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렬한 거인들을 뜨겁게 담은 다큐멘터리

오아시스의 냅워스 공연 20주년을 맞아 나온 <슈퍼소닉>

사실 오아시스를 잘 모른다. 기억나는 것이라곤 자비에 돌란의 <마미>를 보고 ‘Wonderwall’에 빠진 이후 [Morning Glory] 앨범만 쭉 들었던 기억과 그리고 인터넷 짤방으로 본 노엘의 인터뷰들뿐이다. 그리고 노엘과 리암 갤러거 형제가 다투고 2009년에 해체해 각자 다른 밴드로 활동한다는 사실 정도를 알고 영화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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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의 팬이라면 당연히 열광할 다큐멘터리이고, 팬이 아니더라도 열광할 수 있는 영화이다. 영화는 리암과 본헤드, 귁시, 토니가 모여 오아시스를 결성하고 노엘이 합류하게 되는 과정, 그들이 무작정 글래스고로 떠나 공연을 한 뒤 우연히 그 자리에 온 앨런 맥기와 계약을 맺는 모습, 첫 싱글이자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Supersonic’과 첫 앨범 [Definitely Maybe]의 성공, 여러 투어들과 갤러거 형제의 갈등, 2집 [Morning Glory]의 녹음과정과 25만 관객이 몰린 넵워스 공연까지의 이야기를 122분의 러닝타임에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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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점은 영화가 갤러거 형제를 비롯한 오아시스 관계자들의 인터뷰를 담고 있지만, 영상은 모두 과거의 푸티지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지금 그들의 관계 때문에 따로 인터뷰를 진행했고, 인터뷰 푸티지까지 영화에 넣기에 이미 너무 많은 공연/방송/인터뷰 영상들이 있었기 때문일까. 정확한 이유는 감독만이 알겠지만, 인터뷰에 맞춰 자막이 신문기사처럼 화면에 박히고, 영상과 사진들이 콜라주 작품처럼 등장한다. 활동하는 내내 타블로이드 기자들이 따라다니고, ‘악동’이라는 별명을 달고 다니던 오아시스의 모습을 편집으로 옮겨놓은 모양새다. 오아시스의 음성을 따라, 빠르고 위트 넘치는 편집을 따라 영화를 보다 보면 어느새 오아시스에 열광하게 된다. 새로운 영상 없이도 좋은 다큐멘터리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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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비디아이와 하이 플라잉 버즈로 각각 활동하고 있는 리암과 노엘의 관계는 영화를 이끌어가는 엔진이자 오아시스라는 밴드를 성공시킨 동력이다. 극 중 인터뷰에서 “노엘은 (누르면 화를 내는) 버튼들이 잔뜩 달려있고, 리암은 그것을 누를 손가락이 아주 많다.”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거칠게 다투는 일이 많았고, 그로 인해 밴드가 끝난 갤러거 형제는 함께 음악을 만들고, 형제 사이의 묘한 경쟁의식이 오아시스의 음악을 만들어 냈으며, 무대에서 그 둘만이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있었다고 말한다. 현재는 서로의 관계가 끊겼다고 말하지만, 따로 진행된 리암과 노엘의 인터뷰에서 묘한 다정함이 느껴진다. 맷 화이트크로스 감독이 새로운 영상을 촬영해 넣는 대신 둘의 인터뷰 음성만을 영화에 넣은 것은 갤러거 형제의 관계를 더 효과적으로 드러내 보이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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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소닉>은 오아시스의 시작부터 260만 명이 예매를 시도하고 25만의 관객을 동원한 냅워스 공연까지를 담는다. 3년의 시간 동안 맨체스터의 무명 밴드에서 로큰롤의 거인으로 변한 오아시스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영화 같다. 데뷔곡의 제목대로 초신성 같았던 밴드 오아시스의 이야기와 음악을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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