으로 표현되는 평면적인 캐릭터가 아니라, 입체적인 모습으로 그려진 것은 천우희의 재능을 통해 이루어졌다.

Choice 2. <한공주> (2013)

감독: 이수진

출연: 천우희


 <한공주>는 천우희 필모그래피의 어느 정점이자 터닝포인트가 되는 작품이다.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을 다룬 이 영화를 통해 천우희는 청룡영화상을 비롯한 많은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휩쓸었고, 천우희라는 이름을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천우희의 섬세한 연기를 통해 만들어질 수 있었고, 만들어진 영화이기에 <한공주>는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중요한 영화로 느껴진다. 출연작은 많지만, 주연급으로 출연한 영화, 더군다나 단독 주연으로 출연한 작품은 <한공주>가 유일하기에 천우희의 영화 중 가장 기억될만한 영화가 아닐까?

Choice 3. <카트> (2014

감독: 부지영

출연: 염정아, 문정희, 김영애, 천우희, 김강우, 도경수, 지우


 비정규직 마트 노동자의 투쟁을 담은 <카트>에서 천우희는 취업을 준비하며 마트에서 일하는 미진을 연기한다. 취업과 아르바이트라는 비정규직 노동자, 두 모습을 전달하는 천우희의 연기는 당장 나의, 친구의 모습을 돌아보게 된다. 도경수가 연기한 태영과 함께 젊은 세대의 노동 문제를 이야기하는 캐릭터였다. 천우희의 필모그래피에는 여성이 극의 중심이 되는 영화가 몇 편 있는데, <카트>는 그중에서도 가장 진중하고, 시의성 있으며, 당장의 삶과 직접적으로 닿아있는 작품이다.

Choice 4. <손님> (2015)

감독: 김광태

출연: 류승룡, 천우희, 이준, 이성민


 천우희의 최근 필모그래피는 영적인 존재 혹은 그것과 맞닿아 있는 역할이 많다. <곡성>의 무명은 수호신인지 악마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초월적 무엇인가였고, <어느날>의 미소는 코마 상태의 육체를 빠져나온 영혼이다. 두 영화 이전에 김광태 감독의 <손님>이 있었다. 한국전쟁이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 아직 전쟁이 끝났는지 모르는 깊은 산속의 마을의 무당 미숙을 천우희가 연기한다. 일제와 한국전쟁을 거친 시대를 잔혹한 판타지 동화로 풀어낸 영화에서 천우희의 연기는 영화의 톤을 책임진다. 천우희라는 배우가 소화해낼 수 있는 장르의 폭이 넓다는 것을 증명해낸 작품이다.

 

Choice 5. <해어화> (2015)

감독: 박흥식

출연: 한효주, 천우희, 유연석


 사실 이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싫어한다고 표현하는 게 더 맞을 것 같다. 유연석이 연기한 작곡가 윤우 캐릭터는 어느 면에서든 이상하고, 한효주의 정소율과 천우희의 서연희는 아침드라마 속 악녀 캐릭터에 지루한 반복이다. 그럼에도 <뷰티 인사이드> 이후 두 번째로 만난 천우희와 한효주의 케미가 돋보였기에 선정했다. 천우희가 연기하는 연희는 소율의 시기와 질투가 이해 가는 노래 실력과 매력을 지닌 캐릭터이다. 천우희는 그런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연기가 가능하고, 그에 알맞은 매력을 지닌 배우이다. 영화는 아쉬움으로 가득했지만 천우희의 팬이라면 관심 가져 볼만한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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